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와우를 제친 게임 `프리프` 성공 비밀, 윤상진 이온소프트 실장
2009.02.10 18:44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온라인 게임이 포화 시장에 이른 국내 시장을 대신하여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조이맥스의 ‘실크로드 온라인’이나 리자드인터렉티브의 ‘크로노스’, 온네트의 ‘샷 온라인’은 일찌감치 국내 시장을 박차고 나가, 중소 기업이라는 타이틀과 상관없이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었다.
이온소프트의 MMORPG ‘프리프’ 역시 2004년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정작 빛을 본 것은 최근에, 그것도 유럽시장에서였다. ‘프리프’는 전세계 8개국에 11개 언어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500만불 수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도 했다.
프리프, WOW 제치고 독일에서 다운로드 1위 되다 특히, ‘프리프’의 경우 독일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제치고 홈페이지 방문자 숫자와 다운로드 숫자 1위에 올라서는 등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게임메카는 2월 초, 윤상진 사업실장을 만나 ‘프리프’의 해외진출에 관한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일단, ‘프리프’가 서유럽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다운로드 숫자를 제친 것에 대한 사실 여부부터 확인했다. “물론, 항상 1위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WOW에서 업데이트나 패치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오히려 ‘프리프’가 앞서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MMORPG닷컴 인기 순위에도 여러 번 올랐습니다. 미국 다음에 유럽에 진출했는데, 미국시장은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닌데 유럽의 경우 현재 가장 성장이 가파른 시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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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온소프트 윤상진 사업실장 |
그는 ‘프리프’의 이 같은 성공에 대해 “적정한 시기에 적정하게 잘 들어갔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프리프’가 유럽에 처음 진출할 당시에는 ‘프리투플레이(FreeToPlay, 부분유료화)’ 게임이 거의 없었다는 것. 또 어느 정도 퀄리티가 있는 MMORPG를 아이템 판매 형식으로 ‘무료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이 상승세 흐름을 타게 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일랜드에 위치한 유럽 현지 서비스사의 적극적인 피드백과 고객관리(CS)가 주효했다는 것. ‘프리프’의 유럽 서비스는 이온소프트의 모기업의 계열회사에 해당하는 갈라넷 유럽지사에 관리하고 있다.
윤상진 실장은 문화적 차이는 거의 느낄 수 없었으며, 오히려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귀여운 그래픽이 유럽이나 북미 시장에서는 더 매력적인 요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가 알기엔 서양에서는 무조건 ‘WOW’나 ‘워해머 온라인’ 같은 그래픽을 선호할 것 같은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아요. 유럽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망가(만화)’를 좋아하는 매니아가 굉장히 많아서, 프리프의 그래픽이 그런 유저들에게 특히 어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풍 그래픽, 유럽의 매니아로부터 호응 얻어 해외 서비스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 파트너사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운영이다. 윤상진 실장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고객관리이며, 이 부분에서 흔히 냉소적으로 일을 대하거나 단답형으로 문제를 처리하면서 말썽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윤상진 실장은 현지 운영자(GM)가 유저들에게 친밀하게 대응하면서 적극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그는 온라인 게임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에서조차 운영이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문제이며, 이것은 거꾸로 국내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공통된 채널이 없고, 넓은 지역에서 제대로 된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들며,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더욱 중요해진 것이 게이머들 사이의 ‘입소문’이었고, 그것에 집중한 결과 홈페이지 방문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얻었다.
보통 국내 온라인 게임의 해외 진출 과정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순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프리프’는 거꾸로 올해는 국내를 비롯하여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진출하여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유럽에 나가지 못한 신규 지역을 비롯하여 확장팩 정도의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출시된 지 다소 시간이 흐른 게임이니만큼 그래픽이 일부 수정되고, 새로운 지역 및 캐릭터가 추가되는 식으로 계속적인 업데이트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즈음, 유럽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반응이나 지원이 좋지 않은 ‘프리프’의 국내 사정에 대해 물어보았다.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고객관리만이 성공의 열쇠, 국내도 다시 시작
“최근에는 국내 서비스에도 운영자를 대폭 늘리면서 관리하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예전에 운영자 숫자가 1명이라면 5명으로 늘어났죠. 어쨌든 한국이 가장 먼저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는 테스트 베드 역할 뿐만 아니라 한국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것에 대한 비중을 높여서 서비스할 생각도 큽니다. 다만 국내 같은 경우에는 워낙 서비스되는 게임이 많기 때문에 한 번 유저 이탈이 이루어지면 다시 활성화시킨다는 게 새로운 게임 런칭 이상으로 어렵습니다. 10대 후반부터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는 부분이나 휴면 유저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이벤트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 얼마 전 업데이트가 된 하우징 시스템과 커플 시스템 |
전세계적인 불황에는 유럽도 예외가 아니지만, 윤상진 실장은 올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것에는 소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유럽인들을 겨냥해 다양한 아이템도 준비하고 있다.
‘(프리프의 성공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게임을 해외에서 13차에 걸쳐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실시한 것을 예로 들면서, 무엇보다 관리와 관심이 성공의 열쇠라고 대답했다. 국내처럼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게임의 운영에 거의 전부를 투자했다.
여기에 모회사인 갈라넷을 통해 전세계에 진출한 그룹사들끼리 해당 지역에서의 경쟁사 활동 사항이나 신작에 대한 소식을 나누는 공조 활동도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국경 없는 경쟁이란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다.
“프리프로 좋은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이 궤도에 다른 게임을 올려놓고 싶습니다. 내부에서 개발되는 게임도 있지만,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게임을 찾고 있어요. 사양이 낮고 사이즈가 크지 않은 MMORPG라면 좋겠습니다. 이 장르를 잘 알고 있고, 이미 성공적으로 서비스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중소 규모의 아이디어가 신선한 게임으로 제 2의 프리프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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