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라그나로크2`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된다
2012.01.31 15:52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007년 쓰디쓴 고배를 마신 ‘라그나로크2’가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사실상 두 번째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그 시작 날짜가 묘하다. 일부러 맞춘 듯 2월 22일 OBT를 시작하는 것이다. 2012년 2월 22일은 게이머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날로 다가온다. 현역 시절 숫자 ‘2’와의 잊지 못할 인연을 쌓고 화려한 선수 시절을 마감한 홍진호를 상징하는 날로 회자되기 때문이다.
‘라그나로크2’ 개발팀 역시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게임의 개발 총괄 전진수 이사는 “내부에서 오픈 시간을 2시 22분 혹은 22시(밤 10시) 22분으로 맞추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실 오픈 날짜가 2월 22일로 정해진 이유는 ‘라그나로크2’의 두 번째 오픈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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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2` 개발총괄 전진수 이사
전진수 이사가 숫자 ‘2’와 관련된 유머를 꺼낼 정도의 여유를 찾기까지는 많은 고충이 따랐다. 2007년 첫 공개테스트에서 서버 불안정, 버그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혼수상태에 이른 ‘라그나로크2’를 재수술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작년 7월에 실시된 2차 CBT에서도 서버 문제가 불거져 유저들의 항의가 빗발친 뼈아픈 과거가 있다.
2009년 그라비티에 새 둥지를 틀며 ‘라그나로크2’의 개발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전진수 이사는 “CBT 당시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한 후에야 비로소 ‘라그나로크’의 브랜드 가치를 실감했다. 사실은 그 때부터 일정을 연기하고 보다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라며 유저들이 기대하는 부분을 최대한 충족시켜보려고 총력을 기울였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라그나로크2’의 유저 중에는 전작 ‘라그나로크1’을 즐긴 올드 게이머가 자리한다. ‘라그나로크1’을 시간이 지날수록 예쁜 점만 보이는 아련한 첫사랑과 같은 존재라 비유한 전 이사는 “유저들이 ‘라그1’의 향수도 느끼면서 뭔가 새로운 게임을 한다는 감정을 얻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된 담금질의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왔을지 전진수 이사에게 ‘라그나로크2’ 공개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라그나로크2’ OBT에서 공개되는 콘텐츠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전진수 이사: 일반 지역과 필드가 각각 9개, 레이드 던전 2개가 오픈된다. 캐릭터 레벨 제한은 50레벨이며, 공개되는 직업 수는 지난 CBT와 동일하게 1차 직업 5개, 2차 직업 10개로 모두 15종이다. 생활 직업은 신규 직업 추가보다는 밸런스를 잡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지금보다 OBT 이후 반응을 보고 필요한 사항을 넣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7월에서 9월 사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종족과 직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해당 콘텐츠는 2010년부터 약 1년 간 작업해왔으며, 그 정체는 아직 비밀이니 관심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길 바란다.
이 외에도 퀘스트 라인과 일부 보상 강화, 스킬/스탯 시스템의 자유도 확장, 감성적인 부분 강화, 인스턴스 던전 하드 난이도 추가 등, 대수술을 감행했다. 모든 MMORPG가 그러하지만 ‘라그나로크2’의 경우, 맞물린 시스템이 너무 많아서 변화를 주는 동시에 각 부분의 균형잡기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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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대수술을 감행한 전 이사
들리는 말에 의하면 휴일/철야 근무 대신
받은 대체휴가가 보름 정도 쌓였다고 한다
파이널 CBT 때, 가장 많이 거론된 의견은 무엇이며, 게임에 어떻게 반영되었나?
전진수 이사: 초반 콘텐츠를 즐긴 유저들은 재미있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퀘스트 진행이 늘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패턴이 반복적이라 지루하며, 양이 너무 많고 시나리오와의 연관성이 약한 부분도 지적되었다. 지난 CBT의 경우 ‘라그나로크1’쪽과 연계 이벤트를 진행하여, 전작과의 비교도 진행되었다.
그래서 현재 퀘스트 라인 전체를 뒤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파이널 CBT가 종료된 12월부터 2월까지 약 2개월 동안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업량이 방대했으나 안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시나리오 라인을 수정하고, 컷신 영상과 같은 이벤트 장치를 추가하여 스토리 전달이 약하다는 단점을 해소하려 노력했다.
