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특집] 월드컵 개최지 ‘독일’ 게임의 모든 것
2006.06.08 19:57 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10일 새벽 독일 대 코스타리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06 독일월드컵이 대장정이 시작된다. 언어, 음식, 자연 등 독일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게임메카가 게임을 통해 독일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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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토고와의 일전이 벌어지는 프랑크푸르트 경기장 (2006 FIFA 월드컵) |
특히, 독일은 유럽에서도 영국에 이어 다음 가는 게임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국산게임 개발이 전무한 열악한 상황. 또한 독일은 PC, 비디오게임시장과 대조적으로 ‘보드게임의 천국’으로 알려져, 그 독특한 게임문화의 배경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게임개발의 ‘음지’ 독일게임산업, 95%를 수입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독일의 PC, 비디오게임산업은 규제가 심하고 대작게임의 개발이 전무한 ‘개발도상국’ 수준. 세계 3대 경제강국이자, 유럽 최고의 경제대국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상황이다.
유럽에서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독일게임시장은 14억 유로(한화 약 1조 7천억원)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게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게임 소프트웨어 관련 시장이 10억 유로인데, 독일산 게임의 시장점유율은 5%대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게임제조업협회에 등록된 업체가 21개사에 불과할 정도. 이마저도 20명에서 50명 정도의 소규모 스튜디오 형태이다.
이처럼 독일게임 산업이 낙후된 원인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주정부나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폭력성 게임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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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게임 등급분류 심의기준 |
유럽국가 중 PC게임 이용자가 가장 많은 독일은 폭력적인 게임에 대해 가장 엄격한 심의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는 2003년 19세의 청소년이 16명의 학생과 교사에게 총을 난사하고 자살한 일이 발생했는데, 조사 결과 그 청소년이 FPS게임에 심취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연방정부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독일게임 및 미디어는 유례없는 ‘청소년보호법’의 도마에 올랐다. 이와 함께 주정부에서는 ‘미디어로부터의 청소년보호에 관한 주 정부간 협약’이라는 지침을 통해 독일은 게임소프트웨어의 폭력성 및 선정성에 엄격한 심의 및 등급분류과정을 거치고 있다.
▲ ‘나치찬양’, ‘전쟁미화’ 게임은 절대불가
독일은 게임에 대한 엄격한 규제나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뿐만 아니라 개발사의 소재 선택에 있어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아동 및 청소년 대상의 게임뿐만 아니라 성인대상 게임도 판매 제한하는 등 독일은, FPS게임이나 인기게임의 단골소재인 ‘전쟁’에 대해 금기시한다.
2차 세계대전의 기억은 아직도 대부분의 독일인들에게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독일인들은 2차 대전을 다룬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조차 부적절하게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다.
일본의 경우 ‘현대대전략2005: 호국의 방패, 이지스함대’ 등 역사왜곡이나 전쟁미화게임이 보수 우익의 주도하에 자유롭게 제작, 발매된다. 그러나 독일은 모든 게임에서 나치를 지지하거나 나치의 ‘십자장’을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제 3제국의 독일 연방군 표장은 허용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개발자들이 나치 관련 표시를 일체 사용하고 있지 않다.
독일문화원 문화부 김현정씨는 “독일의 이전세대는 나치가 일으킨 2차 세계대전에 대해 반성하고, 그런 교육을 받아왔다”며 “또한 현재에는 독일이 유럽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전쟁 같은 이슈에 민감한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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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성이 아닌 독일게임만의 독특한 색깔이 드러나는 ‘이머전시’ 시리즈 |
실제로 2003년 독일은 이라크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커맨드 앤 컨커 제너럴’을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전쟁을 규정한다며 판매제한 조치한 바 있다.
▲ 독일은 ‘보드게임의 메카’
PC, 비디오게임 개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보드게임의 메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통적으로 보드게임의 제작은 유럽이 강세였고, 그 중에서도 독일은 보드게임 카페에 유통되는 상당수의 게임을 제작한 나라. 600만장을 판매해 ‘보드게임계의 스타크래프트’로 불리는 ‘새틀러오브카탄’(카탄)이나 ‘푸에르토리코’, ‘엘그란데’ 모두 독일 보드게임의 대표작.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드게임시상 역시 독일에서 이루어진다.
보드게임 매니저 김지연씨는 “카탄은 자원을 이용해 건물 등을 짓고 업그레이드하는 건설적인 요소가 강한 게임”이라며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플레이어간의 트레이드가 게임을 반전시키는 묘미가 인기요인으로, 이는 독일보드게임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보드게임은 처음부터 가족을 위한 것으로 출발, 대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의 교육적인 효과를 강조한 전통적인 독일 특유의 사고방식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대부분의 독일 보드게임은 직접적인 분쟁이나 대결 같은 폭력적인 스타일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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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게임계의 `스타크래프트`로 불리는 카탄 |
현재 독일은 시장확대를 모색하는 대형 게임 퍼블리셔들의 노력 등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전환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독일게임컨벤션은 과거 영국에서 개최되던 유럽게임전시회(ECTS)를 대체하는 새로운 유럽의 대표 게임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인 비즈니스 참관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E3와 달리 동경게임쇼처럼 일반관람객의 참관을 허용, 작년에만 1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녀가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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