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데뷔로 짚어보는 한국 e스포츠의 현주소 2부
2008.01.29 19:23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
최근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김동수와 조용호가 은퇴를 했다. 또 최근 SK T1은 주훈 감독, 서형석 코치, 이효민 코치 등 팀의 코칭 스텝들을 전면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한국 e스포츠 초창기부터 현장에 있어 왔던 이들이다. 연초 들어 고참선수, 스텝들의 ‘자의반, 타의반’ 퇴진이 속속 이어지면서 e스포츠계가 꽤나 시끄럽다.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4월 한국에 발매된 이후로 단일게임으로 숱한 족적들을 남겼다. 그 중에 한국 사회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을 꼽으라면 e스포츠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만들어낸 일일 것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처음 발매됐던 1998년에는 그 누구도 10년 후에도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8년 현재에도 ‘스타크래프트’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여전히 관심을 받는 존재다. ‘스타크래프트’가 10년 인기를 구가한 비결은 바로 고수들의 플레이가 주축이 되는 ‘스타크래프트’ 리그다. 게임이 ‘하는 재미’ 이외에 ‘보는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또 경기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스타크래프트’는 알려주었다. 한국에서 e스포츠는 곧 ‘스타크래프트’와 다름없다. ‘스타크래프트’ 1세대들의 퇴진이 이어지는 이 시점에서 프로게이머 데뷔 양상을 중심으로 한국 e스포츠의 흐름과 현주소를 총 2회에 걸쳐 짚어봤다. |
1부 기사 보러가기: 프로게이머 데뷔로 짚어보는 한국 e스포츠의 현주소 1부
기업 후원의 팀과 개인/팀 리그의 정착
2001년과 2002년을 거치면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의 숫자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2000년 30여 개에 이르렀던 프로게임단은 2002년 17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출처: 한국 프로게임협회) 주로 벤처나 중소기업의 후원을 받았던 팀들이 문을 닫은 것이다. 이는 우후죽순 늘어났던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정리된 기간과 일치한다. 쉽게 말하자면 스폰서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기업과 수요(시청자)가 있는 개인, 팀 리그가 걸러진 시기이다. 비록 소수에 불과했지만 프로게이머 개인도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고액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생활이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실력과 인기만 있다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바야흐로 진짜 ‘프로’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판이 커지면서 스폰서와 프로게이머 둘 다 진짜배기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된 셈이다.
2002년 이후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는 온게임넷의 스타리그(PKO, 프로게이머코리아오픈 계승)와 겜비씨(현 mbc게임)의 MSL(KPGA를 계승)이 양강구도를 견고히 구축했다. 또 팀 단위로 진행되는 프로리그도 기업 팀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이 구도는 2008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기업들에 의해 e스포츠판에, 정확히 말하자면 ‘스타크래프트’ 판에 대규모 물량이 투입되고 또 그만큼의 홍보 효과도 거뒀던 시절이었다. 2004년에는 프로리그 결승전이 열렸던 광안리에는 무려 10만 관중이 몰렸다는 기록도 있다. 이 당시 관련 기사를 찾아보면 SK TI은 팀 창단만으로도 150억 원이 넘는 홍보 효과를 봤다고 전하고 있으며, 리그를 후원했던 신한은행 역시 300억 원이 넘는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투입금액의 몇 십배가 넘는 효과를 봤다고 관련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프로게임단을 직간접적으로 후원했던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스타크래프트’라는 단일 게임에 얼마나 많은 사회적 관심이 쏟아졌는지 잘 살펴 볼 수 있다. SKT, KTF, STX, 팬택앤큐리텔, 삼성전자, CJ, 화승 등 대기업들이 팀을 후원하고 있거나 후원했으며 코카콜라, SKY, KT, 네이트, 파나소닉, 올림푸스, 질레트, TG 삼보, 신한은행, LG 등이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공식 후원했다. 기업의 활발한 참여로 판이 커지고 리그도 전문적인 모양새를 완성해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도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2007년 대한민국 공군 팀의 창단은 한국 사회가 ‘스타크래프트’를 이미 하나의 게임이 아닌 스포츠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줬다.
각종 지표들만 놓고 봤을 때는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당장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실도 그럴까?
|
|
|
|
▲ 공군은 `스타크래프트` 팀을 창단했고, 광안리에는 매년 프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10만 명의 인파가 몰린다고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e스포츠가 내실있는 성장을 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기업체제의 프로게임단, 어린 선수들의 치열한 생존 시장
앞에서 짚어봤듯이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현재의 덩치를 키우기까지는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시작은 자연발생적이었으나 자본에 의해 스테로이드를 맞으며 커온 존재가 ‘스타크래프트’ 리그 아니 한국 e스포츠이다. ‘스타크래프트’ 리그 초창기 활동하던 프로게이머들조차 ‘이렇게 까지 될 줄 몰랐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그동안 e스포츠계 주위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지속 여부’와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게임 종목 육성’ 등 보다 발전적인 방향의 논의들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런 해묵은 논쟁 이외에도 시급히 보완이 되어야 할 문제점은 많다.
