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우당탕탕 대청소 진성건 개발팀장 ‘게임 개발에 불가능은 없다’
2008.07.13 20:00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 넥슨 로두마니 스튜디오는 올해 `우당탕탕 대청소`, `버블파이터` 2개의 캐주얼 게임을 준비중이다. |
지난해 지스타2007을 통해 처음 공개된 신개념 흡입 액션 게임 ‘우당탕탕 대청소’는 ‘카트라이더’의 산실 로두마니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다. 넥슨의 ‘우당탕탕 대청소’는 독특한 발상부터 흡입, 방출로 반복되는 게임 시스템까지, 이제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캐주얼 온라인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이번 3차 테스트에서는 흡입, 발사 시스템의 세분화와 유저간 대결 위주의 대전모드 강화 등 독특한 게임성을 한층 강화시켰다. 게임의 초기 기획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2년여 동안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진성건 ‘우당탕탕대청소’ 개발팀장을 만나보았다.
세계 최초 3D 흡입 액션 게임 ‘우당탕탕 대청소’
게임메카: 발상 자체가 독특한 게임인데,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는가?
진성건 팀장: 무언가 수거하는 게임, 또 물리엔진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 처음에 가진 생각이었다. 수거하는 방식에도 잡기, 불기, 쓸어 담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결국 흡입하는 방식이 물리엔진의 재미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무엇을 흡입할 것인가도 고민 대상이었다. 처음에는 ‘겟 몬스터’라는 컨셉으로 몬스터를 흡입하는 내용도 고려해보았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몬스터헌터’, ‘고스트버스터즈’같은 게임이 이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의 모습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게임메카: 그러고 보니, 유령잡기도 재미있겠다.
진성건 팀장: 실제로, 유령처럼 다양한 NPC가 등장하는 스토리모드도 향후 추가될 예정이다. 현재는 튜토리얼 모드로 가벼운 버전의 미션모드가 들어가있다. 게임 기획 초기부터 NPC가 등장하는 게임 내용이 메인 컨셉에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거나 오염을 시키는 NPC가 있고, 또 상대 유저와의 `인터랙션`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유저들이 생각보다 게임의 룰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보다 게임을 직관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유저간 대결구도로 게임성을 집중시켰다.
게임메카: 이번 테스트에서는 게임방식이 앞선 테스트와 달라졌다. 진성건 팀장: 게임의 기본을 유저 간 공방구도로 강화하고, 수거모드가 빠졌다. (앞선 테스트에서는 게임 맵 가운데에 있는 처리장에서 배출(수거)하여 점수를 얻는 시스템. 현재는 상대 유저와 흡수/발사를 통해 먼저 점수를 얻어야한다.) 지난 테스트 및 내부에서 이루어진 소규모 테스트 결과 대전모드가 직관적이고 쉽다는 판단에서 수거모드를 뺏다. 수거모드가 들어간 청소모드는 향후 NPC가 등장하는 미션모드가 추가되면서 다시 등장할 수 있다. 기획자 입장에서는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부분이 게임 컨셉에는 더 맞다고 생각하지만, 초기 유저한테는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빼놓았다. |
▲ `우당탕탕 대청소` 진성건 개발팀장 |
캐주얼게임에 물리엔진 효과를 도입하는 것의 어려움
게임메카: 물리엔진의 재미를 제공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다.
진성건 팀장: 솔직히 자체적으로 물리엔진을 개발하는 일이 매우 힘들었다. 현재 100% 최적화는 되어있지 않지만, 목표 수준에는 근접했다. 물리엔진을 제작하고 반년 동안 튜닝하고, 다시 네트워크 동기화하는 작업에만 일년이 걸렸다. 유저와 유저가 서로 정확한 통신을 하는 내용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매우 까다로웠다. 현재 최저사양은 ‘카트라이더’나 ‘서든어택’ 정도로 맞춰져 있다.
지금은 움직이는 구조물은 없지만, 엘리베이터나 워프존, 핀볼게임의 진동판, 선풍기 같은 오브젝트도 구현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이나믹 맵’에 대한 유저들의 적응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임메카: 그렇다면, 물리엔진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진성건 팀장: 물리엔진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고사양 게임을 만든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캐주얼 게임과는 맞지 않다.
