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군단, 캐릭터 하나하나가 독립 콘텐츠다
2013.12.24 19:43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최강의군단'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에이스톰)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를 탄생시킨 김윤종 사단의 신작 ‘최강의군단’이 라이브 베타 테스트, 줄여서 LBT에 돌입했다. 올해 하반기에 첫 공개된 ‘최강의군단’의 가장 큰 특징인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다수의 캐릭터를 동시에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LBT에서 공개된 캐릭터는 총 6종이며, 모두 다른 콘셉과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많은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한다는 특징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성공만 한다면 캐릭터를 바꿀 때마다 신선한 재미를 제공한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갈 수 있지만 실패하면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될 우려가 있다. 각 캐릭터에 쏟는 시간과 노력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하나를 키우는데 벅차 플레이어가 다른 캐릭터를 키울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렇다고 많은 캐릭터를 육성하는 부분에만 집중하면 캐릭터를 키우는 과정이 지루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자는 ‘최강의군단’의 LBT에 직접 참여해 ‘캐릭터를 모아 군단을 이룬다’는 ‘최강의군단’의 콘셉이 게임 내에 균형적으로 반영되어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똑같아 보이는 캐릭터도 해보면 맛이 다르다 – 캐릭터 특징
▲ 다수의 캐릭터를 동시에 키우는 것이 '최강의군단'의 핵심적인 재미다
앞서 밝혔듯이 ‘최강의군단’의 메인 콘텐츠는 단연 캐릭터다. 많은 수의 캐릭터를 한꺼번에 키운다, ‘최강의군단’은 RPG를 즐겨온 유저라면 한 번쯤은 꿈꿔왔을 이 희망사항을 부담 없이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LBT에는 총 6종의 캐릭터가 공개되어 있다. 우선 근접 공격 캐릭터로는 선방에서 주로 활동하는 ‘마리’와 ‘데릭’이 있으며 중거리 딜러 역을 수행하는 ‘맥’이 자리한다. 이어서 ‘오드리’와 ‘화란’, ‘톰’이 원거리 딜러 역을 맡는다. 이 중 기자는 근거리 캐릭터인 ‘마리’와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오드리’와 ‘화란’을 주로 플레이했다.
기자가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같은 원거리 딜러형인 ‘오드리’와 ‘화란’처럼 포지션이 비슷한 캐릭터도 서로 특성이 겹치지 않고 독자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오드리’의 경우, 주 회피기인 ‘전투기동’과 빠른 연사속도를 바탕으로 전장 전체를 누비며 적을 소탕하는 속도감 있는 플레이가 특징이다. 반면 ‘화란’은 속도감은 다소 ‘오드리’에 비해 떨어지지만 기술 하나하나가 강력해 파티 내에서 주 화력을 담당하는 ‘누커’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
▲ 속도감 있는 플레이가 매력적인 '오드리'와
▲ 강력한 화력이 돋보이는 '화란'
같은 근접 캐릭터인 ‘마리’와 ‘데릭’의 역할도 갈린다. ‘마리’는 몬스터를 한쪽에 모는데 일가견이 있어 원거리 딜러와 호흡을 맞출 경우 최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반면 ‘데릭’은 전방에서 서서 파티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탱커에 더 적합하다. 이처럼 각 캐릭터별로 각기 다른 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은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키우는 재미를 배가함과 더불어, 파티 플레이의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은 파티 플레이의 효율을 높이는데도 일조한다
각 캐릭터를 키워가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특히 스킬트리를 완성해나갈수록 서로 흩어져 있던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듯 완성체가 되어가는 캐릭터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앞서 예로 든 ‘화란’의 경우, 데미지는 강하지만 초반 레벨에서는 도주기가 마땅히 없어 답답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25레벨 때 도주기인 ‘삼심육계’가 열리며 이전에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져 이전과 이후의 플레이 소감이 확 갈리게 되었다.
▲ 스킬트리가 열릴수록 캐릭터도 완성체로 거듭난다
다양함과 간편함,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 캐릭터 육성
‘최강의군단’의 캐릭터들은 사용하는 무기도, 기술도, 특징도 각기 다르다. 플레이 스타일이 정반대인 캐릭터도 손이 꼬이는 느낌 없이 빠르게 적응하도록 돕는 간편한 조작법은 많은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또한 캐릭터 하나를 키울 때 들어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3인 이상의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하는 과정이 수월하다.
