EA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산하 스튜디오인 바이오웨어를 전격 폐쇄했다. 바이오웨어는 과거 수많은 명작을 히트시키며 서양 RPG의 기틀을 다진 베테랑 개발사다. 자금 압박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역사적인 개발사의 퇴장이 참으로 씁쓸하다
EA가 지난 22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산하 스튜디오인 바이오웨어를 전격 폐쇄했습니다. 30년이라는 오랜 업력으로 게임사에 긴 족적을 남겨온 베테랑 개발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다는 사실은 게이머와 업계 양쪽 모두에게 매우 씁쓸하게 다가왔죠. 그렇지 않아도 대규모 피인수 이후EA의 행보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터라, 이번 소식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바이오웨어는 한때 ‘발더스 게이트’를 시작으로 ‘매스 이펙트’,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주목받은 명가였습니다. 타 게임사들이 성장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죠. 위쳐 시리즈의 CD 프로젝트 레드에게는 초기 개발 엔진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해주었는가 하면, 라리안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 3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다져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유수의 명작 개발사들이 업계에 자리를 잡는 데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며, 서양 RPG의 기틀을 다지고 생태계를 키워낸 산증인이라 할 수 있죠.
물론 최근 선보인 ‘앤섬’이나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 등은 전성기만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한창 개발 중이던 ‘매스 이펙트’ 차기작을 발표하며 다시금 명가의 부활을 바라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의 개발사 폐쇄이니 만큼, EA의 결정은 황금알이 안 나온다며 거위의 목을 치는 행보마냥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EA 역시 피인수 직후 단행된 400여 명 규모의 구조조정과 주요 프로젝트 취소 등으로 내부가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는 피인수 과정에서 떠안은 막대한 부채와 자금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자본과 비용 절감이라는 논리를 이유로 역사적인 개발사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현실이 참으로 씁쓸하기만 합니다. 칼을 빼 든 EA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