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아 김정주 대표 “세븐코어, MMORPG에도 탑승 전투의 시대 온다”
2009.07.11 14:00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게임업계에 웹젠 출신 개발자들이 부각된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 출신 스타 개발자들의 창업만큼이나, 국내 최고의 개발사였던 웹젠 출신 개발자들의 창업도 게임업계의 화제가 되었다. 계속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겪으며, 소리 없이 웹젠을 떠났던 개발자들이 제2의 성공신화를 꿈꾸며 돌아오고 있다.
그렇게 가장 먼저 두각을 보인 곳이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드래곤네스트’, 그리고 리로디드 스튜디오의 ‘더데이’였다. 모두 게임이 공개되자마자 일찌감치 퍼블리싱 계약을 마쳤다. 그리고 신생개발사 노리아의 ‘세븐코어’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왜 지금, 웹젠 출신들이 화제가 되는 것일까? 노리아에서 `세븐코어`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정주 대표를 직접 만나보았다. “웹젠에서도 김남주 전 대표님을 비롯하여 회사 창업 3인방분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들이었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어요.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의식도 강했고요. 특히 그래픽 부분에 대한 욕심이 많으셨죠. 인재도 많이 영입했고요. 아시다시피 뮤, 썬, 헉슬리 같은 게임들이 모두 선구적인 부분을 가진 게임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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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리아 김정주 대표이사 |
게임계 숨은 고수, 웹젠 출신 개발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웹젠이 한창 성장하던 당시, 회사는 국내, 외를 막론하고 유망한 개발 스튜디오 및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헉슬리’와 ‘T프로젝트’, ‘APB’ 등이 이 때 만들어졌다. ‘스타개발자’들이 모인 곳이 엔씨소프트였다면, 웹젠에는 ‘숨은 고수’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내우외환을 겪으며 당시의 인재들이 흩어진 것도 사실이다.
웹젠에서 ‘뮤2’와 ‘일기당천’ 등의 게임 개발을 총괄했던 노리아 김정주 대표 역시 20여명의 핵심 멤버들을 고스란히 모았다. 이 사람들과 함께 라면 분명히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게임 개발은 전체적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해요. 개발팀에 이른바 천재 개발자, 스타 개발자만 많으면 최고의 게임이 나올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 깨달았어요. 물론 개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게임 개발은 공동 작업이기 때문에 조직력이나 협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노리아에서 개발 중인 액션 MMORPG ‘세븐코어’는 과거와 현재, 미래적인 분위기가 혼재되어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퓨전 게임이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마치 폐허가 된 지구 같으면서도, 동시에 외계의 이공간 같은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캐릭터 역시 동, 서양 어느 한 쪽만을 겨냥해 만든 외모가 아니기 때문에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 퓨전 판타지 MMORPG를 지향하는 `세븐코어`의 각 종족 도시 컨셉 원화 |
김정주 대표는 ‘세븐코어’의 경우,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게임을 고려했기 때문에 동, 서양 어느 한 쪽의 문화만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저는 ‘세븐코어’의 비밀을 마치 추리소설을 읽어나가듯이 풀어가며 이 세계를 둘러싼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 유저들이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 자체를 재미있어 하지, 세계관을 보며 게임을 하는 경우는 드물죠. 미리 세계관을 알려주고 하는 것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은 조각과 플레이를 통해 알아가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유저들은 게임을 하면서 이 세계의 전쟁의 원인이 된 배후 세력, 세븐코어의 존재를 깨닫게 되죠.”
직업은 없다, 유저 스스로 플레이 스타일을 만든다
‘세븐코어’에는 SF 느낌이 나는 기계 종족과 바이킹 종족, 동양적 분위기를 풍기는 동양적 종족, 총 3가지의 종족이 등장한다. 직업은 따로 없으며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나 스킬에 따라 자유롭게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처음부터 근접 무기와 원거리 무기를 모두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플레이를 하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캐릭터를 키우면 됩니다.” 김정주 대표의 설명이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직업으로 한정시켜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
“처음부터 너무 자유롭게 캐릭터를 만들어두면 혼란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유저들이 자유롭게 게임에서 자신이 노는 방법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했어요. 많은 게임들이 숙련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우리는 직업은 따로 없지만 숙련도 방식이 아니에요. 몬스터 중에 인간형 몬스터가 있는데, 전투를 통해 스킬을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어요. 몬스터에게서 빼앗은 스킬을 통해 유저가 각성하는 방식입니다. 몬스터의 동작을 보고 그 몬스터가 가진 스킬을 미리 파악할 수도 있죠. 또 무기에 따라 원거리나 근거리 스킬을 사용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MMORPG 장르의 기본적인 시스템이나 편의성을 가져가면서 ‘세븐코어’가 극대화하고 있는 부분은 일기당천의 호쾌한 전투와 탑승전투. 한 번에 많은 적을 쓸어버리는 쾌감과 함께 탑승전투는 ‘세븐코어’가 핵심으로 삼은 게임의 매력이다.
