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법대로 합시다! 오토프로그램의 도전과 대응
2009.04.09 16:26 조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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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프로그램(자동사냥 프로그램)은 무엇일까요
리니지와 같은 MMORPG 게임을 하는 유저라면, 캐릭터의 레벨과 능력, 경험치 등을 좀더 빨리, 쉽게 높이고 싶은 욕구를 느꼈을 겁니다. 이러한 유저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등장한 것이 오토프로그램(자동사냥 프로그램)입니다. 오토프로그램은 유저의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마우스나 키보드 입력을 발생시켜 게임내에서 스스로 플레이를 하여 유저의 경험치를 누적하고, 캐릭터의 레벨이나 능력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을 통칭합니다.
오토프로그램, 왜 논란이 되는가?
오토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게임을 막 시작한 유저도 레벨을 높이거나 새로운 아이템을 수집하기 위해 지루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고, 어려운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어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게임 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 같은 경우, 쉽게 레벨업 할 수 있는 오토프로그램에 혹하기 마련이죠. 그리고, 오토프로그램은 그 게임에 대해 일정한 트래픽과 수익을 유지해줄 여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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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토프로그램 사용이 과도할 경우, 원래 게임의 취지와 시스템 질서를 와해시킬 수 있습니다. 또, 정상적으로 플레이 하는 다른 유저들에게 게임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 게임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또, 사업자의 컴퓨터나 서버에 과부하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물론 오토프로그램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자는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오토프로그램 사용으로 좋은 아이템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불법아이템 거래를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원래 게임이란 공정한 룰에 따라 즐겨야 하는데, 오토프로그램은 유저로 하여금 ‘불공정한 방법이라도 무조건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잘못된 게임문화를 조성할 수도 있죠.
오토에 대한 게임사업자의 대응
이러한 논란과 함께, 게임사업자들은 현행법상 직접적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토 프로그램의 이용자와 제작 또는 배포를 하는 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토프로그램 배포자나 사용자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제제조치를 가합니다.
사업자는 오토이용자를 발견하면 이용자에 대한 영구계정이용정지조치를 행사합니다. 게임사업자는 게임 이용약관이나 운영정책에 ‘오토프로그램을 허락 없이 사용할 경우 이용자에 대한 영구계정이용정지조치를 할 수 있다’는 등의 조항을 두고, 오토프로그램의 이용자에 대해 위 조치를 취합니다. 더 나아가 오토프로그램 제작자 및 배포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사업자 중에는 오토프로그램의 제작자, 배포자, 또는 이용자에 대해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여지도 있습니다. 특히, 제작자, 배포자는 오토프로그램의 제작, 배포 등을 통해 막대한 부당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으므로, 게임사업자는 그 수익을 회수하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게임사업자는 그 정도가 심각한 오토 프로그램의 제작자, 배포자, 이용자 등에 대해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제2항)로 고소를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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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온은 한번에 오토프로그램 사용자 계정 7만개를 영구정지 시켰다 |
이용자들의 불만, 그리고 반격?
이용자에 대한 영구계정이용정지조치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많습니다. 영구계정이용정지는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하면서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여 캐릭터와 경험치를 업데이트해온 유저에게 매우 가혹한 것일 수 있습니다. 또, 영구계정이용정지조치를 하면서 잔여 이용료나 사이버머니를 정산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유저 입장에서 부당한 손실을 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계정이 영구정지 된 유저들은 영구계정정지조치를 해제해달라고 하거나, 잔여 이용요금에 대한 환불 또는 위 조치로 인해 유저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등 집단적인 소송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2008. 3월경 ‘오토프로그램의 폐해를 고려할 때 게임 계정영구이용정지조치는 정당하다’는 취지의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오토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유저들과 엔씨소프트 간의 집단분쟁조정을 개시하였는데, 이로 인해 오토프로그램 관련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습니다.
오토프로그램 배포는 형사처벌 대상
게임사업자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오토프로그램’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이를 규제하기 위해 민, 형사상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2008. 6월경 문화부 주최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청회에서 공표된 개정안은 ‘게임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게임물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배포하는 행위’에 대해 금지 조치 외에 형사 처벌까지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는 말도 나올 수 있으나, 이러한 입법이 아니라도 게임사업자는 현행법에 따라 업무방해죄로 고소까지 하겠다고 벼르는 마당이므로,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사용하려는 유저들은 사태의 추이를 신중하게 살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여유롭게 즐기는 게임문화가 필요
오토프로그램은 지나친 경쟁심리와 승리의 기쁨을 빨리 만끽하려는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또 이러한 유저들의 마음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오토프로그램 제작자와 배포자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유저들이 좀더 여유를 가지고 게임 자체를 즐기면서 공정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문화가 정립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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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욱 변호사(jwcho@kangholaw.com)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법학박사. 미국 버클리 대학 법학석사(LL.M.). 사법연수원 27기.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도메인분쟁조정위원. 현 변호사(법률사무소 강호). 대한변호사협회의 지식재산권위원회위원. `인터넷 도메인 분쟁 연구` (박영사. 2004), `인터넷과 법률`(정상조 편 현암사. 2000), 정보통신과 디지털 법제 (정상조, 방석호 외 공저. 커뮤니케이션 북스) 등 다수의 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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