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구선수 이상민 “농구와 게임은 내 생활의 원동력”
2004.12.09 09:54 게임메카 윤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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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인정하는 내용일순 없겠지만 이상민(전주 KCC 이지스 소속)은 현재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농구 최고 스타플레이어 중의 한명임에는 분명하다. 굳이 열렬한 농구팬이 아니더라도 그가 대학시절부터 밟아온 10년의 족적 그리고 지난 여러 시즌 동안 소속팀에서 이루어낸 성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겠는가.
그런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자처하며 인터뷰를 자제하는 그를 경기장 외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이야기할 수 없는 것들을 농구코트에서의 플레이로 대신하겠다는 이상민 선수. 하지만 경기가 없는 날이면 언제든지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온라인게임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이하 DAoC)’의 치열한 전투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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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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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옥마니아 이상민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가 게임을 즐긴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뉴스다. PS2로
시간이 날 때마다 축구나 야구게임을 즐기고 PC방에서 가끔 스타크래프트를 즐긴다는
그들의 취향이 가끔씩 세간의 화젯거리로 등장하기도 했었지만 그런 이야기가 ‘게이머’에게
동질감을 부여하기엔 무리가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항상 바쁜 일과를 소화해 내야하고
시간이 곧 금인 유명인사들에게 적잖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온라인게임은 어쩌면
넘을 수 없는 장벽 중의 하나였을지도 모르리라….
그래서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자택이 있는 분당 근처의 한 PC방에서 만난 이상민 선수의 게임사랑이 말이다. 게다가 웬만한 마니아급이 아니고서는 첫 걸음에서 허물어지고 마는 DAoC의 게임특성상 이 작품의 열혈유저 중 한명이 이상민 선수라는 이야기는 `코트의 승부사`나 ‘컴퓨터가드’로만 알려져 있던 그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볼 수밖에 없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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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다고 했었나? 처음 자리를 마주하고 앉았을 때 느껴졌던 어색한 분위기는 DAoC 이야기와 함께 이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기자 역시 오래동안 이 게임을 즐겨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꼈을 정도로 전문용어와 최신 패치소식에 대한 견해 등 DAoC에 대한 심오한 철학을 열변과 함께 쏟아놓던 그는 아무리 봐도 농구선수 이상민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게이머’였다. |
어떤 계기로 접하게 됐을까
“한
3년전쯤 됐을 겁니다. 희철이(전희철 선수, 현 서울 SK나이츠) 집에 들를 때마다
항상 컴퓨터화면에서 죽도록 뛰어만 다니는 캐릭터를 보고 ‘이게 뭐하는 게임이냐’고
물었죠. 화면에서 보이던 모습은 앉아있거나 뛰거나 둘 중의 하나였습니다(웃음).
한번 해보라고 권하길래 반신반의하다가 같이 캐릭터를 키우기 시작했죠.”
일전에도 몇 차례 비디오게임기를 구입해 정을 붙여보려다가 이내 그만둬버리고 말았다는 그는 농구를 빼곤 다른 것에 취미를 붙이기기 어려웠다고 했다. “뉴스에 가끔 나오던 리니지 외엔 아는 것도 없었죠”라고 말하는 그는 게임에 대한 제반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진입장벽이 높다고 소문난 DAoC로 게임인생의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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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oC는 중세 아더왕시대의 판타지를 소재로 알비온, 하이버니아, 미드가드의 3국이 대립하는 구조를 이루는 미씩엔터테인먼트의 3D온라인게임. 특히 프론티어존이라는 일종의 전쟁지역에서 벌어지는 3국의 전쟁시스템은 다른 온라인게임의 PvP(플레이어 vs 플레이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지녔다는 평이다.
2002년 5월 버프엔터테인먼트에서 DAoC의 한국내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시작되던 무렵부터 게임을 시작한 그는 올해 횟수로만 2년 반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DAoC의 열혈마니아다. 한글화가 전혀 이루어져 있지도 않았던 버전으로 신고식을 치른 그는 독수리타법으로 인사말을 치르는 데에도 한참이나 시간이 걸릴 만큼 곤혹을 치렀다고 고백(?)했다.