▲`일기당천`을 개발했던 핵심 개발자들이 모인 만큼 일대다 전투의 쾌감을 강조하고 있다. |
“게임 속에서 유저들은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싶어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어요. 무기나 치장성 아이템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이제 탑승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탑승물을 제공하고, 또 탑승물이 가진 스킬을 통해 게임의 즐길 거리도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 김정주 대표의 생각이다.
무기는 약하다, 진정한 탑승전투가 시작된다
‘세븐코어’에서 탑승물은 야수형과 기계형, 크게 2가지 종류가 등장한다. 몬스터가 타고 있는 탑승물을 빼앗아 일시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탑승물은 따로 있다. “야수형 같은 경우에 몬스터를 잡아서 알을 얻고, 부화된 알을 키워서 나중에는 타고 다니며 전투에 이용할 수가 있어요. 탑승물을 커스트마이징할 수도 있고, 레벨업을 통해 탑승물만의 스킬도 얻을 수 있어요.”
김정주 대표는 이제까지 온라인 게임에 등장했던 탑승물은 캐릭터의 상태를 바꾸고, 이동속도를 빠르게 하는 정도의 기능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세븐코어’에서는 탑승자와 탑승물을 별개의 객체로 인식하고 전투가 가능하다. “비디오 게임에서는 ‘골든엑스 비스트라이더’같은 경우가 있었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전투에 적극적으로 탑승물이 이용되는 것은 세븐코어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탑승물 자체를 제 2의 캐릭터 이상의 가치를 지니도록 하여, 유저들에게 모으거나 키워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단순한 `펫` 수준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을 가진 탑승물 |
“우리 게임에는 따로 힐러가 없어요. 직업을 없앤 것도 그렇고, 유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길 바라기 때문이죠. 심리스로 광활한 세계를 구성한 것도 게임 속 모든 장소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니까요. 세력전이 시작하면, 어디라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규모 전투를 강조할 계획입니다.”
그래픽 눈속임 보다, 낮은 사양으로 글로벌 시장 노린다
‘세븐코어’는 현재 부분유료화 모델을 고려하고 있으며, 치장성 아이템이나 편의성, 성장 관련 아이템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공개된 게임 시연 영상만으로는 그래픽 디테일이 고사양 컴퓨터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MMORPG 같은 경우에 대규모로 제작되면서 점점 더 없는 게 없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처음에는 특징이 부각되지만, 나중에 갈수록 일반적인 콘텐츠가 추가되는 분위기죠. 유저들이 첫 인상에서 대작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그래픽 디테일인데, 개인적으로 ‘뮤 2’때 그래픽 극상을 경험해보았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래픽이 아니에요.”
게임 초기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생각하고 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게임은 낮은 사양에서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권장 사양이 지포스6200정도니까 현재 나오는 MMORPG와 비교해도 낮은 사양이에요. 전세계적으로 봐도 아직 MMORPG는 시작하는 상황이고, 중국에서도 이제야 2D에서 3D로 넘어가고 있고, 인기 있는 게임은 아직도 2D가 많아요.”
‘세븐코어’는 이제 막 프로토타입 개발을 마치고, 시스템을 가다듬고 있는 상황. 빠르면 올해 말 베타테스트를 시작하여 내년에는 정식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 간 많은 개발자들이 각자의 노하우를 가지고 창업을 시도했고, 시도하는 중이다. 누군가는 대규모 MMORPG를, 누군가는 화려한 액션 MORPG를, 또 누군가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을 노린 게임을 개발 중이다. 각자 나눠가진 노하우는 다르지만, 성공이란 목표를 노리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 노리아의 ‘세븐코어’ 역시 그 중 하나다. 2010년,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선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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