‘라그나로크2’만의 독특한 시스템, ‘카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원래 계획했던 것은 조건 분기마다 캐릭터의 특성이 변화하도록 만들고 싶었는데 다른 시스템과의 조율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유저들이 못 따라올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카라 타이틀’과 획득한 타이틀로 즐기는 ‘빙고게임’에 미션 달성 시 제조/전투 직업 경험치, 골드 등 보다 강력한 보상을 제공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카라’ 획득을 위한 반복 퀘스트 역시 보다 속도감 있는 전개방식으로 선회했다. 예를 들어, 이전 방식이 호랑이와 백호, 흑호, 황호, 호랑이 보스를 모두 잡아야 퀘스트가 완료되었다면 지금은 호랑이와 호랑이 보스는 메인 퀘스트 목표로 두되, 유저가 원하는 보상에 따라 흑호와 황호, 백호 중 하나만 잡으면 목표한 카라 미션을 완료할 수 있다. ‘카라’ 관련 반복 퀘스트는 조건 성사와 동시에 자동 완료되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2D에서 3D로 진화한 ‘라그나로크2’, 그러나 겉모습이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진수 이사: 지난 CBT의 경우 프레임을 높이려고 세밀한 부분은 임의로 막아두었다. 사실 그 세밀한 부분이 그래픽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리는데, 이 부분이 공개되지 않아 비주얼이 심심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 같다. 오는 3월까지 6개 지역의 수정을 완료할 계획이며, 원한다면 전체를 다 뒤엎을 계획도 마련 중이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역시 상/하체 움직임을 분리하고, 필요한 모션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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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2` 공개서비스에서는 보다 아름다운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다
파이널 CBT 당시, 전 클래스의 스킬 구성이 ‘모아서 터트리기’ 방식으로 정형화되어 각 직업의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전진수 이사: 지금도 스킬 담당자가 클래스의 특징이 제대로 드러나게끔 수정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결과가 나왔다. ‘소드맨’ 계열을 예로 들면, 활성화된 속성에 따라 다른 이득을 제공하는 버프 시스템, ‘인장’과 사용하는 아이템에 따라 궁극기가 변화하는 ‘성수’가 적용된다. ‘인장’ 시스템에는 총 4가지 속성이 존재하는데 ‘대지’를 선택하면 방어력이 올라가고 ‘불’을 활성화하면 공격력 상승효과를 볼 수 있는 식이다. 각 ‘인장’에는 쿨타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속성을 택하는 판단력이 요구된다.
‘라그나로크1’의 쿨타임 없는 무한 타격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라그나로크2’의 스킬 쿨타임을 답답해하는 경우가 있다.
전진수 이사: 그것이 참 딜레마다. 강한 타격감을 위해서는 화려한 애니메이션이 필요한 대신 일정 정도의 쿨타임이 있어야 하고, 빠른 손맛을 내고 싶다면 애니메이션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격투장’ 등 다양한 시스템이 맞물려 있어 ‘즉시 시전 스킬’을 계획 없이 개방하면 PVP 밸런스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 ‘라그나로크1’처럼 무한대로 의견을 수렴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그 느낌을 살리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개서비스에는 일부 ‘즉시 시전 스킬’이 개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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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직업의 특징이 살아있는 스킬 시스템이 찾아온다
‘라그나로크2’에서도 전작과 같은 스테이터스 자유도를 원하는 유저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진수 이사: 유저 입장에서는 자유로운 성장 시스템이 좋을 수 있으나, 개발자 입장에서는 게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초보 유저들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전작처럼 스탯 수치 영향력을 높이면 포인트 투자법을 미리 공부하지 않는 이상 신규 유저가 게임에 원만하게 적응하기 힘들다. 따라서 투자된 포인트의 효과는 이전보다 배가하되, 그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하여 유저가 의도하지 않은 기형적인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았다.
‘라그나로크1’의 경우, 채팅만 해도 서너 시간이 훌쩍 갈 정도로 활발한 커뮤니티가 강점이었다.
전진수 이사: ‘라그나로크2’는 사실 전작보다 커뮤니티성이 훨씬 강하다. CBT 동안에는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초반 지역 채팅 기능을 일부 막아 유저들이 아직 실감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서비스가 시작되면 채널, 파티, 지역, 거래 채팅이 활성화되며 ‘라그1’처럼 대화방이나 근거리 채팅도 가능하다. 또한 다른 서버에 접속한 유저의 접속 여부를 확인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 구현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시스템인 ‘길드’ 관련 콘텐츠는 진입장벽을 낮추어 신규 유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성전과 같은 고급 콘텐츠를 접목하여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따라서 높은 대가를 지불하며 대형 길드에 무리해서 들어가지 않아도 친근감 있는 길드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다.
길드에 속하지 않은 유저도 전문 직업 채널을 통해 소통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쉐프’를 전문 직업으로 삼았다면 해당 클래스 채널에 대한 입장권한이 기본적으로 부여된다. 이러한 전문 직업 채널은 생활직업의 중요도를 높이는 부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해당 생활직업의 고레벨 유저만 획득, 제작이 가능한 아이템 도안을 보스 레이드 던전 보상으로 제공하는 등, 전문직업의 가치를 높이는 부분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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