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김동승 대표 ‘유럽, 현재 보다 미래를 보라’
2008.08.23 22:37 독일 라이프치히=김명희 기자
게임 컨벤션이 열리는 라이프치히 메쎄에는 한국 게임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두 개의 커다란 전시부스가 있다. 이미 패키지로 출시되어 유럽 시장에 널리 알려진 `길드워`와 내년 상반기 런칭을 준비하는 `아이온`을 내세운 엔씨소프트의 부스와 바로 `댄싱 슈퍼 스타`를 내세운 에이스의 부스다. 댄싱 슈퍼 스타? 도대체 무슨 게임일까? 바로, 8등신의 리얼 캐릭터가 등장하는 다날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댄스 게임 ‘온에어 온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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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에어 온라인(댄싱 슈퍼 스타)`의 유럽 서비스를 맡은 에이스 김동승 대표이사 |
기자가 찾아갔던 22일 에이스의 부스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무대 위에서 즉석 ‘막춤’을 추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현재, 라이프치히 메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트렌드는 바로 기타히어로나 록 밴드와 같은 리듬댄스 게임. ‘댄싱 슈퍼 스타(온에어 온라인)’도 이 같은 열풍으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캐주얼 게임의 경우, MMORPG보다는 아직 유럽 시장 진출이 느린 편에 해당한다. P2P 방식으로 사용자들 간 오가는 게임신호가 많기 때문에 네트워크 문제로 인하여,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것. 그러나 날로 발전하는 브로드밴드 확장에 발 맞추어 캐주얼 게임들의 유럽 진출도 조금씩 활기를 보이고 있다.
단, 한국 게임업체들의 고민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유럽 지역 진출이 당장의 수익 개선에는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적 문제 때문이다. 유럽 지역 진출을 위한 사전 지원 문제나 개발 비용에 비하여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 즉, ‘효율성’ 문제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성장하는 브로드밴드, 유럽은 온라인 게임의 기회의 땅
23일, 비즈니스 센터에서 만난 에이스 김동승 대표는 한국 게임 개발사를 향해 좀 더 적극적으로, 미래를 보고 미리 움직이라고 조언했다. 에이스는 월드사이버게임즈(WCG)의 유럽 주관사로서 이번 게임 컨벤션의 부대행사로 치러지는 WCG의 독일 결승전을 치러내고 있다.
WCG의 유럽 지역 공식 주관사이자, 한국 게임을 유럽에 퍼블리싱하는 게임회사를 책임지는 김동승 대표는, 15년 전 한국기업의 독일사업 담당으로 유럽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제일기획과 금강기획을 거치면서 유럽시장에서의 마케팅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 2004년 WCG 본사와 유럽 지역 이벤트를 모두 진행하는 에이스를 설립하면서 게임업계에 뛰어들었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등을 두루 거치며 유럽의 e스포츠 열기를 몸으로 체득한 그는 한국 게임의 유럽 서비스를 결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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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지역 내 예선을 거쳐 주말, 오프라인 결승전이 펼쳐진 WCG 메인 이벤트의 열기는 뜨거웠다. |
“e스포츠의 가능성을 가지는 동시에, 장르적으로는 MMORPG보다는 캐주얼 게임을 서비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캐주얼 게임이 대중적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이 가능하리라 보았거든요.”
