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러 온 손노리, 지구대 개발자 이원술/이정술
2008.04.11 17:16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손노리가 올 여름에 돌아온다. 손노리의 이번 임무는 지구인들을 구하는 것이다. 임무명도 거창하다. ‘위기일발!! 대우주연합 공식지정 천연기념생명체 제 522-8934호 지구인 구조 대작전!!’. 너무 거창한 이름이 아니냐는 질문에 ‘B급스러운 냄새를 풍기면서도 튀고 싶었다.’라는 이원술 손노리 대표의 심드렁한 대답이 돌아온다. 하긴 근래에 보기 힘들긴 했지만 손노리 센스가 어디 가겠어.
게임메카는 올 여름 NDS용 게임 ‘위기일발!! 대우주연합 공식지정 천연기념생명체 제 522-8934호 지구인 구조 대작전!!(이하 지구대)’를 개발중인 손노리를 찾았다. 오랜만에 만난 이원술 대표는 머리를 많이 길렀고, 수염도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손노리에는 현재 ‘지구대’를 비롯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온라인’ 등 두 가지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스타이리아’ 이후 손노리를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또 도대체 저런 말도 안 되는 길이의 제목을 가진 ‘지구대’란 게임의 정체는 무엇일까? 손노리의 이원술 대표와 이정술 이사가 지금부터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한다.
지구대, 지구인을 구하는 시물레이션 게임
게임메카: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이원술: 뭐. 그냥 계속 게임 개발을 하고 있다. 밖에서 볼 땐 어떨지 몰라도 프로젝트가 몇 개 있다 보니까 쉬지 않고 계속 개발을 하고 있다.
이정술: 이원술 대표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온라인’, 나는 ‘지구대’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게임메카: 이원술 대표는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
이원술: 뭔가를 할 때 머리스타일을 확 바꾼다. 짧으니까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이번엔 길러봤다.
게임메카: 그래 머리를 기르니까 일이 잘 풀리던가?
이원술 대표: 머리스타일 바꿔 일이 다 술술 풀리면 세상에 어려운 것이 어디 있겠나(웃음).
게임메카: 이번에 NDS용 게임 하나를 발표했다. 제목이 ‘지구인 구조 대작전…’.
이원술: 음. 그게 정식 명칭이 `위기일발 대우주연합 공식지정 천연기념 생명체 제 552호’ 아.. 뭐더라. (이정술 이사를 바라보며) 뭐지?
이정술: ‘위기일발 대우주연합 공식지정 천연기념생명체 제 522-8934호 지구인 구조 대작전’이 맞을 거다. 너무 길어서 우리도 헷갈린다(웃음).
게임메카: 괜찮다 나중에 자료보고 확인하면 된다. 근데 이름을 그렇게 길게 지은 이유가 뭔가?
이정술: 이름을 짓다 보니까 자꾸 길어지는데 ‘이왕 길게 지은 것 굉장히 길게 한번 지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이원술: 아마 이렇게 긴 이름이 없을거야. 그렇지? 기네스북에 이름이 가장 긴 게임 항목이 있으면 올라가지 않을까(웃음)? 솔직히 말하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려고 그런 측면도 크다. 콘솔 게임은 초기 판매량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한 번에 시선을 확 끌어야 되거든.
게임메카: 긴 것도 긴 것이지만 내용도 좀 색다르다. 지구인이 천연기념물?
이정술: B급 분위기가 나지 않나? 이게 좀 엉뚱하고 엽기적인 컨셉의 게임이라서 그런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했다.
이원술: 제목처럼 외계인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다.
게임메카: 슬슬 궁금해진다. 어떤 게임인지 좀 볼 수 있나?
이원술: 보면 신비감이 떨어질 텐데. 말 그대로 외계인의 입장에서 지구인을 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메카: 시뮬레이션? 어떻게 진행되는 게임인가?
이정술: 그게 딱 뭐라고 정의 할 수가 없다. ‘심시티’ 같은 시물레이션 게임? 그것도 적당하지는 않고… 조금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여러 오브젝트 그리고 돌발상황에 대처해 지구인들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는 그런 게임이다.