특히 아마추어 리그가 정착되지 않고 급격히 ‘프로’로 넘어온 까닭에 프로에 선수를 공급할 아마추어 인재 풀(Pool)과 선수 육성 시스템은 사실상 거의 전무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e스포츠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아마추어 리그 정책에 대해 “사실 억지로 프로를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프로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아마추어를 만드는 꼴.”이라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학원 스포츠로 정착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선수를 공급받지 못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 e스포츠협회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2007년부터 전국적인 규모의 아마추어 리그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
몇몇 ‘스타’ 플레이어들의 e스포츠로 남을 것인가?
아마추어 리그가 정착되지 못한 상태의 프로리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하지 못한다.
2008년 현재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우선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인하는 대회에서 2회 입상을 해야 한다. (1회 입상 시 준프로게이머)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협회에서 매달 주관하는 커리지 매치에서 64명 중 한 명을 선발해 준프로게이머 자격을 주고 있다. 또 준프로게이머는 매년 3월 진행되는 드래프트를 통해 특정 팀에 소속되면 프로게이머로 활동 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최근의 경향을 살펴보면 소속팀의 연습생으로 활동하던 준프로게이머들이 3월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팀 단위의 프로 리그가 정착된 이후, 각 기업팀들은 소속 선수 외에 연습생들을 전략적으로 키운 것에 따른 현상이다. 현재 각 팀 당 합숙생과 온라인 상으로 활동하는 연습생까지 합쳐 줄잡아 10여 명의 안팎의 연습생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12개의 프로팀이 있으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00명 안팎의 연습생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들 연습생들은 대부분 중고등학생으로 아직 미성년자인 이들이 대부분이다. 게임의 특성상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때문에 각 게임단들은 가능성이 보이는 어린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다.
중, 고등학생이 주를 이루는 현재의 연습생 인력 풀은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 시스템이 아니기 학교교육이나 인성교육 문제에서 위험요소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몇몇 게임단은 소속 선수들 중(프로게이머, 연습생 포함) 미성년자의 경우 의무적으로 학교 교육을 우선시 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각 구단의 조치에만 선수 육성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이 연습생들이 냉정한 프로의 논리에 따라 시장에서 도태될 때, 이 인력들을 흡수할 다른 대안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여타 프로스포츠에 비해 수명이 짧은 프로게이머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이야기다. 현재 프로게이머들의 등록제도를 설명한 KeSPA의 소개글 을 보면 프로게이머에 대해 ‘게임산업 발전에 토대가 되는 이용자의 저변확대를 도모하고 게임대회에서 일정순위 내에 입상하는 게이머에게는 프로게이머로 등록하게 함으로서 이들을 새로운 직업군으로 양성하고 소양교육을 통해 게임대회심판, 베타테스터 등의 유관전문 직업군으로 배출키 위한 제도’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대회심판’이나 ‘베타테스터’ 등 유관 전문 직업군이 이들을 충분히 흡수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2007년 상반기까지 KeSPA에 등록된 프로게이머는 모두 372명에 달하며, 준 프로게이머는 392명에 달한다.
프로게임단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e스포츠는 너무 ‘효과’ 위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후원 기업이 e스포츠 리그에서 파생되는 효과에 빠져 철저히 시장논리로만 판을 키워가고 있어 선수육성 시스템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몇몇 스타 플레이어를 빼놓고 나머지 선수들이 어떤 장래를 맞게 될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며 “어떤 면에서 e스포츠는 프로스포츠가 아니라 연예계에 가깝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시들면 e스포츠의 종목은 옮기면 된다. 문제는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다. 선례를 잘못 남긴 육성 시스템은 결국 사회적인 비용과 후유증을 남길 수 밖에 없다.
SNS 화제
-
1
석사·박사생 부려 승진하자, 교수 시뮬레이터 공개
-
2
사용료 지원, 콘진원 게임제작 AI 전환 지원사업 실시
-
3
대원미디어, 세상에 없던 '버그 없는 포가튼사가' 만든다
-
4
‘도로’ 열쇠고리 판매, 니케 6월 동대문서 행사 연다
-
5
스팀 태그 대폭 개편, 뱀서라이크는 ‘탄막 천국’으로
-
6
[겜ㅊㅊ]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소울라이크 신작 5선
-
7
에버플래닛 IP 부활하나, '넥슨 리플레이' 프로젝트 공개
-
8
‘펌프 잇 업 피닉스 2’ 6월 출시, 플레이엑스포서 첫 선
-
9
IP 강화 목표, 김창섭 디렉터 메이플 부본부장 됐다
-
10
엔씨, 아이온2 허위사실 유포 '겜창현'에 고소 취하 선처
많이 본 뉴스
-
1
석사·박사생 부려 승진하자, 교수 시뮬레이터 공개
-
2
[겜ㅊㅊ]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소울라이크 신작 5선
-
3
[오늘의 스팀] 서브노티카 2, 살생 불가에 찬반 팽팽
-
4
유저 평균 승률 25%, 슬더스2 유저 플레이 통계 공개
-
5
대원미디어, 세상에 없던 '버그 없는 포가튼사가' 만든다
-
6
팰월드 소송 제동 걸리나, 닌텐도 일본서도 특허 거절
-
7
[오늘의 스팀] 딥 락 갤럭틱 신작 출시, 평가는 ‘복합적’
-
8
사용료 지원, 콘진원 게임제작 AI 전환 지원사업 실시
-
9
‘펌프 잇 업 피닉스 2’ 6월 출시, 플레이엑스포서 첫 선
-
10
‘도로’ 열쇠고리 판매, 니케 6월 동대문서 행사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