그가 선택한 것은 다날엔터테인먼트에서 서비스하는 ‘온에어 온라인’이었다. 라이프치히 메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리듬댄스 장르인 동시에, 귀여운 분위기의 아바타 캐릭터가 아닌 8등신의 리얼 캐릭터라는 것도 중요한 선택의 이유가 되었다. 음악게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문화적 장벽의 차이는 MMORPG의 그것보다도 낮았다. 오히려 댄스게임에 대한 유럽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게임 서비스를 결정하면서 그는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은 40여 개국 이상 국가에 서비스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커지기 시작한 가능성의 땅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대박’보다는 소박, 중박으로 ‘성공의 터’를 가꿔라
“많은 중소 개발사들이 유럽 진출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물론 한국이나 북미 같은 경우에는 단일한 시장에서 한 번의 큰 성공이 커다란 수익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유럽에 대해서도 많은 한국 기업들이 처음 진입할 때 한번에 지나치게 많은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보다는 조금씩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합리적인 수준의 러닝 개런티를 통해 현지 업체가 마케팅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양 측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인식의 차이일까, 유럽과의 심리적인 거리감 때문일까? 북미 시장의 진출보다 유럽 시장 진출은 한국 기업들에게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김동승 대표의 조언은 간단했다. 처음부터 초기 한국 시장과 같은 커다란 성공을 바라기보다는 ‘소박’, ‘중박’을 통해 ‘대박’을 일구어나가야 한다는 것. 또 유럽 지역은 넓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기대보다 낮은 반응을 얻었더라도, 반대로 다른 국가에서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도 높다. 그는 한국 게임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에 대처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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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싱 슈퍼 스타 메인 무대, 관람객들의 막춤 경연대회 및 댄스팀들의 공연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이미 동남아에서 벌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중국 게임들의 진출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일반 관람객 대상의 전시는 보기 드물지 몰라도, B2B 등 비즈니스 트레이드 위주의 현장에서는 많은 중국 업체들이 참여하여 유럽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러하듯이, 유럽 사람들의 눈에도 한국이나 중국은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고, 신경 쓰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이것은 ‘표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중국이 후발업체이기 때문에 문제점을 보완하고 싼 가격에 적극적인 서비스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싼 가격, 적극적 서비스, 중국 게임의 위협적인 유럽 진출
자동차나 공산품 시장에서 벌어지는 중국업체와의 경쟁은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중국게임이 이른바 ‘짝퉁게임’으로 낙인 찍혀있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매우 싼 가격에 적극적인 개발 지원 및 오퍼레이팅을 약속하면서 유럽 시장을 유혹하고 있었다. 따라서, 김동승 대표의 조언은 매우 현실적인 제안에 해당했다.
김동승 대표는 유럽 시장의 매력에 대해 몇 가지 더 이야기했다. 이미 포화시장에 다다른 국내에 비하여 유럽 시장은 아직 가능성이 많은 미개척지에 해당하며, 무엇보다 게이머들의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라는 것. 특히 유럽에서도 PC게임이 강세인 독일 게이머의 경우 다른 어느 지역의 게이머들보다도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특유의 합리적인 정신, 근면성실함이 게임플레이에도 반영된다는 것. 김동승 대표의 회사인 에이스 역시 프랑크푸르트에 기반을 두고 있다.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게임에 대해 어려움이 있거나 할 때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대처해주는 회사에 대해 게이머들이 가지는 충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수 백 개의 게임이 있어, 하나의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게임으로 옮겨버리면 그만인 한국 시장에 비하여, 게임 선택의 폭이 매우 작으니까요. 만약, A회사의 B게임이 마음에 들면, A회사의 C게임에도 일단 호감을 가지게 되죠.”
그는 이것을 ‘애프터 세일즈’라고 표현했다. 게임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고객들을 관리해야 하며 이것이 우리 게임업체의 약점에 해당한다는 것. 유럽 시장의 언어 장벽도 생각보다 큰 것은 아니라는 것이 김동승 대표의 생각이다. 이제 막 유럽 서비스 계약을 마친 ‘온에어 온라인’의 경우, 하반기 클로즈베타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약 5개 정도의 언어를 지원하는 멀티랭귀지 설정이 가능한 클라이언트를 통해 유럽 지역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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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듬게임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과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기타히어로는 WCG 정식종목으로도 채택되었다. |
젊고 순수한 유럽 게이머들의 열정에서 배워라
“유럽 게이머들 모두가 자국어로 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루마니아 같은 작은 동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EA같은 회사에서 해당 지역 언어로 게임을 출시해주지는 않죠. 해당 국가 사람들도 독일어나 영어 같은 다른 유럽의 언어로 게임을 즐기는 데 익숙합니다. 매우 적극적이죠. 라이프치히 현장에서도 게임에 대해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접근하는 유럽 게이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언어나 비용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열린 자세로 유럽 시장을 바라보면 기회가 있습니다.”
라이프치히 게임 컨벤션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순수한 게이머로서의 유럽인들의 열정.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원하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고민의 해답은 그들의 얼굴 표정에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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