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대박’ 한국인 개발자의 이야기
2009.03.06 19:06 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지난 3일 애플의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직거래 시장인 ‘앱스토어’에 한국인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상위권에 오르면서 한 차례 화제가 되었다.
앱스토어 유료게임 3위까지 오른 게임 ‘해비매크(Heavy Mach)’를 만든 이는 한국인 변해준씨로 경기도 화성에 사는 30대 중반의 게임 개발자였다. 그는 동료 디자이너와 밤을 새며 몇 달 동안 게임을 제작했다는 것. 초기 2.99달러에서 가격을 0.99달러(99센트, 한화 1500원 상당)로 낮추고, 애플의 추천게임으로 등록되면서 인기는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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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체 어플리케이션 순위 5위에 올라있는 이 게임이 하루 수 천 건의 다운로드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림짐작으로 하루 수 백만 원으로 추정된다. 유명 벤처기업인 이찬진 대표는 그를 ‘청년재벌’이라고 추켜세웠다.
변 씨의 정체(?)를 가장 먼저 국내에 소개한 것은 바로 드림위즈 이찬진 대표였다. 국경 없는 ‘오픈마켓’에 해당하는 앱스토어에 노출된 정보만으로는 정확히 개발자의 국적을 알 수 없다. 사실상 이찬진 대표가 취한 방법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dreamwiz.com/chanjin)를 통한 공개 수배 방식이었다.
이미 앱스토어 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이찬진 대표는 ‘해비매크’의 제작자 이름만으로 한국인임을 추측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게임과 그 이름을 공개하며 그를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그리고 변 씨를 통해 직접 연락이 닿았다.
이찬진 대표에게 연락을 해 온 변해준 씨는 자신의 회사는 앱스토어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 않으며, ‘해비매크’의 개발 사실은 알고 있으나 이 정도의 성공일 줄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는 자신은 두 아이의 아버지라며, 개발이 이루어지는 수 개월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 만 건에는 이르는 앱스토어에 상위권에 오른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 EA 모바일부터 스퀘어에닉스까지,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나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 역시 앱스토어 출시를 위하여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쏟아내는 만큼 1~2인의 개인 개발자가 만든 어플리케이션이 오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성공은 개발자라면 누구나 가능한 것일까? 누구나 ‘청년재벌’이 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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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청년재벌’로 급부상한 변 씨가 만든 게임의 수준은 개인이 1~2개월 투자하여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앱스토어로 ‘게임베이스볼 슈퍼스타2009(Baseball Superstars 2009)’를 내놓은 게임빌 측은 변해준 씨가 만든 게임의 수준은 한 사람이 짧은 시간에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높은 완성도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가 얻은 것이 결코 ‘우연한 성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빌에서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유순 씨의 말에 따르면, 그 역시 게임이 언론에 공개되기 전부터 ‘해비매크’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개발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오히려 나중의 일이다. |
앱스토어는 99불의 등록비만 내면 누구나 가입하여 자신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인 만큼 엄청난 양의 어플리케이션이 공개되고 경쟁도 치열하다. 따로, 애플 측에서의 ‘관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만큼 심의 과정도 간소하다. 최소 24시간에서 일주일의 시간이 걸리는 이 과정에서는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버그는 없는 지, 스크린샷(미리보기)와 일치하는 지 정도만 확인한다. 수익은 애플과 제작자가 3:7의 비율 정도로 나눠갖는다.
소프트웨어가 공개되고 나면, 바빠지는 것은 앱스토어를 대상으로 삼는 관련 커뮤니티다. 무수한 어플리케이션 중에서 자신에게 맞거나 기능이 뛰어난 ‘옥석’을 고르는 작업들이 매니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이루어진다. 마치 국내에 ‘모나와’나 ‘핸디게임’과 같은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이 관련 커뮤니티 사이에서 ‘해비매크’는 독보적인 퀄리티로 입소문을 얻었다는 것. 여기에 한 차례 이루어진 가격 할인은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사실 앱스토어의 경우, 대형 개발사뿐만 아니라 개인 개발자들이 내놓는 무수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인하여 시장 자체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일정 이상의 수준이 되는 어플리케이션이 전체의 1/10도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결국 ‘대박의 꿈’만 쫓아 내놓는 저질의 어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시장 자체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 마찬가지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심의도 앱스토어의 (정확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국내 출시를 앞두고 발목을 잡는 문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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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심의가 강화된다면 ‘개방과 공유’라는 원칙과 자유로운 개발자들의 아이디어 시장을 꿈꾸는 앱스토어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목소리다. 최선은 국경도, 자본의 장벽도 없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심의와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앱스토어만이 아니라 구글에서 운영하는 안드로이드마켓이나 다른 오픈마켓도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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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해비매크’의 제작자는 ‘영웅’이 되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랬다고 한다. ‘앱스토어’ 전도사이자 그를 소개한 이찬진 대표는 다시 한번 블로그를 통해 사정을 전하며, 개발자들을 독려하는 글을 남겼다. “단순히 돈 벌이 이상으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지 않냐”는 이야기다.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는 마치 꿈과 같은 개인 개발자의 짜릿한 성공스토리를 대리 체험하는 듯한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국내 출시를 앞둔 앱스토어에 대한 미리 공부도 잘 한 셈이다.
실력과 열정, 그리고 등록비 99불만 있으면 누구나 제 2의 변해준이 될 수 있을까? 자신감이 생겼다면, 실용적인 조언도 필요하다. 일단, 베일 뒤에 머무르기를 원하는 변 씨 대신에 앱스토어를 경험한 한유순 씨의 조언을 들어보자.
“대체로 인기 있는 장르는 액션, 아케이드 게임 종류에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플리케이션의 퀄리티입니다. 하지만, 1인 개발자가 만든 퀄리티 낮은 게임이라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가능합니다. 인기 있는 게임 중에 매우 단순한 것들도 많습니다. 게임이 복잡할 필요는 없어요. 단순하지만 아이디어가 살아있는, 중독성 있는 게임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데모버전을 등록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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