원래는 두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지구대’의 아이디어를 선택했다. 하나는 기발하기는 한데 콘텐츠 붙이기가 너무 어려웠고, 지구대는 아이디어는 기발한테 콘텐츠를 정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심지어 기획자한테 컨셉을 정확히 전달하는 게 어려울 정도다.
게임메카: 게임에서는 지구가 위협에 처해있는 것 같다. ‘우주연합 공식지정 천연기념물’ 이런 것을 보면 말이다. 지구인들은 자신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원술: 장수하늘소가 자신이 천연기념물이라고 인지하면서 살아가지 않는다. 이것도 그런 개념에서 보면 적당할거다. 그게 이 게임의 웃음 포인트기도 하고.
이정술: 시나리오도 상당히 재미있게 꾸며져 있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그런 설정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캐릭터마다 각자의 드라마가 존재한다
게임메카: 좀 보여달라!
이원술: 보여드리는 것은 문제가 안 되는데…대신 게임의 자세한 내용이 나가면 안 된다. 출시 할 때도 관심을 끌만한 뭔가를 남겨놔야 하지 않나.
게임메카: 알겠다. 보기만 하고 자세한 내용은 안 쓰겠다. 최대한 신비롭게 소개하겠다
(게임을 본 후)
게임메카: 외관상으로는 국내 개발사 XX의 OOO과 많이 닮았다.
이원술: 그런 것이 있었나? (게임 사이트를 찾아보고) 닮긴 닮았네. (게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래도 ‘지구대’하고는 많이 다르다.
게임메카: 스크린샷을 봤는데도 감이 딱 오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지구대는 어떤 게임?
이정술: 게임 같은 게임? 듣도 보도 못한 게임? 아 ..아닌데 뭔가 적당한 말이 안 떠오른다.
이원술: 그게 뭐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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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노리가 게임메카를 통해 공개한 `지구대` 컨셉아트
NDS를 타겟으로 만든 지구대. 아주 가볍지만은 않다
게임메카: 최근 손노리의 행보를 보면 온라인 쪽에 집중하는 것 같던데, 갑자기 콘솔용 게임이 발표됐다. 좀 바보 같은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왜 NDS인가?
이원술: 최근 온라인 쪽에 집중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손노리는 원래 패키지 게임으로 시작했던 개발사다. 패키지 게임부분에서 노력을 해왔고 일정부분 성과도 거뒀다. 때문에 손노리표 패키지 게임에 향수를 가진 팬들이 많고 기회가 된다면 그들이 만족할만한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구대’도 이런 시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왜 nds냐는 물음에는 nds의 하드웨어적 성능이 우리의 컨셉에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사양도 아주 고사양이지 않으면서 특색 있는 게임을 만들기에는 nds가 적당하다.
이정술: 아예 처음부터 ‘nds용 게임을 만들자’하고 아이디어를 냈다. 게임 플레이도 오로지 터치펜을 이용해서 해야 한다.
게임메카: 그래도 손노리하면 유명 개발사인데 닌텐도의 서드파티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이원술: 닌텐도도 상당히 흥미를 보이는 편이다. 아무래도 국내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닌텐도의 서드파티들이 주로 가벼운 게임들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으니까, (그런 게임들보다는) 약간 볼륨이 있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게임메카: 손노리로서는 간만의 신작 패키지 게임인 만큼 거는 기대가 남다를 텐데 판매량은 얼마나 기대하나?
이원술: 한 40만장? 하하하 농담이다. nds도 불법복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얼마를 팔겠다’ 이런 예측은 이 시점에서 무의미한 것 같다. 그냥 하드웨어 적으로 의미 있는, 좋은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 나왔으면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직 손노리의 패키지 게임을 기억하는 게이머들이 있다. 그런 게이머들을 ‘아 역시 손노리 아직 죽지 않았어.’ 이렇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러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손노리에게는 득이 될 것 이라고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
개발자로서 Wii에 대한 욕심은 당연히 있어
게임메카: 갑자기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두 분 다 nds를 가지고 있을 텐데 ‘복사게임’을 해본 적 있나?