“파티 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래도 희철이와 같이 게임을 즐기던 친구들이 있어서 레벨업이 좀 더 수월했었던 듯합니다. 아는 사람이 없을 때 파티를 구하려고 몇 시간동안 하염없이 사람들을 쫓아다니던 기억도 나네요. 그래도 어렵사리 파티를 구한 다음 사냥터로 이동하는 시간만큼은 정말 짜릿했죠.”
DAoC의 하임달서버에서 미드가드 렐름으로 게임을 시작한 그는 ‘척박한 환경’이라는 렐름의 특성상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게임을 즐겨왔다. 이후 이상민 선수는 하이버니아를 잠깐 거쳐 현재 발더서버에서 알비온 렐름에 몸을 담궜다가 다시 다른 렐름으로 배를 옮겨탄 상황. 최고레벨(50레벨)까지 키운 캐릭터만 3개가 넘는 경험 덕분인지 렐름전(3국이 프론티어존에서 벌이는 전쟁)에 대해 자신의 다양한 견해를 피력하는 모습이 웬만한 DAoC 마니아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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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긴장감 넘치는 전장의 분위기. 퀘스트를 위해 수십명의 길드원들이 기꺼이 희생을 아끼지 않는 부분이 그가 느끼는 DAoC만의 매력이란다. “개인적으로 미드가드라는 렐름을 좋아합니다. 항상 알비온이나 하이버니아 렐름보다 숫자는 부족하지만 일사불란하게 게릴라작전을 구사해 상대를 일망타진하고 반대로 전멸 당했을 땐 항상 작전회의를 하면서 원인을 분석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이고 말이죠.” 작전이 곧 생명인 최고의 포인트가드다운 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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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속한 길드정모에도 얼굴을 몇 차례 비춘 그는 몇몇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지면서 여러 차례 아이디를 바꿔가며 캐릭터를 키웠다고 한다. 지금은 되려 파티를 구하기도 쉽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다는 생각에 귓속말로 진위여부를 물어올 때마다 ‘맞다’는 대답을 하지만 “당신이 이상민이면 난 강동희다”라는 식의 응답에 웃음 짓기도 한다고. 그는 초창기서비스 때보다 성가시게 구는 사람은 적지만 게임을 즐기는 인원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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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에도 게임을 즐길까 “이외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게임을 할만한 시간은 시즌 밖에 없습니다. 집에선 아이들도 있고 하니 아무래도 마음 놓고 게임을 즐기긴 어렵죠. 때문에 출장경기를 나갈 때마다 어떠한 장소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고사양의 노트북까지 구입했습니다. 게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관계로 PC방에서 게임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도 있지만 말이죠.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만큼 오랜 시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웬만한 DAoC 유저들의 플레이시간엔 충분히 맞먹을만 할겁니다.” 그가 DAoC에 대해 내비치는 애정만큼이나 다른 게임에 취미를 붙일 만한 기회도 많지 않았을까. |
“리니지 2는 오픈 당시 아주 잠깐(…이라는 표현이지만 35레벨까지 캐릭터를 키운 상태) 플레이를 해봤었는데 단순한 모습이 저에겐 맞지 않았었던 듯합니다. 또 요즘에 뜬다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전희철 선수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경험해볼 기회가 있었지만 좀 더 지켜볼 생각이고요. 희철이나 또 같이 게임을 같이 즐기는 친구들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많이 넘어가는 바람에 요즘은 좀 무료하지만 곧 돌아오리라고 봅니다(웃음).”
취미생활을 게임에 붙인 탓에 팬클럽의 많은 이들도 이상민 선수를 따라 게임에 입문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젠 그보다 팬클럽에 있는 친구들이 더 폐인이 됐다며 걱정까지 하는 눈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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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을 넘게 해봐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영원한
오빠부대의 산증인이자 국내 프로농구에서 최고의 스타로 대접받고 있는 이상민 선수.
그가 인터뷰를 자처한 것은 단순히 게임에 대한 애정 하나 때문이다. 그와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쉽지는 않았던 시작이었겠지만 그 분야가 게임이든 어디든 간에 어떤 것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높은 열정을 보여준 자세다.
2년 반이라는 오랜 플레이경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DAoC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그의 이야기는 무슨 게임이든 한두시간의 플레이와 겉모습만으로 그 작품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단정지어버리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듯 내내 귓가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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