▲ 캐릭터는 다양하지만 조작법은 기본적으로 통일되어 있다
특히 다수의 캐릭터를 동시에 다루는 유저를 배려해 기본적인 조작법은 통일하되, 사용하는 기술에 캐릭터별로 개성을 부여해 캐릭터를 바꿀 때마다 새로운 손맛이 느껴지도록 개발되어 있다. 정리하자면 각 캐릭터에 개성을 불어넣는 것과 유저로 하여금 다수의 캐릭터를 다루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과정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번 테스트부터 도입된 피로도 시스템은 유저들이 한 캐릭터에 몰입하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 피로도는 캐릭터 별로 부여되어 있으며, 1시간 정도 게임을 진행하면 모두 소진되기 때문에, 게임을 더 하고 싶다면 다른 캐릭터로 옮겨가도록 이끌고 있다. 만약 이 피로도가 없었다면 캐릭터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제작진의 준비한 콘텐츠의 반도 즐기지 못한 플레이어가 다수 발생했으리라 생각한다. 즉, 피로도 시스템은 하나가 아닌 여러 캐릭터를 키울 때 더 재미있는 ‘최강의군단’을 유저들이 제대로 즐기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이번 테스트부터 피로도 시스템이 도입됐다
‘군단 레벨’에 따라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수를 정해둔 방식은 유저들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키워야 한다는 목표의식을 심어준다. 여기서 ‘군단 레벨’이란 지금까지 키운 모든 캐릭터의 레벨을 모두 합친 것이며, 3개 이상의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는 ‘군단 레벨’ 100을 달성해야 한다. 이처럼 ‘군단 레벨’에 따라 캐릭터 보유 수에 제한을 둔 점은 목표의식을 심어줌과 동시에, 게임을 처음 시작한 유저들이 숙련도에 따라 적은 수에서 점차 많은 수로 캐릭터를 늘려나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다양한 캐릭터가 모여 군단을 이룬다
캐릭터 육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맞추는 부분에도 부담을 덜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방어구는 모든 캐릭터가 동일한 물품을 사용한다. 여기에 15레벨 이상 스테이지로 넘어가면 확률에 따라 다른 캐릭터의 무기도 획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아이템을 우편을 통해 다른 캐릭터에게 넘겨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필요 없는 무기나 방어구를 쉽게 전달해줄 수 있다.
▲ 남는 아이템의 처분방식은 다양하다
이러한 측면은 레벨에 따라 점점 많은 캐릭터를 모으는 것이 목표인 ‘최강의군단’의 콘셉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그 동안 키워둔 캐릭터로 나만의 ‘군단’을 만들어 PVE 혹은 PVP를 이어가는 것이 게임의 최종 콘텐츠인만큼, 그 중간단계라 할 수 있는 ‘캐릭터 모으기’를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모든 플레이어가 무리 없이 최종 콘텐츠인 ‘군단’에 도달할 수 있도록 잘 유도하고 있다.
반복적인 스테이지 깨기에 생동감을 더했다 – 스토리텔링 강화
‘최강의군단’의 기본적인 진행은 스테이지를 따라 흘러간다. 쉽게 말해 특정 스테이지를 깨면 다음 스테이지가 열리는 순차적인 방식이 적용되어 있다. 잘못 하면 매우 지루해질 수 있는 이러한 진행 방식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집중적으로 강화된 부분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을 만나 한층 생동감 있게 개선됐다.
▲ 스토리가 붙으며 노트에서 지도로 UI가 대폭 변경됐다
지난 비공개 테스트의 경우, 별도의 스토리 진행 없이 미션 하나를 해결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반복적인 과정이 되풀이됐다. 이번 LBT에서도 방식은 비슷하지만 넘어가는 과정에 시나리오를 붙여 유저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는 부분이 중요하다.
