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엔픽 최일돈 대표, ‘한국에서 테니스 게임으로 살아남기’
2007.01.01 07:21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작년 한 해 ‘갬블던’, ‘스매쉬스타’, ‘러브포티’ 등 다양한 온라인 테니스 게임들이 선보였지만, 유저들에게 이렇다 할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캐쥬얼 게임의 흐름을 ‘스포츠’로 돌릴 것으로 기대됐던 이들 게임 중 일부는 서비스 종료라는 ‘극약처방’을 받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져갔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버려진 갓난아이를 보는 기분이랄까? 작년 연말 ‘판타 테니스’의 오픈서비스 소식을 들으면서 앞선 테니스 게임들의 저조한 성적이 오버 랩 돼,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아이, 생각보다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다.
상상력의 집합체, 판타테니스
앞선 테니스 게임들이 동접자 수 에서 천명 이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판타 테니스’의 현재 상황은 꽤 고무적이다. ‘판타 테니스’ 개발사 엔픽 소프트의 최일돈 대표는 “ 정확한 동접자 수는 밝히기 힘들지만 기대 이상으로 유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몇 백 단위가 아닌 몇 천 단위 이상의 동접자 수가 유지 된다는 자신감이다.
‘판타 테니스’는 현재 한국, 태국, 일본 등 3개국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버디버디’가, 태국의 경우는 현지 국민게임 ‘팡야’의 서비스사 ‘이니3디지털’이 서비스를 맡고 있어 주로 저 연령층인 유저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는 것이 개발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저풀이 풍부한 퍼블리셔로 이들의 ‘선전’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다. 최 대표는 “컨트롤이 쉽다는 장점과 상상력이 강조된 게임 콘텐츠가 판타 테니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 느낌은 다를 수 있지만, 실제로 ‘판타 테니스’는 쉽습니다. 라켓의 범위가 상당히 넓어 공을 쉽게 치고 받을 수 있고, A/S/D 와 스페이스 바 그리고 방향키로 구성되는 단순한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어 듀토리얼 모드만 클리어하면 바로 게임에 적응할 수 있죠.”
오는 공을 손쉽게 받아 칠 수 있다는 점은 게임의 주 대상인 어린 친구들에게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또 쉽게 공을 칠 수 있다는 장점은 랠리의 진행이 가능하게 해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게임모드. ‘판타 테니스’에는 테니스 룰을 기본으로 하는 베이직 모드 외에 배틀 모드가 구현되어 있다. 배틀 모드는 아이템을 이용해 상대의 체력 게이지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을 놓쳐도 체력 게이지가 닳고, 상대가 뿌린 아이템에 걸려도 게이지는 줄어든다. 특이할 만한 점은 서브가 게임 내 주요 NPC인 ‘가디언’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이머는 상대와의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다.

▲ 배틀모드

▲ 아이템으로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2007년, 테니스 게임에서 커뮤니티 게임으로 발전
엔픽 소프트는 2007년, ‘판타 테니스’에 다양한 모드를 추가할 계획이다. ‘마이 홈’, ‘퀘스트 모드’ ‘배틀 몬 시스템’ 등 현재 기획되고 있는 것만 4가지. 이중 가장 먼저 업데이트 될 배틀몬 시스템은 캐릭터가 자신의 펫을 게임 파트너로 키우는 모드다.
배틀 몬 시스템은 상대유저와 호흡을 맞추기 어렵다고 느끼는 유저를 위한 시스템이다. 최대표는 “ ‘판타 테니스’의 개발자들이 대부분 콘솔게임을 개발하던 경력이 있어 온라인 플랫폼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유저들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배틀 몬은 게이머에게 플레이 파트너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게이머는 자신의 배틀 몬을 관리하고 부양(?)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예를 들어 한동안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 배틀 몬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면 배틀 몬은 굶어 죽어버린다. 마치 ‘다마고치’와 비슷한 컨셉이다.
이러한 배틀 몬 시스템은 차후 구현될 마이 홈 시스템과 연동되어 ‘판타 테니스’를 커뮤니티 게임으로 발전 시켜나가게 된다. 마이 홈 시스템은 말 그대로 게임 내에 자신의 집을 구현하는 것으로, 게이머는 이 공간에서 친구들을 초대할 수도 있고, 집 밖 마당에서 친구들과 낚시 등 미니게임을 즐길 수 도 있다. (배틀 몬이 죽으면 묻히는 공간도 바로 이 마당이다.)
퀘스트 모드에서는 마치 MMORPG 처럼 퀘스트를 수행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테니스코트에서 벗어난 캐릭터는 ‘판타 테니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맵에서 아이템을 수집하고 협동을 미션을 진행하며, 테니스 게임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쯤 되면 ‘판타 테니스’는 “테니스 게임이다.”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성을 가지게 된다.

▲ 배틀몬

▲ 퀘스트 맵 스케치
Wii, XBOX360 버전으로 컨버젼 계획도 있어
앞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판타 테니스’의 개발진들은 대부분 콘솔게임 개발 경력을 가지고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콘솔 버전으로 컨버전(이식)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최 대표는 “ 2~3년 계획으로 Wii나 XBOX360 버전으로 이식할 계획이 있다. 또 이중 일부 기종에 대해서는 이미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Wii 테니스’나 ‘마리오 테니스’ 등이 Wii의 대외적인 광고, 프로모션 행사에 단골로 등장할 만큼, 테니스는 콘솔게임에서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국산 게임 ‘팡야’도 일본 태국 등지에서 온라인 버전이 큰 인기를 끈 후 Wii 버전으로 이식된 전례가 있는 만큼, ‘판타 테니스’가 제2의 ‘팡야’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한국에서 테니스 게임은 안돼’라는 편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상황 속에서, 2006년 ‘판타 테니스’가 거두고 있는 성과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
“어떻게 하면 팔릴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획 개발 단계에서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상상들이 난무하기도 했죠. 그때마다 ‘어 이건 안 되겠는데’ 보다는 ‘그거 재미있겠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했어요.”
최 대표의 ‘당연한 말’ 속에서 신선함을 느낀 것은 기자만의 생각이었을까? ‘재미있어야지 팔린다.’ ‘팔기 위해 재미있게 만든다.’ 앞 뒤만 바뀐 두 문장의 차이가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 한자리에 모인 엔픽 소프트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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