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콘솔 버전, PC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2013.03.24 11:41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블리자드는 PAX 이스트 2013을 통해 자사의 대표작 ‘디아블로3’의 콘솔 기종 시연 버전을 최초로 선보였다.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 개발을 맡고 있는 조슈아 모스키에라 수석 디자이너는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을 단순한 이식작이 아닌 별개의 새로운 타이틀로 생각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디아블로3의 PC와 콘솔 버전을 서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PC 버전과는 별도로, 콘솔 컨트롤러로 즐길 때 가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라며 “PC 버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콘솔을 통해 느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즉,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을 PC 버전의 이식작이 아닌, 완전히 독립된 타이틀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아블로3’의 PC와 콘솔 버전 간의 차별성은 과연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PAX 이스트 2013 현장에서 ‘디아블로3’의 줄리아 험프리 선임 프로듀서와 조슈아 모스키에라 수석 디자이너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디아블로3’의 줄리아 험프리 선임 프로듀서(좌)와 조슈아 모스키에라 수석 디자이너(우)
‘디아블로3’는 본래 PC를 기반으로 기획된 게임이다. 이를 콘솔로 제작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블리자드는 창립 당시에는 콘솔 게임으로 시작한 회사이며, 내부 직원들도 열혈 게이머를 자청하고 있다. ‘디아블로3’는 내부에서 게임이 콘솔에 적합하며, 플레이어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을 개발하는데 투입된 인원은 어느 정도인가?
2012년에 처음 팀을 꾸렸을 때에는 총 3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이후에 콘솔 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경력직 직원들을 채용하며 규모를 늘이는 과정을 거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팀의 규모 자체는 작은 편이며, 대부분 시스템이나 그래픽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디아블로3’를 콘솔 버전으로 제작하며 조작 시스템을 크게 변경했다. 어떠한 부분에 주안점을 두었나?
제작 초기부터 신경 쓴 부분은 ‘디아블로3’의 PC 버전과 구분되는, 완전히 새로운 콘솔 게임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마치 애초에 콘솔 기종으로 개발된 액션 RPG와 같은 게임을 생각하며 작업에 임했다.
따라서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을 콘솔 기종에 걸맞게 개편했다.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바로 조작이다. 왼쪽 아날로그 패널로 캐릭터를 움직임과 동시에 오른쪽 아날로그 패널에 새롭게 ‘구르기’ 동작을 넣어 콘솔 특유의 느낌을 살렸다. 특히 ‘구르기’ 동작은 캐릭터가 몸을 굴리며 나무통을 파괴하는 것과 같은 PC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액션감을 살리기 위해 캐릭터의 크기를 최대한 크게 조정했다.
▲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 플레이 스크린샷 (사진제공: 블리자드)
인벤토리 UI 역시 콘솔 컨트롤러로 이용하기 용이하게 개편됐다 특히 장비를 입고 벗을 때, 아이템을 착용한 모습과 그렇지 않은 것을 서로 비교할 수 있다. 여기에 새로 입수한 아이템과 기존장비 간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추가됐다.
▲ 콘솔에 맞게 개편된 UI (사진제공: 블리자드)
마지막으로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을 콘솔에 맞도록 세부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을 거쳤다. 예를 들어 인벤토리를 거치지 않고 새로 입수한 장비의 능력치를 확인해, 원하는 아이템을 바로 바꿔 착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했다.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을 제작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친구 4명이 소파에 앉아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다. 빠른 시간 안에 장비를 교체하는 기능은 아이템 교체로 인해 전투가 지연되는 것을 막아주는 콘솔 버전만의 특징이 될 것이다.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에 앞서 언급한 새로운 조작 ‘구르기’가 추가되며 느낌이 크게 바뀌었다.
