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게임쇼, 세계적 게임쇼 무색한 `그들만의 리그`
2007.09.22 09:34 도쿄= 김명희 기자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도쿄게임쇼(이하 TGS)2007’이 4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3일 폐막했다. 대회의 주최를 맡은 CESA측은 나흘간 총 19만 3천 40명이 참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TGS는 소니의 PS3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360, 그리고 비디오 게임시장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닌텐도의 Wii의 삼파전이 게임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본 게임시장 천하를 삼분하고 있는 소니, MS, 닌텐도의 경합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과거 한국 업체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던 온라인게임은 이번 대회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반면 변방에서 힘을 키우던 모바일게임들이 급부상하면서 이번 도쿄게임쇼는 플랫폼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 `소니`, `MS`, `닌텐도` 천하삼분론, 주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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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기간 중에 누군가 기자에게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것 같습니까?’라고 물었다. 순간, 누구라고 딱히 꼬집어 대답할 수 없었다. 지난 TGS는 소니의 PS3의 강세속에 MS의 반격, 그리고 닌텐도의 관망으로 그림이 그려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백지상태`다. 먼저 소니는 진동기능이 추가된 PS3의 콘트롤러 `듀얼쇼크3`를 발표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
라이센스 문제로 진동기능이 삭제된 PS3를 발매했던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야 완전한 PS3의 기능을 갖춘 것이다.
그러나 진동기능 추가로 그동안 누적된 PS3의 부진을 만회할 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현장의 관람객들도 진동기능 보다는 `가격인하`같은 파격적인 발표를 내심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타도 소니!`의 기치를 내세운 MS는 이번에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개발사 스퀘어에닉스의 신작 `라스트 램넌트`와 `인피니티 언디스커버리`를 Xbox360용으로 선보였다. 스퀘어에닉스와의 조우는 MS가 비디오게임 본토 일본시장 공략의 가장 큰 관문을 통과했다는 뜻이다. 아울러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등 스퀘어에닉스 게임으로 재미를 봤던 소니의 양손을 묶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닌텐도는 여전히 출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많은 서드파티들이 Wii와 닌텐도DS 게임을 내놓은 덕분에 무대 뒤에서 강력한 위상을 드러냈다. 불참에도 불구하고 닌텐도의 게임들은 전시장의 절반을 채울 많큼 인기가 높았다. Wii, DS용 게임 시연대에는 게임을 미리 체험해 보려는 유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전세계적인 판매고를 자랑하는 닌텐도DS, 화제를 몰고 왔던 콘트롤러와 독특한 스타일의 Wii, 대중을 상대로 한 강력한 마케팅 전략과 쉽고 재미있는 게임들이 유저들을 매료시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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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MS, 닌텐도 3사 중 두각을 나타낸 진영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온라인 서비스 `Xbox 라이브`에 승부수를 띄었다. 블루사이드의 기대작 `킹덤언더파이어: 써클오브둠`은 라이브 위주의 멀티게임으로 일반에 선보였다. 이는 단기간 판매로 인한 매출상승보다 장기적인 투자라는 개념에서 향후 발전가능성을 보여준다.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도 주력했다. MS는 이번 대회에서 `닌자가이덴 2`, `로스트 오디세이`, `라스트 램넌트`, `인피니티 언디스커버리` 등 킬러타이틀을 다량 선보였다. 유독 일본에서만 찬밥 신세였던 Xbox360이 이번 대회부터 확실한 흥행메이커로 자리매김 한 모습이다.