이처럼 스토리 요소가 붙으며 게임 내 UI도 변화했다. 지난 1차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달력을 연상시키는 ‘미션노트’를 진행에 따라 하나씩 열어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UI를 LBT에서는 ‘미션노트’를 ‘지도’로 바꾸고 지도에 표시된 스테이지를 하나씩 개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두 방식 모두 레벨에 따라 다음 스테이지를 열어간다는 방식은 똑같지만, 노트에서 지도 형태로 인터페이스를 바꿔 유저들이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마지막 스테이지는 한 지역을 마감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이 지역을 마무리하고 다음 구역으로 넘어간다는 느낌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이러한 점은 항구도시와 정글, 사막 등 다양한 환경을 지역별로 옮겨 다니며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각 구간을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 구간별로 던전 형태의 스테이지도 존재한다
다만 스토리 진행 중, 많은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할 경우 대사가 모니터 상하좌우로 노출되어 한눈에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5명이 나와서 이야기하면 각 캐릭터의 얼굴과 대사가 위와 아래, 오른쪽, 왼쪽으로 튀어나왔다가 사라진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동시에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모든 대사를 사이드로 밀어놓은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쪽저쪽에서 대사가 나오는 탓에 스토리가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아쉽다.
▲ 지금처럼 짧은 대사는 괜찮지만, 긴 대사가 중구난방으로 이어지면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조작할 수 있다 – 키보드 모드 추가
거의 모든 액션을 마우스에 집중한 비공개 테스트와 달리 이번 테스트에서는 유저의 선택에 따라 키보드로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도록 바꿨다. 여기에 중요 스킬은 마우스 모드에서도 Q 키나 E 키와 같은 지정 키를 누르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키보드 조작’이 부담스럽다면 기본 조작은 마우스로 하되 기술을 키보드로 쓰는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
▲ 이번 테스트부터 추가된 키보드 모드 (사진출처: 최강의군단 공식까페)
키보드를 이용한 조작의 가장 큰 장점은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우스로만 공격을 이어갈 경우, 이동과 기본 공격에 모두 마우스 좌측 키를 쓰기 때문에 종종 손이 꼬인다. 가령 공격하고 싶은데 이동을 하거나, 빨리 자리를 떠서 공격을 피하고 싶은데 도리어 적에게 다가가는 실수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키보드 조작으로 변경하면 이동키와 기본 공격키가 분리되기 때문에 좀 더 정밀한 컨트롤을 이어나갈 수 있다.
▲ 키보드 조작이 추가되며 조작이 한결 수월해졌다
'최강의군단’의 모든 캐릭터는 각 기술을 연계해서 사용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여기에 사전 기술이 있어야만 쓸 수 있는 종류도 여럿 있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전투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연계를 생각하며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화면 하단에 각 기술의 쿨타임을 보여주는 UI를 추가한 점은 이 연계 플레이를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필요한 스킬의 쿨타임이 언제 소진되는가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다음 연계를 언제 이어갈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쿨타임 표시 UI는 스킬 연계에 도움을 준다
서먹서먹한 유저를 응집시키는 돌발미션 – 커뮤니티 요소
현재 ‘최강의군단’에서 커뮤니티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공개 스테이지에 입장한 유저들이 자동으로 파티로 묶이는 ‘자동 파티’가 전부다. 각 스테이지는 일반 필드와 던전으로 구분되며, 두 곳 모두 유저가 개설한 ‘비공개 채널’이 아니라면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또한, 한 스테이지에 입장한 플레이어들은 자동으로 파티로 묶여 함께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 '최강의군단'은 기본적으로 자동파티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최강의군단’의 자동파티 시스템은 이번 테스트부터 스토리를 만나 유저들의 응집력을 높아졌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일반 필드에서 무작위로 제시되는 돌발미션이다. 다양한 미션 중 하나를 수행하는 이 ‘돌발미션’은 스테이지 내에서 각자 적을 상대하던 유저들이 목표 하나에 집중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협동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이 점은 처음 만나서 서먹한 유저들이 함께 미션을 수행하며 같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준다.
▲ 낯선 유저와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돌발미션
다만 자동파티를 제외한 커뮤니티 요소가 전무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비공개 채널, 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우편 시스템 외에는 이렇다 할 커뮤니티 요소가 없어 많은 사람과 부대끼는 맛이 부족한 편이다. 캐릭터를 모아 구성한 ‘군단’을 토대로 한 ‘대전 모드’가 훗날 커뮤니티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만, 이전 단계부터 유저를 더 응집시키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마을 안에서는 같이 할만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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