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07] 위기의 지스타2007, 게이머가 살렸다
2007.11.11 15:24 지스타 특별취재팀
폐막식에서 지스타 홍기화 위원장은 "참여업체가 줄어 행사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15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찾아 예전 같은 성원을 보내주었다"며 "내년 지스타는 보다 내실있는 행사로 거듭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업체관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 행사를 끝낸 후련함보다, 내년 지스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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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대거불참, 비싼 부스임대료, 열악한 행사조건 등 시작부터 삐걱거렸던 `지스타2007`이 11일 막을 내렸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지스타는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흥행성적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반토막난 행사 규모에 비해 관람객 수는 작년과 비슷한 15만 명으로 집계됐다. B2B에서 실시된 상담실적은 지난해의 2배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한마디로 욕먹으면서도 잘되는 한국 `조폭영화`처럼 볼것은 없어도 흥행은 거둔 셈이다. |
▲ 규모는 흉년, 신작은 풍년
이번 지스타에선 업체들의 신작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 특히 한국 게임의 선두에 있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신작 경합이 돋보였다. 두 업체 모두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탈피해 참신한 신작들을 유저들 앞에 내놓았다.
`캐주얼게임 컴플렉스`에서 벗어나려는 엔씨의 끊질긴 노력은 이번 행사에도 여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주력타이틀 `아이온`외에 `드래고니카`, `펀치몬스터` 등 캐주얼게임 위주로 부스를 꾸몄다. 부스 할당은 오히려 `아이온`보다 캐주얼게임 쪽이 더 많았다. 간판도 `엔씨소프트`가 아닌 `플레이엔씨`로 걸었다. 엔씨 하면 `무거운 MMORPG만 개발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이번 행사에서 말끔히 씻어버리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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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신작 펀치몬스터, 넥슨 신작 마비노기 영웅전. 두 작품 다 업체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분위기의 게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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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사내 스튜디오에서 만든 결실을 이번 행사에서 선보였다. `제4지대`, `우당탕 대청소`, `허스키 익스프레스` 등 독특한 형식의 게임이 대거 선보였다. 데프켓 스튜디오에서 내놓은 `마비노기 영웅전`은 화면 가득 피가 튀는 하드코어 한 액션게임이다.
건전하고 발랄한 넥슨게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선지 `마비노기 영웅전` 시연대는 행사기간 내내 관람객 줄을 이었다.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려는 넥슨의 노력이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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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업체들의 도약도 눈의 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예당온라인, SKT 등 중견게임업체들은 지스타를 통해 그동안 숨겨놓았던 신작게임을 발표했다. 제이씨는 스타일리시 액션게임 `고스트X`를 공개했다. 80년대 오락실처럼 꾸며진 제이씨 부스는 게임을 시연해보려는 인파들로 연일 만원이었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제이씨로써는 그동안 지적받아 온 게임라인업을 확실히 각인시킨 셈이다. 예당온라인도 하드코어 MMORPG `패온라인`을 첫 공개했다. 유명작가 야설록 씨가 직접 개발을 맡아 화제를 모은 `패온라인`은 `프리스톤테일2`와 함께 2008년 대작 MMORPG 대열에 합류했다. |
SKT의 `프로젝트 앨리스`도 이번 지스타가 거둔 수확이다. 판타지 경마를 소재로 한 이 게임은 `화이트데이`, `팡야`를 만든 명인 개발자 서관희 이사가 내놓은 신작이다. 그동안 뚜렷한 기대작이 없었던 SKT로써는 확실한 주력상품을 확보했다.
▲ 위기의 지스타, 게이머가 살렸다
이번 지스타는 비록 규모는 줄었지만, 내용면에서는 내실있는 행사였다. 이벤트나, 부스모델 보다 `게임`이 더 부각된 점은 지스타가 게임전시회의 기틀을 갖춰간다는 신호다. 업체들의 신작 중 참신한 게임들도 많았다. 충분한 시연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체험기회를 넓힌점도 달라진 모습 중 하나다. 각 부스마다 게임을 시연하기 위해 길게 줄서 있는 모습을 자주볼 수 있었다. 선물 나누어 줄 때만 북적거리고 정작 시연대는 썰렁했던 이전 모습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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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을 이용해 지스타를 게임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 |
하지만 작년 `헬게이트` 처럼 관람객들을 눈길을 휘어잡을 대작 타이틀이 없었다. 블리자드, CJ인터넷, 네오위즈 게임즈 등 대형 업체들의 불참으로 더 좋은 게임이 유저와 만나는 기회를 놓쳤다. 참가업체가 줄다보니 그만큼 볼거리도 줄었다.
콘솔 업체들의 불참도 아쉽다. 적극적으로 한국 진출에 나선 닌텐도는 Wii 발매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PS3를 내놓은 SCEK도 예산문제를 들어 참여하지 않았다. 막판에 MS가 참여해 그나마 국내 콘솔업계의 체면치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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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 B2B관. 각 부스 안에서 각종 수출상담이 이루어졌다 |
▲ 지스타의 주인은 `게임`과 `게이머`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지스타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지스타까지 뚜렷한 개선점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나마 호의적인 업체들도 등을 돌릴 판이다. 이에 따라 지스타 관련부서 및 지방자치단체는 대안 마련에 고심중이다.
먼저 내년 지스타는 정보통신부가 빠지고 문화관광부 단독 주도하에 진행된다. 문광부는 지스타의 근본적인 변화를 전제조건으로 전반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 밝혔다. 책임부서가 한곳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보다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경기도는 지스타 기간 동안 일산에 게임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국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추진하는 등 지스타 정착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도 지스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움직임으로 볼때 내년 지스타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변화가 불가필 할것이라 업계는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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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의 진정한 주인은 여기 모인 유저들이란 것을 업계와 주최 측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비싸다`, `멀다`, `남는 게 없다`. 지스타는 끝났지만 업계에선 아직도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정작 게임 유저들은 작년이나 올해나 한결같은 성원을 보냈다. 대회가 반토막 났다 해서 관람객까지 반토막나진 않았다. 마지막 날 행사장을 찾은 한 중학생은 이틀째 행사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하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사람이 많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이번 지스타는 업체와 주체측의 줄다리기로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진통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지스타의 진짜 주인공인 `게임`과 `유저`들은 소외되고 있다. 이번 지스타가 업체나 매체가 아닌 게이머들에게 어떤 `추억`을 남겼는지 다시 한번 짚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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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가 끝나고 난 뒤…, 한 업계 관계자가 폐막장 풍경을 말없이 보고 있다. 4일간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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