이원술: 절대, 우리는 절대 복사 게임을 하지 않는다. 우리뿐만 아니라 손노리 소속 다른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다. 직원 뽑을 때 R4 쓴다고 하면 아예 안 뽑는다. R4 쓰다가 걸리면 짤린다.
게임메카: 쓰면서 안 쓴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이정술: 면접 볼 때 넌지시 물어보면 된다. nds게임 많이 하세요? 그러면 R4 같은 것도 쓰시겠네요? (웃음)
이원술: 불법복제는 일종의 습관이기 때문에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다.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거든. 바로 복사 뜨고 다운 받고. 그게 생활이 되면 정품으로 게임을 못한다. ‘나 정품 사서 게임 해요’ 라는 거짓말은 옆에서 잠깐만 같이 생활해봐도 다 벗겨지게 되어 있다. 아마 ‘지구대’도 발매하는 날 바로 뜨고 웹에서 흘러 다니지 않을까?
이정술: ‘젤다’도 발매된 날 오후에 바로 뜨더라.
이원술: 도대체 누가 그렇게 신속하게 올리는 거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었으면 한다
게임메카: 얼마 안 있으면 Wii도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 Wii용 타이틀을 개발할 생각은 없는가?
이원술: 지금 ‘화이트 데이’를 Wii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몰랐나? 농담이다(웃음). 개발자로서 Wii용 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기회가 된다면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게임메카: 얼마 전에 소프트맥스에서 ‘우리가 창세기전 온라인을 개발한다면 그것은 마지막 카드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대표 브랜드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는 말인데, 손노리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마지막 카드를 쓴 것인가?
이원술: 소프트맥스의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우리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개발하면서 부담감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 카드란 단어는 좀 절박하고, 우리는 이런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다. ‘화이트데이’도 있고 ‘강철제국’도 있고. 우스개 소리로 강찰제국 온라인 만들면 자기가 팀장 하겠다는 친구도 있다(웃음). 우리도 가끔 놀린다. “야 너 강철 제국 온라인 팀장 해야지” 이렇게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계속 펼칠 수 있게 손노리를 유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들은 계속 해오고 있었다. 이런 시도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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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노리가 개발중인 두 가지 게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온라인(좌)와 지구대(우)
게임메카: ‘지구대’는 언제 발매되나?
이정술: 올 여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발은 어느 정도 됐고 이제 다듬고 있다. 아무래도 패키지 게임이라완성도 부분에서 좀 철저히 검수를 하고 있다. 발매했는데 버그나 문제점이 발생하면 안되니까.
게임메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온라인’은 언제 나오나?
이원술: 충분히 재미 있을 때. 정확한 시기는 말씀 드리기 어렵고 발매가 임박하면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게임메카: 그런 스타일의 답변은 블리자드 식 아닌가!
이원술: 하하. 아마 내년쯤이면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을 그렇게만 잡아 놓고 있다.
게임메카: 손노리도 몇 년 있으면 20주년이다. 이쯤에서 중견 개발사다운 멋진 멘트 하나 부탁 드린다. 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던지 그런 거.
이원술: 손노리는 좀 자극을 주는 개발사가 되고 싶습니다. 요새 게임시장을 보면 개발사도 그렇고 게이머들도 그렇고 좀 지쳐있는 것 같아요. 매너리즘에 빠진 개발사들도 많은 것 같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신선한 게임이 나와도 유저들이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런 점에서 손노리가 한국 게임업계에 자극이 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게임메카: 이정술 이사는 20주년에 하고 싶은 것이 없나.
이정술: 일단 멋지고 굵직한 게임을 만드는 손노리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태국에 가고 싶다. 대표님. 20주년에는 태국에 보내주세요. 좀 쉬고 싶습니다.
이원술: 게임 잘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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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길어서 이제는 정리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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