소니의 반격은 예상만큼 날카롭지 못했다. 홀리데이 시즌을 앞두고, 기대했던 가격인하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듀얼쇼크 3` 정도로 만족 시키기에는 유저들의 기대가 너무 컸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단순한 게임기가 아닌 ‘고가’의 `홈 엔터테인먼트` 기구로 인식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PS3는 차세대DVD 포맷인 블루레이 등 성능면에선 최고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렸다. 다행히(?) PS3용 신작 `그란투리스모 5`, `메탈기어 솔리드 4` 시연대는 여전히 유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기대했던 고사양 하드웨어 마케팅은 먹히지 않고, 킬러타이틀 몇개에만 의존하는 모습이 다소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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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3 진영의 든든한 우군 코지마 히데오 감독. PS3용 메탈기어 솔리드 4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소니로써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
게임쇼에 출전하지 않앗지만, 닌텐도는 강력한 팬 층인 ‘게이머’보다 대중을 향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게임과 멀었던 여성층과 노년층을 타켓으로 닌텐도DS 마케팅을 펼쳤고, 이런 전략은 이번 게임쇼를 통해 확실히 검증받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더 이상 새로운 게이머가 태어나지 않는 시대다. 게임을 즐기는 일차적인 타겟인 아동과 청소년 층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여성들이나 가족위주의 게이머들을 노리고 쉽고 간단한 DS, Wii용 게임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닌텐도가 최후의 승자라고 단언하기는 이르다. 닌텐도 게임기에서는 서드파티들의 게임이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는 징크스 때문이다. 게다가 대중을 상대로 펼치는 마케팅에는 엄청난 비용이 뒤따른다. 게다가 아직은 소수의 게임마니아들이 게임시장의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일본 게임시장 변방, `모바일 뜨고, 온라인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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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게임쇼에는 의외로 모바일 게임의 선전이 돋보였다. 일본 모바일 게임은 닌텐도가 휴대용 게임기를 통해 추구했던 가치, 그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 우리의 컴퓨터,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모바일’이란 누구나 가지고 있고 가장 접근하기 쉬운 플랫폼이다. 유행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며, 용량도 작고 다양한 게임들을 간단히 컨버팅할 수 있다. |
한국 초고속 인터넷 요금과 비슷한 수준의 패킷 요금제를 통해 일본인들은 인터넷이 아닌 모바일을 ‘생활의 중심’으로 선택했다.
일본 유명 메이커들도 하나같이 모바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스퀘어에닉스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최신작 중 하나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발매하겠다고 결정한 부분은 이 같은 부분과 맞닿아있다.
‘메탈기어솔리드’, `위닝일레븐`, `파이널판타지13` 등 수 많은 대작게임들이 모바일로 등장하고 있고, 기존 게임의 컨버팅뿐만 아니라 최신작들도 모바일로 속속 개발되고 있다.
현장에서도 게이머들이 신작 비디오게임 다음으로 주목받은 플랫폼은 온라인이 아닌, 모바일이었다.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대거 불참한 사례와는 반대로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출전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게임빌, 컴투스 같은 한국 모바일업체들도 참여를 고려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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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경게임쇼, 콘솔에 치우친 `그들만의 리그`
열 한 번째 동경게임쇼는 과도기적 시기를 맞고 있다. 행사를 리드하는 이슈메이커 없이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들이 고만고만한 경쟁을 펼쳤다. 그렇다고 유저들이 탄성을 자아낼만한 깜짝발표도 없었다.
도쿄영화제, 도쿄국제애니메이션페어와 함께 JAPAN 국제 콘텐츠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통합 운영되어 게임쇼 만의 색깔은 퇴색된 느낌이다. 때문에 대형 업체들 간의 이벤트 경쟁에 함몰되어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행사기간을 비즈니스 데이 포함, 4일로 늘렸지만 정작 비즈니스존이나 해외참여관은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콘솔 외에 PC, 온라인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행사내용은 편협했다. 이번 동경게임쇼는 11년 전통의 세계적 게임쇼로써 걸맞지 않은 `그들 만의 리그`로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Xbox360의 글로벌 매니저 애론 그리버그는 “컨슈머(일반소비자)의 행사인 동경게임쇼와 미디어를 타겟으로 비즈니스 상담회로 축소된 E3의 성과는 현재 알 수 없다"며 "내년이 되어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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