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첫 테스트, 번지의 노하우가 집약된 오픈월드 FPS
2014.07.24 22:43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지난 17일 첫 테스트에 들어간 MMOFPS 게임 '데스티니'
올해 E3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일 먼저 ‘데스티니’가 나올 것이다. ‘데스티니’는 '헤일로'로 콘솔 멀티플레이 FPS의 새 지평을 연 번지의 오픈월드 FPS다. 번지의 차기작이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지난 17일(목) ‘데스티니’의 첫 비공개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탐험과 협동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PvE와 유저 간 대결이 중심인 PvP 모두 수준급의 완성도를 보여준 점이다. '데스티니' 플레이는 크게 PvE와 PvP로 나뉜다. 우선 PvE는 탐험하는 재미가 쏠쏠한 오픈월드 게임다운 면모를 갖췄다. PvP는 한시라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FPS 본연의 느낌을 살림과 동시에, 속도감이 살아 있는 짜임새 있는 게임성을 보여줬다.
▲ '데스티니' 공식 트레일러 영상 (영상출처 : 공식 유튜브 채널)
역할도, 특징도 다르다 -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 3종
‘데스티니’는 ‘어둠’이라는 외계세력의 공격으로 괴멸한 인류의 재건을 위해 싸우는 ‘가디언’의 이야기를 다룬다. 플레이어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거점 ‘여행자(Traveler)’를 지켜야 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직업은 3종이다. 튼튼한 맷집과 강력한 주먹을 휘두르는 탱커 ‘타이탄’, 원거리에서는 저격, 근거리에서는 칼을 사용하는 대미지 딜러 ‘헌터’, 파괴적인 공허 에너지를 다루는 마법사 ‘워록’이 마련되어 있다.
각 캐릭터의 특징은 뚜렷하다. 우선 '타이탄'은 땅을 내려치면서 충격파를 퍼트리는 특수 스킬을 사용한다. 즉, 적의 진영을 무너뜨리는 이니시에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헌터'는 총을 일시적으로 강화해 적을 한 방에 죽이는 '누커'다운 면모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워록'은 다른 직업보다 체력과 공격력이 약하지만, 광역 대미지 딜링에 특화되어 있다.
'데스티니'의 모든 직업은 총을 기본 무기로 사용한다. 여기에 강력한 고유 스킬을 조합해 사용하는 식이다. 즉, FPS의 뼈대에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RPG 요소가 접목된 방식이다. 특히 새로운 스킬을 개방하거나, 원하는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캐릭터를 원하는 방향으로 키울 수 있다. 또한 스킬을 원하는대로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전술이나 전투 상황에 맞는 조합을 구성하는 전략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다.
총기 별로 각기 다른 타격감을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묘미다. 화염 에너지를 사용하는 총은 기를 모을 때, 패드가 울리기 때문에 실제로 총이 부르르 떨고 있다는 점이 실감나게 느껴진다. 또한 적을 맞췄을 때도 전기가 튀는듯한 음향효과가 적용되어, 타격감을 눈과 귀가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권총류 총기인 '핸드캐논'은 총에 맞은 적들이 잠시 멈칫하는 모션을 보여주며, 총기가 주는 충격이 얼마나 강한가를 눈으로 보여준다. 각 총기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세밀한 연출과 효과가 눈에 뜨인다.
▲ 이번 테스트에서 총 3개의 직업을 만나 볼 수 있다
▲ 손쉬운 커스터마이징, 실제 게임에서 헬멧 때문에 캐릭터의 얼굴 보기가 힘들다
▲ 플레이어는 서포터 로봇 '고스트' 덕택에 죽음에서 부활하게 된다
탐험부터 협동 플레이까지, 꽉 찬 오픈월드를 보여주는 PvE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튜토리얼이 진행된다. 플레이어를 깨운 '고스트'의 안내를 받아 게임 속 세계로 걸어들어가는 스토리, 여기에 곁들여진 튜토리얼은 자연스럽게 게임 방법을 전달해준다. '데스티니'의 PvE 임무는 크게 ‘스토리 미션’, ‘파티 미션’ 그리고 ‘자유 탐험’ 3가지로 나뉜다. ‘스토리 미션’에서는 게임 전반적인 스토리와 관련된 임무를, ‘파티 미션’은 혼자 잡기 어려운 보스를 소탕하는 것을 주로 삼는다.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PvE 맵 ‘옛 러시아’는 ‘어둠’에 포섭된 외계인 ‘폴른’을 저지하고 행성에 숨겨진 비밀을 탐색하는 것이 주 목표로 떠오른다. 이곳에서 플레이어는 여러 임무를 수행한다. ‘옛 러시아’ 지역은 러시아 우주 항공센터가 있던 장소로, ‘어둠’의 공격이 계속되는 곳이다. 필드에는 여러 건물과 잔해들이 흩어져있으며, ‘어둠’ 소속의 몬스터가 하늘에서 우주선을 타고 나타나기도 한다. 몬스터는 주로 무리를 이루고 있어, 효율적인 전술이 요구된다.
