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레퀴엠 CBT 버전 완성, 그라비티 윤상진 PD
2007.02.27 20:16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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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정식명칭은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 가사의 첫마디가 ‘requiem(안식을…)’으로 시작돼 ‘레퀴엠’이란 명칭이 붙었다. 진혼곡 혹은 진혼 미사곡 등으로 번역된다. |
그라비티의 신작 MMORPG ‘레퀴엠’이 이르면 상반기 중 첫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레퀴엠’은 하드코어를 표방한 MMORPG라는 것 이외에는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터라,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주고 있다. ‘레퀴엠’의 개발은 지난 2003년 시작됐다. 오랜 기간 동안 숙성된 만큼 만만치 않은 준비를 하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움츠린 몸을 풀고 세상에 게임을 들고 나오기 전 기지개를 펴고 있는 개발팀 윤상진 PD를 만나 ‘레퀴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의 뿌리를 부정하는 시나리오가 제 1악장, 그 누구도 믿지 말라!
‘레퀴엠’은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내세운다. 윤상진 PD는 게임의 시대적 배경을 ‘(비유하자면)파이날 판타지의 시대가 끝나고 사방이 황폐화 된 그때’라고 설명했다. 풀어 이야기 하자면 고도화 된 문명의 시대가 종말을 고한 직후가 게임 ‘레퀴엠’의 시작점이다.
게임메카: 유저들은 ‘레퀴엠’의 세계에서 왜 싸워야 하는가?
윤상진 PD(이하 윤 PD): ‘레퀴엠’의 시나리오에는 총 8개의 종족이 존재한다. 이 중 ‘제노어’가 중심이 된 문명조직이 ‘타나토스’란 초월적인 힘을 가진 존재를 만들어 내 세계를 멸망에 이르게 한다. 이 과정에서 9개의 종족 중 5개의 종족이 사라지고, ‘트란’, ‘바르투크’, ‘크루제나’, ‘제노아’ 등 4개 종족이 남게 된다.
세계 멸망 후 ‘제노아’가 주축이 된 문명 조직이 다시 ‘템페리언’이란 강화인간을 만들어 오염되고 황폐화 된 멸망한 세계를 탐사, 개척하게 된다. 이 강화인간들은 잃어버린 세계의 탐사뿐만이 아니라 각 종족에 맞게 주문생산돼 ‘트란’, ‘바르투크’, ‘크루제나’의 용병으로 종족 사이의 주도권 쟁탈전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 혼란한 시대가 ‘레퀴엠’의 시작점이며 유저들은 강화인간의 일원으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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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강화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윤 PD: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의 DNA를 합성한 유기체로 설정이 되어있다. 게이머에게 주어지는 강화인간은 ‘버전 3’ 쯤에 해당하는 단계로, ‘버전 1’과 ‘버전 2’의 강화인간의 오류를 수정해 만들어진 존재들이다. 앞선 버전의 강화인간들은 필드에서 몬스터 혹은 대항조직으로 만날 수 있다.
공성전이 중심이 되는 제 2악장, 끝이 있는 MMORPG
게임메카: 그렇다면 같은 강화인간과 맞서야 하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인가?
윤 PD: 서장과 제 1악장에서는 그렇다.(레퀴엠은 서장-1악장-2악장-3악장-4악장-종장의 순으로 진행되며 각 악장은 대규모 업데이트 형식으로 추가된다.) 버전 1,2 즉 실패한 강화인간을 사냥하고 용병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서장과 1악장의 주요 콘텐츠다.
게임의 첫 머리에 `나는 누구이고 왜 이 자리에 있나?`라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져놓았다. 다소 철학적인 주제일 수도 있지만, 이 질문은 게임을 풀어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열쇠가 된다.
게이머들은 ‘레퀴엠’을 진행하며 자신이 누굴 위해 싸우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1악장 중후반에 도달하면 게이머는 자신이 지금까지 잡아온 몬스터들, 즉 구 버전의 강화인간들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선조격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곧 자신들도 이와 같은 처지에 놓일 것임을 직감한다. 따라서 그때부터는 자신을 만들어낸 존재 그리고 곧 자신들을 버릴 존재인 문명집단에 맞서야 하는 것이다.
게임메카: 뿌리를 부정하는 과정이 제 1악장이라면 그 뒤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윤 PD: 2악장에서는 강화인간들이 연대해 ‘제노어’를 비롯한 ‘트란’, ‘바르투크’, ‘크루제나’를 무너뜨리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단계의 주요 콘텐츠는 공성전이 될 것이다. 다음 3악장에서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종장에서는 이 모든 혼란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게임메카: 끝이 있는 MMORPG란 말인가?
윤 PD: 시나리오 상으로는 분명히 그렇다. 다만 기획한 모든 것들을 다 경험 하는데 한 3~4년 걸리겠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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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퀴엠의 몬스터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피 냄새 나는 잔혹한 효과,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게임메카: ‘레퀴엠’에서 직업은 어떻게 나눠지는가.