하지만, 어렵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다. 이제까지 한번도 이런 게임은 없었다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게임의 컨셉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의 도입도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게임 개발에는 불가능이란 없다. 기술적으로는 모두 다 구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컴퓨터 사양이나 개발일정 상) 모든 것을 다 도입할 수는 없다면 빼는 것을 선택해야한다. 하이폴리곤, 쉐이딩, 날씨, 등 물리엔진을 도입하면서 그래픽적으로 포기한 것도 많다. 기술적으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의 사양에 이것도 맞춰야 한다. 만약, 물리엔진 부분을 버렸으면 그래픽이 굉장히 좋아졌을 것이다. 지금의 물리엔진에 맞춰서 오브젝트의 폴리곤을 최소화했다.
캐릭터는 ‘완구형’을 선택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동작이 짧고 화려하지 않아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적화를 해야 하는 부분이라 그래픽 부분에서 계속 양해를 해주었다.
▲ 맵에 등장하는 모든 오브젝트 및 유저를 흡입, 발사할 수 있다. 다양한 오브젝트들은 맵에서 쌓고, 구르고, 청소기에 의해 크기가 작아지거나 아이템을 사용하여 (캐릭터를) 크게 늘릴 수도 있다. |
새로운 게임, 독특한 게임을 향한 로두마니 스튜디오의 도전!
게임메카: 캐릭터가 완구형이 된 것은 경제적인 선택이란 말인가?
진성건 팀장: 아니다. 첫 번째는 기획적인 선택이었고, 두 번째가 기술적인 선택이었다. 기획 당시에 일본 카툰풍의 게임 캐릭터 디자인이 유행했다. 일본 만화풍의 비슷한 게임 캐릭터가 골프도 하고, 테니스도 하고, 축구도 하고, 너무 많이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그런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는 굉장히 좋아하지만, 게임에는 도입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리얼형’은 어울리지 않았고, 그리기 쉽고 심플한 느낌의 조합형 캐릭터가 되었다. 다양성, 새로움의 측면에서 선택했다.
게임메카: 그렇다면 개발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이었나? 물리엔진?
진성건 팀장: 아니다. ‘청소’라는 새로운 소재를 선택하고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야구게임이다, 레이싱게임이다, 하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 게임의 경우, 개발부서, 그래픽 부서, 경영관리 부서까지, 다들 ‘청소게임이 뭐야’ 하고 되물어왔다. 내부 개발팀조차 ‘우리 게임이 뭐야’라고 했을 때 명확한 비전을 공유하기가 어려웠다. ‘흡입액션을 하며, 포인트를 겨루는 게임이다’라고 말하면, ‘그게 왜 재미있어?’라고 말했다.
캐주얼게임인데 고사양인 부분도 어려웠다. 하지만 앞으로 보도자료나 홍보에서 최상급 물리엔진으로 만들었다는 부분을 강조하지 않았으면 한다. 유저들은 단순히 재미를 느끼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일 뿐, 기술 구현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게임메카: 벌써 3차 테스트다. 유저들한테 재미가 잘 전달되는 것 같은가?
진성건 팀장: 어제(7월 10일) 3차 테스트 첫 날이 진행되었다. 다행히 이번 버전에서는 흡입과 발사에서 오는 액션에서 오는 재미가 유저들한테 잘 전달된 것 같다.
게임메카: 게임의 타겟 연령층이 궁금하다.
진성건 팀장: 처음부터 ‘비앤비’ 연령층이 즐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개발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소규모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청소모드보다는 대전모드에 더 쉽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전모드가 보다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게임메카: 오픈베타테스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진성건 팀장: 오픈베타테스트 때의 컨텐츠 공개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기본은 잘 구현되어있는데, 콘텐츠 추가가 문제다. NPC, 아이템, 캐릭터 성장에 대한 문제 같은 것도 더 고려해보아야 한다.
게임메카: 넥슨의 로두마니 스튜디오란 어떤 공간인가?
진성건 팀장: 외부적으로는 캐주얼 게임 명가라는 이미지가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로두마니 스튜디오는 한판의 재미를 극대화시킨다는 목표를 가진 곳이다. RPG처럼 성장의 즐거움을 구조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판의 즐거움을 최대한으로 주자는 것이 로두마니 스튜디오고, 곧 캐주얼 게임이다. 5분을 했을 때 ‘아, 재밌다’라고 하는 게 맞다. 5분을 했는데 ‘아, 모르겠다’라고 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동료들과 커피내기, 아이스크림내기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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