‘구르기’ 동작은 콘솔 액션 RPG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심한 끝에 도입하게 된 기능이다. ‘디아블로3’의 콘솔화에서 가장 중점에 둔 사항은 콘솔에 걸맞은 재미를 지닌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유저들이 꿈꿔온 ‘디아블로’인 동시에 콘솔 게임으로서의 고유한 재미요소 지닌 게임 제작에 초점을 뒀다.
사실 북미에서는 Xbox360이 PS3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PS3로 먼저 게임을 출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니는 이번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의 좋은 파트너로 자리했다. 블리자드의 개발 경험을 콘솔로 옮기는데 많은 도움을 주어 그들과 함께 하게 됐다. 그러나 이 말이 앞으로 ‘디아블로3’의 Xbox360 버전 제작은 없다고 못박는 것은 아니다. Xbox360에 대해서도 좋은 소식이 있다면 알리도록 하겠다.
이번 PAX 이스트를 취재하는 언론 측에 전달한 프레스 킷에 파일명이 Xbox로 명기된 플레이 스크린샷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토대로 ‘디아블로3’의 Xbox360 버전 제작이 기정사실화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직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 문제의 스크린샷, 파일명은 XBox_D3_LH_107_072.bmp (사진제공: 블리자드)
콘솔 버전 ‘디아블로3’에 별도로 추가되는 신규 콘텐츠는 없는가?
전반적인 콘텐츠는 PC와 콘솔이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은 현재 PC의 1.0.7 패치까지의 내용을 출시 때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PSN 자체 시스템인 업적과 트로피, 보상 등이 지원되며 친구 목록과 채팅, 보이스챗과 같은 커뮤니티 기능 역시 도입될 것이다.
현장에서 처음 콘솔 버전의 ‘디아블로3’를 즐겼을 때, 예상보다 조작이 너무 편했다. 혹시 PC 버전을 개발할 당시부터 콘솔 출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처음 ‘디아블로3’를 개발할 때 회사 내 모든 팀의 목표는 훌륭한 PC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으며, 게임의 콘솔 개발이 본격적으로 물망에 오른 시기는 2012년에 콘솔 팀이 신설된 후의 이야기다. 그 이후부터 ‘디아블로3’를 콘솔로 제작해보자는 이야기가 진행됐다.
‘디아블로3’의 PS3 버전은 기기의 한계로 인해 PC에 비해 그래픽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 그렇다면 소니의 차세대 콘솔인 PS4에서는 보다 퀄리티 높은 그래픽을 기대해도 되겠는가?
블리자드는 무조건적으로 고퀼리티 그래픽 구현에 목을 매기보다, 게임이 주는 경험에 부합하는 스타일의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블리자드의 게임을 10년 이상 즐기는 유저들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기술력은 뒤쳐져도 스타일적인 면에서는 뒤쳐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을 제작하면서도 그래픽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거나 화려한 효과를 넣어 눈을 현혹시키는 것보다 게임 경험 자체를 잘 살려내는데 신경을 썼다. 또한 플랫폼에 맞춰 카메라 각도를 전면 조정하며 PC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맵의 세밀한 지형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결과를 얻었다. 즉, 기존에는 시야가 지원되지 않아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콘솔 버전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 야먄용사의 오른쪽에 자리한 몬스터의 얼굴 형상은 PC에도 적용되어 있었으나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이 콘솔에 맞게 시야가 조정되며 드러나게 되었다
게임이 시연된 모니터를 직접 찍은 화면으로 화질이 선명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디아블로3’의 PC 버전에는 유저들이 물품을 사고 파는 경매장이 지원된다. 콘솔 버전에도 플레이어간 거래 시스템이 추가되는가?
콘솔의 경우, 상황에 따라 네트워크 연결이 되어 있지 않은 기기도 있다. 즉, 게임을 즐기며 온라인 연결을 필수로 생각하는 이용자들이 PC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라 원활한 네트워크 환경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생태계를 고래해 콘솔 버전에는 경매장 및 장비 거래 부분을 넣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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