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앤드류 윌슨 부사장, ‘온라인게임은 제품이 아닌 서비스’
2009.12.09 18:11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EA의 온라인 사업 부문 수장이 최근 바뀌었다. 새롭게 EA의 온라인 게임사업을 맡게 될 앤드류 윌슨 수석 부사장은 EA의 대표 축구게임 ‘피파 시리즈’를 이끌어 온 인물. 서핑, 골프, 주짓수 등을 즐기는 스포츠광 그리고 첼시의 열성 팬인 앤드류 부사장은 이제 스포츠 게임뿐만 아니라 MMORPG 등 다수의 온라인 게임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올랐다. 게임메카는 8일 사업차 방한한 앤드류 부사장을 만나 그가 가진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한 비전과 EA의 전략을 들어보았다.
아시아와 북미, 유럽의 협업 개발 사례는 점점 늘어날 것
오늘 THQ의 ‘스맥다운 대 로우 온라인’ 제작 발표회가 있었다. THQ 온라인 사업 전략은 자본이 많이 드는 MMORPG의 경우 자체적으로 제작해 런칭하고 그 이외의 게임은 아시아의 온라인 게임 개발사와 협력해 개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었다. EA의 전략은 어떠한가?
앤드류 윌슨: 경쟁사의 전략에 대해서는 굉장히 존중한다. THQ에는 친구들도 많다. (웃음) EA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가두었다고 자평 한다. 성공 원인으로는 최강의 IP와 파트너쉽 그리고 내부 개발력이 결합한 결과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취할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물론 다르겠지만, MMORPG와 다른 장르를 구분 지어 온라인화 하는 것은 EA와 THQ가 비슷해 보인다.
앤드류 윌슨: 아주 좋은 전략 이라서 그런 것 같다.(웃음) 아무래도 서구 회사다 보니 온라인화에서 아시아 개발사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그래서 그런 전략의 공통점이 생기는 것 같다.
MMORPG 분야에서 협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서구의 개발사들이 RPG 개발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또 RPG를 개발하는 것은 언어문제 등 협업의 형태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이유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앤드류 윌슨: 어떤 장르의 게임이든 제대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 EA의 경우에는 스포츠 게임이나 FPS게임에서, 핵심적인 게임성에는 자신이 있지만 그 외 다른 온라인 모드에 대해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협업의 형태를 취해 IP의 온라인화를 진행했다. 그에 비해 RPG를 온라인온 하는 것 즉 MMORPG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온라인에 대한 염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협업의 사례가 적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 등에서 서구의 개발사와 아시아의 개발사가 처음부터 협력해 MMORPG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앞으로는 동서양 개발사의 협업 사례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의 사례는 EA가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 앤드류 윌슨: 그렇지는 않다. 중국의 퍼블리셔와 이야기 하다 보면 그런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세계 최대의 게임사에서 온라인게임 부문을 책임지는 수장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과 사업에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나? 앤드류 윌슨: 매우 밝게 보고 있다. 일단 우리는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화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콘텐츠 공급자의 접근 방식에 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음악, 영화 등 콘텐츠가 제공되고 접근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다. SNS 같은 것이 유행하는 것을 보라. EA는 그런 소비자들의 접근방식에 흐름을 같이한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SNS는 최근 게임업계에서도 화제다. EA에서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
앤드류 윌슨: 물론이다. 우리가 최근 플레이 피쉬라는 SNS회사를 인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SNS 사업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A에게 아시아 시장 그리고 아시아의 게임 사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앤드류 윌슨: EA는 아시아를 한 지역으로 보지는 않고 여러 국가가 이루어진 공동체로 보고 있다. 아시아의 각 나라들은 문화도 다르고 시장의 특색이 모두 다르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시아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성장 하고 있지만 국가별, 지역별로 그 내용과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필두로 해서 아시아의 시장이나 사업은 개척자라고 생각한다. EA가 아시아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부분유료화와 온라인게임 커뮤니티가 가지는 사회성이다. 북미나 유럽시장에서는 비용을 미리 지불하고 오프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방식으로 시장이 돌아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콘솔게임에서도 온라인 모드가 도입이 되고, 소비자들 역시 먼저 게임을 경험하고 마음에 드는 것에만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SNS인 페이스북 이나 플레이 피쉬에서 할 수 있는 게임들 역시 이런(부분유료화) 형태를 띄고 있다.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지불 방식 역시 그에 최적화된 형태로 변해가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 개발은 서비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분유료화 온라인게임의 현금 아이템이 게임을 지속 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심한 경우 게임성이나 게임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앤드류 윌슨: 정확한 지적이다. 잘 알고 있다 당연히 그런 부분은 경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피파 팀을 맡았었는데 ‘피파 09’는 패키지였지만 이후 ‘피파 09 얼티메이트팀’이라는 온라인 모드에서 부분유료화를 도입하고 나서는 유동적인 경제흐름을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A는 ‘온라인 게임 개발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하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 세계의 게임시장은 급격히 변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속한 위치에 따라 그런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는 정도는 다를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개척자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해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EA의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배울 것이 많다.
최근에 한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 온라인 게임이나 SNS를 즐기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짐작이 된다. EA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앤드류 윌슨: EA는 꽤 오래 전부터 모바일 플랫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성과도 잘 나오고 있다. 아이폰 게임 중 상위권에 많은 수의 아이폰 게임들이 위치하고 있다. 모바일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모바일 플랫폼은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가 높아지는 등 앞으로 많은 부분이 발전하리라 생각된다. 여기에 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특정기능을 모바일 플랫폼에 연동시켜 이동하면서 혹은 사무실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방식이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
▲ EA는 최근 가입자 6천만 명을 확보한 SNS 업체 플레이피쉬를 인수했다
EA의 온라인 사업에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어디인가? 한국을 제외하고 대답해달라.
앤드류 윌슨: 우선 유럽을 꼽을 수 있다. 진화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북미도 마찬가지다. 그 시장의 진화에 100% 준비하는 것이 EA 온라인 부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특히 아직 서구의 게임들이 들어가 성공을 거둔 사례가 적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A의 IP 중 온라인화에 가장 근접한 타이틀은 무엇인가?
앤드류 윌슨: 많은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가진 IP 모두를 온라인 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으로만 게임을 하는 시대가 오면 말이다. 이런 고민은 굳이 지금만 하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스테인션2에서 3로 넘어갈 때, Wii가 등장했을 때 아이폰이 등장 했을 때 이런 변화에 대한 고민들을 해 왔다. 어쨌든 EA에게는 25년 동안 쌓아온 막강한 IP가 있다. 가장 적절하고 적합한 방식으로 IP를 옮겨 갈 계획이다.
J2M 처럼 한국 개발사를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 있나?
앤드류 윌슨: 가능성이 열려있는 부분이지만 당장은 계획이 전혀 없다. EA는 재능 있는 사람을 영입 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비중도 두고 있다. 파트너사의 경우에는 좋은 개발사라면 언제든지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있다.
온라인 게임 사용자를 거칠게 나누면 MMORPG를 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 EA 온라인 부문은 각각의 그룹에 대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앤드류 윌슨: 두 그룹 모두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경로로 두 그룹에 신규 인원이 보충 되고 있다. 캐주얼 게임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의 인원이 캐주얼 에서 하드코어 게임으로 넘어간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게임인구는 늘고 그 안에서 캐주얼 게이머와 하드코어 게이머의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순환의 구조에 참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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