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플렉스 이재범 본부장 ‘텐트 회사가 게임 사업에 나선 이유’
2009.08.10 10:37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처음에는 텐트 회사가 왠 게임 서비스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라이브플렉스 이재범 본부장의 이야기다. 세계적인 텐트 생산업체로 손 꼽히는 라이브플렉스가 본격적인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나섰다. 대기업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임 사업에 레저용 텐트 생산업체의 등장은 의외였다. 사실, 라이브플렉스는 그 동안 자회사인 마이크로게임즈를 통해 필리핀 등 해외에서 ‘스페셜포스’를 서비스해왔다. 그러던 즈음, 본격적인 사업확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본사에서 올해 초 직접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나선 것. 현재 내부 개발 스튜디오를 통해 MMORPG 1종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1종을 개발 중이다.
필리핀 현지법인인 마이게임원은 현지 동시접속자 1위를 기록 중인 ‘스페셜포스’ 이외에도, 최근에는 ‘십이지천2’까지 라인업에 추가했다. 이외에도 독특한 어드벤처 액션RPG ‘파이널퀘스트’도 콘텐츠를 보강해 하반기 오픈베타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사업 외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본격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 서울 본사에도 일부 관리 인력을 제외하고는 150명이 모두 게임 인력이다. 텐트 사업은 부산 지사를 비롯한 해외 공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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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브플렉스 퍼블리싱 사업부 이재범 본부장 |
천존협객전 오픈 2달 만에 7개의 서버 운영 ‘기대 이상의 성과’
먼저, 정식 서비스를 진행 중인 ‘검혼일체, 천존협객전’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눠보았다. 중국의 고대 무협 소설 촉산검협전(촉산전)을 배경으로 하는 ‘천존협객전’은 ‘검혼일체’ 라는 이름 그대로 캐릭터의 능력치를 가져오는 무기 시스템이 특징인 판타지 무협 RPG. 서비스 두 달째를 맞이한 ‘천존협객전’은 총 7개의 서버에 동시접속자 1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 온라인 게임 ‘무림외전’, ‘심선’과 비교해보아도 좋은 성적이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이재범 본부장은 ‘시작이 좋다고 끝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 서비스를 진행하다 잘못 되는 경우도 많지 않느냐’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고무적인 반응이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아간 날 직전까지, 이재범 본부장은 운영 인력 보강을 위한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중국 게임을 서비스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천존협객전 역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게임입니다.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중국 개발사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업데이트 속도나 게임의 콘텐츠는 그런 단점을 뛰어넘습니다.”
이 본부장은 캐릭터의 성장뿐만 아니라 무기 스킬이 성장하는 시스템을 비롯하여, PK에 진 상대방의 시체를 끌고 다니거나 변하게 만드는 ‘모욕 시스템’, 편리성을 강조한 네비게이션 시스템 등이 게임의 인기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무협에 대한 향수를 가진 20대 후반에서 30대 성인 유저층이 주로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유저당 하루 평균 플레이 시간이 300분이 나올 정도로 열성 유저들이 많아요.”
▲ `천존협객전`의 무기 시스템 스크린샷 |
장식 피규어 없고 야근 없는 중국 개발사?
이재범 본부장은 ‘천존협객전’을 계기로 방문했던 중국 개발사만의 독특한 풍경을 전했다. 인력 유출 및 해킹 등 보안 문제로 인해 중국 개발사의 모습은 외부 공개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우 정돈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하는데, 업무시간이 끝나면 그대로 퇴근하더군요. 야근 문화가 없더군요. 경영진 쪽에서는 매우 열성적이라 늦게까지 일하기도 하지만 일반 개발자들의 경우 ‘칼퇴’하는 분위기 같았어요.”
개발자의 책상을 장식하는 피규어나 게임회사 특유의 ‘야근문화’가 없다는 중국 개발사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상대적으로 뿌리깊은 공산주의 작업 환경이나 중국 문화의 반영일까? ‘천존협객전’을 개발한 중국 개발사 클라우드토드사의 경우, 이 게임이 회사의 첫 번째 MMORPG다. 그래픽 작업 등 다양한 게임 개발 외주 작업 등으로 경험을 쌓으며 첫 번째로 자체 개발에 도전한 게임이 ‘천존협객전’인 것. 앞서 정식서비스를 진행한 중국, 대만, 북미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국내로 진입하게 되었다.
“제가 넥슨에서 퍼블리싱 담당으로 있었을 때부터 중국 게임의 서비스 제안이 매우 많았어요. 중국 게임의 경우, 국내 개발사보다 적은 계약금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이 들어올 거에요. 퍼블리셔 입장에는 10개 게임을 서비스해도 1개가 성공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나친 계약금부터 요구하는 국내 개발사가 부담스럽거든요. 특히 무슨 게임을 개발했다는 식으로 배경이나 이름값만 내세우며 계약금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개발사들은 더 그렇죠.”
다 년간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한 이재범 본부장의 지적은 솔직했다. 중국 온라인 게임의 ‘가격경쟁력’이 퍼블리셔로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매력이라는 것. 국내 게임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고민은 더욱 현실화되었다.
▲ 차이나조이 2009 행사, 중국 게임의 성장은 위협적인 수준이다 |
저렴한 계약금, 높아진 퀄리티 ‘중국 게임이 몰려온다’
이 본부장은 인건비 상승 등 개발비가 상승하는 국내 개발사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퀄리티도 높아진 중국 게임의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주선, 적벽 같은 완미시공 게임이 추가로 서비스를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죠. 동남아에서는 이미 무료와 마찬가지로 계약을 해서 중국 게임이 서비스를 하고 있고요.”
이 부분은 국내 개발사뿐만 아니라 직접 게임을 개발하는 라이브플렉스 입장에서도 경계해야 할 내용이었다. 결국, 가격경쟁력을 뛰어넘는 게임 콘텐츠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 그는 내부에서 개발 중인 MMORPG가 ‘에이카’ 이상의 중형급 MMORPG가 될 것이라고 살짝 소개했다. 그는 내년 정도에 선 보일 두 개의 게임과 함께 추가적인 게임 퍼블리싱도 계획 중이다. 물론 향후 게임 퍼블리싱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좋은 게임이 있으면 서비스하고 싶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콘텐츠를 대폭 보강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어 ‘파이널퀘스트’를 선보인 다음, 반기마다 하나씩 새로운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계획이다.
“당장에 게임 포털을 꾸미겠다거나 하는 식의 거창한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 있는 대형 게임포털들도 처음부터 포털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니까요. 넥슨 역시 카트라이더가 국민게임으로 뜨면서 넥슨닷컴이 주목을 받았죠. 개별 게임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차차 게임회사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갈 생각입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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