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타임머신. 해외 게임들의 눈물겨운 한국 도전기
2008.12.01 17:39 게임메카 나민우 기자

한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여러 가지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 ‘중국 시장의 교두보’. ‘테스터베드’ 등등이 그런 것들이죠. 그 중에는 꽤나 악명 높은 별명도 있습니다. 바로 ‘외산 게임의 무덤’ 입니다. ‘다크에이지오브카멜롯(이하 DAoC)’, ‘에쉬론즈콜2’, ‘에버퀘스트’, ‘에버퀘스트2’, ‘쉐도우베인’, ‘던전앤드래곤 온라인’, ‘길드워’ 등 해외에서 이름 꽤나 날린다는 온라인 게임들이 야심 차게 한국에 발을 디뎠지만, 결국에는 짐을 싸야 하는 비참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또 현재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제외하고 ‘대항해시대 온라인’, ‘반지의 제왕 온라인’, ‘몬스터헌터 온라인’은 그 명맥 정도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무튼 이러한 ‘외산 게임의 무덤’인 한국에 두 개의 온라인 게임이 상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워해머 온라인’과 ‘에이지오브코난’ 입니다. 지난 지스타 2008을 전후해 한국 서비스사 확정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과연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외산 온라인 게임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국내 온라인 게이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게임 타임머신에서는 정말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외산 게임들의 한국 시장 도전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자, 그럼 과거로 날아가 볼까요?
형 왔다! 이제 한국은 우리가 접수한다! - 2002년 ~ 2004년
속된말로 해외에서 깃발 좀 날리던 대작 MMORPG들의 국내 상륙은 갖가지 흥미로운 사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2004년 2월 ‘DAoC’과 ‘에버퀘스트’가 잇따라 한국 진출을 선언합니다. 당시 온라인 게임시장은 MMORPG가 노른자 땅이었고, 온라인 유저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은 이런 유저들의 변화를 감지하고 너도 나도 해외 대작 온라인 게임을 모셔오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예로 ‘DAoC’를 모셔오기 위해 한빛소프트, 써니YNK, 버프엔터테인먼트(구 인터플라이 코리아)가 삼파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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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DAoC(좌)`와 `에버퀘스트(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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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해외 대작 게임들 간의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의도된 것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지만 이 당시 ‘DAoC’와 ‘에버퀘스트’가 한국에서 타이틀 매치를 벌일 정도였으니 말이죠. 두 게임은 당시 해외 온라인 게임 인기차트에서 1, 2위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라이벌이었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습니다. 아무튼 해외 온라인 게임들은 이런 저런 이슈거리를 만들어 내며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으로 스며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외산 게임들의 시작은 화려했지만 끝은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용두사미’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당시 대다수의 온라인 게이머들이 ‘리니지’ 스타일의 MMORPG에 익숙해 있었고, 뿐만 아니라 서비스사의 부실한 현지화도 외산 게임의 실패를 부추겼습니다.
약 3년 후 ‘DAoC’는 서비스를 종료하게 됩니다. 그렇게 본격 RvR을 표방했던 ‘DAoC’는 한국에서 사라지게 됐습니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WOW’도 했는데 우리라고 못 할 소냐! - 2005년 ~ 2006년
2005년, ‘외산 게임의 무덤’ 한국에서 ‘WOW’의 성공은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습니다. 2005년 이전까지 게임업계에선 ‘한국형 MMORPG에 익숙해져 있는 국내 유저들에게 외산 MMORPG의 플레이 스타일은 맞지 않는다.’가 정론이었습니다. 하지만 ‘WOW’가 그것을 깨버렸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주장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WOW를 통해 이제 국내 유저들도 외산 MMORPG에 많이 익숙해졌다.’ 그럴듯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한국에서 실패한 MMORPG들의 콘텐츠를 다듬어 융화시켜 놓은 온라인 게임이 바로 ‘WOW’였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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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야 말로!`라고 외치며 한국 시장에 상륙했던 `던전앤드래곤즈 온라인(좌)`과 `에버퀘스트2(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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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장이 대두된 후, 타석에 들어선 것이 바로 ‘에버퀘스트2’와 ‘던전앤드래곤즈 온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은 녹녹하지 않았습니다. ‘던전앤드래곤즈 온라인’의 경우, 한국 서비스사인 렛츠게임은 몰려드는 유저들을 만족시키기에는 2% 부족했고, 설상가상으로 터바인 측의 기술적인 문제로 업데이트마저 연기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결국 ‘던전앤드래곤즈 온라인’의 수명은 고작 10개월에 그쳤습니다. ‘에버퀘스트2’ 역시 상용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2006년 3월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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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퀘스트2’, 국내서비스 종료 `28일까지 계정료 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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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헬게이트:런던’ - 2008년
그리고 2008년 ‘디아블로’ 시리즈를 개발한 전(前) 블리자드 노스 맴버들이 뭉쳐 다시 한 번 사고를 치려고 했습니다. 바로 ‘헬게이트:런던’을 완성,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죠. 아시다시피 ‘헬게이트:런던’은 ‘디아블로’ 시리즈 개발자들이 개발한 온라인 액션RPG였기에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일으켰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됐을 당시만해도 그렇게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헬게이트:런던’의 유저는 점점 줄어만 갔습니다. 개발사와 국내 서비스사는 원인을 분석하는데 몰두했지만, 이렇다 할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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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에 대해서 말하자면 온라인 콘텐츠가 심각하게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사냥해서 좋은 장비를 맞추어도 그다지 쓸 곳이 없었고, 또 다른 유저들과 아이템 거래를 하기 위한 시스템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게임 콘텐츠에 대한 개발사의 이해가 부족했던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엎친데 덮친격으로 개발사인 플레그십마저 자금난으로 폐쇄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현재는 다른 개발사에서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명성만으로 게임이 성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음을 알리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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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뚜껑 열어본 ‘헬게이트:런던’ 유저평가 냉정했다 |
이렇게 나열해 놓고 보니 정말 처절했음을 알 수 있군요. 앞으로 다가올 2009년, 외산 게임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됩니다. 과연 ‘워해머 온라인’과 ‘에이지오브코난’은 사망의 골짜기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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