▲ 넓은 오픈월드 타입의 맵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자유 탐험’은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삼은 '데스티니'의 진면모를 맛볼 수 있는 임무다. 특정 미션에 구애 받지 않고 각 지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숨겨진 보물상자를 찾거나, 맵 곳곳에 위치한 ‘무선 송신기’를 통해 서브 임무를 받아 이를 수행한다. 미지의 행성을 탐험하며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는 재미가 쏠쏠한 임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필드에서 특별한 로딩이나 설정 없이 다른 플레이어와 만날 수 있어 온라인 플레이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다.
'데스티니'의 또 다른 특징은 온라인 협동 플레이다. 6레벨부터 개방되는 '파티미션'은 자동 매칭을 통해 만난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협동임무다. 밀려드는 몬스터 무리를 상대로 특정 거점을 지키거나, 거대한 보스를 잡는 등 힘든 미션을 수행하는 '파티미션'은 난이도가 높은 만큼 보상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 특히 보스 공략이 목표인 미션은 부위파괴 요소가 접목되어 있어, 순서대로 공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탐험하다보면 보물이 들어있는 '황금 상자'를 찾을 수도 있다!
▲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하는 '파티 미션'은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 거미 로봇의 형태를 한 중간보스의 경우, 다리를 노리는게 효과적이다
맵 별 콘셉이 뚜렷하다, PvP 모드 '크루시블'
'데스티니'의 한 축을 이루는 PvP는 6레벨부터 열린다. 기본적으로 '데스티니'는 PvE에서 캐릭터를 키우고, 필요한 장비를 갖춘 다음 PvP에서 본인이 얼마나 강한가를 증명하는 콘셉으로 구성된다. 즉, PvP는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진 플레이어를 위한 전장이라 말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PvP 전용 지역 ‘크루시블’과 ‘점령전’ 맵 2종이 공개됐다. 진행방식은 기존 FPS의 '점령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맵에 위치한 3개의 거점을 점령하면서, 먼저 목표 점수에 도달한 팀이 승리하게 된다. 점령 외에도 다른 플레이어를 처치하면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어, 끊임없이 전투가 일어난다.
▲ 멋있는 팀원들의 컷씬과 함께 시작하는 PvP 모드, '크루시블'
눈여겨 볼 점은 맵 별로 콘셉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달을 배경으로 하는 ‘퍼스트 라이트’의 경우, ‘탈것’과 ‘기관총 포탑’ 등 오브젝트가 핵심으로 떠오른다. 특히 ‘탈것’의 강력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 적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순식간에 퍼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맵에서의 승패는 ‘탈것’을 누가 점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즉, '거점'외에도 '탈것'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한다.
녹지화된 금성에서 싸우는 ‘시간의 해안’에서는 순수한 PvP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정글을 배경으로 많은 절벽이 존재하는 이 맵에서는 빠르게 팀 단위로 움직이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맵이 좁고 길이 협소하기 때문에, 적들이 나올 구간과 동선을 파악하기 쉬워,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이 함께 다니며 적 팀을 빠르게 섬멸하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는 주변에 조용히 몸을 숨기고 적이 지나갈 때 기습해 화력을 한 곳에 집중하는 전술이 많이 사용됐다.
아쉬운 점은 팀 매칭이 실력과 상관없이 잡혀 양 팀의 실력 차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대등한 플레이어끼리 맞붙도록 지원하는 효율적인 매칭 시스템이 요구된다.
▲ 포탑을 이용해서 적의 '탈것'을 요격하는게 가능하다
▲ 정글에는 엄폐물이 많아 적을 찾기 상당히 힘들다
▲ 열심히 노력했지만 패배했다....
오픈월드와 FPS,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데스티니’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간만에 흥미롭게 즐길 수 있던 콘솔 FPS라고 말하고 싶다. 보통은 여러 번 해봐야 이해할 수 있는 SF 스토리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손쉽게 설명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토리텔링 장치와 서포터인 ‘고스트’를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지역 별로 각기 다양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출해 몰입도를 높인 점이 인상적이다. ‘하이브’ 외계인들이 떼로 갑자기 달려들기 직전 배경음악으로 긴장감을 자극하는 부분은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PvP에서도 이에 밀리지 않는 독자적인 차별성을 보여줬다. 맵 별로 다른 콘셉을 보여줘 지루함을 없애고, 속도감이 넘치는 전투로 박진감을 살렸다.
▲ 탈것은 보기와 다르게 상당히 빠르다
▲ 지역이동은 개인 함선을 통해 이루어진다
▲ 과연 '어둠'을 막아내고, 인류를 지켜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