윤 PD: 직업은 종족별로 나눠지는데 `트란`은 나이트와 뭉크 계열이다. 나중에는 팔라딘 계열로 성장한다. `바르투크`를 선택하면 워리어와 샤먼이 최초로 주어지고 이들은 전사나 힐러 계열로 성장할 수 있다. `쿠르제나`는 흑마법사, 어쌔신이 대표적이며 `제노아`는 오리지날 법사와 오리지날 힐러 계열의 직업을 가지게 된다.
게임메카: 하드코어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잔혹한 표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 PD: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구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칼과 같은 도검류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절단면이라든지 피라든지 베였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실감나게 묘사하고 싶다. 기존 MMORPG처럼 ‘친다’라는 느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목을 쳤으면 목이 날아가고, 팔을 베면 팔이 잘리고 피가 뿜어지고. 목이 경사면에 떨어지면 데굴데굴 굴러가는 그런 효과들 말이다.
게임메카: ‘하복엔진’을 적용한 것도 사실감을 높이기 위함인가?
윤 PD: 그렇다. 하복엔진은 물리적인 효과 구현에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팀 내에 이 엔진을 잘 다룰 수 있는 유학파 프로그래머가 있기도 하고(웃음). 게임브리오엔진과 하복엔진이 게임 내 효과구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복엔진의 경우 필드맵 전체에 적용되어있기 때문에 필드에서도 물리효과가 충실히 구현된 것을 볼 수 있다.
게임메카: ‘사실적이다’라는 특징이 타격효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 같다.
윤 PD: 게임 전체적으로 사실성을 높이기 위한 컨셉들이 많이 있다. ‘생활 NPC’가 대표적인 예인데, NPC가 한자리에 있지 않고 나름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광부’라는 직종에 두 명의 NPC가 있다. 한 명은 정규직이고 다른 하나는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광부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일터로 출근해 일을 하고 퇴근을 한다. 비정규직 광부는 정해진 시간에 가는 것이 아니라 낚시도 하고 마을에서 놀기도 하다가 일터로 간다. 둘이 일하는 시간대도 겹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여기서 하나의 퀘스트가 생긴다. 비정규직 광부가 유저에게 정규직 광부를 없애달라는 부탁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NPC 하나에도 생활이라는 패턴을 부여해 살아 움직이게 하는 시스템들이 이미 구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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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로 공개되는 레퀴엠의 외부 배경 스크린샷 |
게임메카: 모든 NPC들이 나름의 패턴을 지니고 있나?
윤 PD: 게이트 웨이를 담당하는 NPC처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나름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하복엔진의 진수를 보여 줄 어드벤쳐 던전, 전체 콘텐츠의 1/5차지
게임메카: 구체적인 게임진행에 대해 설명해달라
윤 PD: 게임은 크게 필드와 존 방식의 전장 그리고 일반 던전과 어드벤쳐 던전에서 진행된다. 특이할 만한 것은 어드벤쳐 던전인데 여기서는 하복 엔진에서 구현되는 모든 효과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메카: 어드벤쳐 던전이란 말 그대로 어드벤쳐 게임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던전이란 말인가?
윤 PD: `던전스 앤 드래곤즈 온라인`의 던전 개념과 비슷하다. 상황에 맞는 동작으로 던전을 탐험해야 한다. 우리는 (어드벤쳐 던전에서) 하복엔진의 효과를 집약시킬 생각이다. 중력 값을 조절해 특정공간을 무중력 상태로도 만들기도 하는 등 기존 MMORPG에서 경험하지 못한 콘텐츠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보자. 던전 안에서 나선형 계단이 갑자기 무너지며 무중력 상태가 된다. 유저는 부서진 계단 조각을 디딤돌로 삼아 꼭대기로 올라가야 한다. 단순히 타이밍만 맞춰 올라가면 안 된다. 무중력 상태가 갑자기 해지되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중력 상태일 땐 벽에 붙어 위치를 유지하고 다신 무중력 상태가 됐을 때 ‘통통’ 뛰어올라가는 그런 움직임이 가능하다.
게임메카: 어드벤처 던전은 최대 몇 명까지 입장할 수 있는가?
윤 PD: 정해지진 않았지만 7~8명선이 될 것 같다. 레이드 던전은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가 적당하다.
게임메카: 어드벤쳐 던전은 전체 콘텐츠 중 얼마나 차지하나?
윤 PD: 전체 콘텐츠 중 약 20%가 어드벤쳐 던전이다. 그만큼 중요한 콘텐츠라 신중하고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게임메카: ‘레퀴엠’의 현재 개발진척 상황은 어디까지 왔는가?
윤 PD: 일단 클로즈베타테스트 버전은 완성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라비티의 다른 게임들과 내부 조율을 거친 후 상반기 내에 테스트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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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한 던전에서 어드벤쳐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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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란 종족의 스크린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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