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본, 다크소울보다 더 '빡센' 놈이 왔다
2015.03.24 12:15게임메카 현씨
▲ 하드코어 액션 RPG의 진수를 보여줄 '블러드본'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크소울’로 유명한 프롬소프트웨어는 극악의 난이도로 유명하다. 심지어 게임을 만든 제작진도 보스를 못 깰 정도다. 이러한 그들이 ‘다크소울’보다 더 독한 놈을 내놨다. 24일 한국어 버전으로 정식 발매되는 ‘블러드본’이 그 주인공이다. 프롬소프트웨어에서도 극악 난이도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블러드본’을 만들었다고 하니, 게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오금이 저린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컨트롤만 잘하면 쉽게 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블러드본’과 ‘다크소울’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는 ‘총’이다. 방패 대신 총을 들어 치고 빠지는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다. 다시 말해 보스와의 거리를 잘 재며 쏘고, 도망가며 공격을 피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다크소울’보다 공략이 쉬울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의 예상대로 ‘블러드본’은 ‘다크소울’보다 쉬운 게임일까, 기대를 품고 직접 게임을 해봤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죽음은 성장의 기회
‘블러드본’은 소위 말하는 ‘친절한 게임’은 아니다. 처음 ‘블러드본’에 들어가면 뭘 할지 막막해진다. 미니맵도 없고,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를 설명해주는 프롤로그도 찾아볼 수 없다. 나를 공격하는 괴물의 정체도 파악하지 못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낯선 곳에 떨어져서, 강력한 몬스터들을 상대하게 된다. 몇 대만 맞아도 사망하는 주인공을 보며 ‘뭘 하면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실제로 플레이 도중 답답한 마음에 패드를 집어 던진 적도 있다.
▲ 블러드본을 플레이하면 질리도록 보게 될 화면
그러나 수많은 죽음을 통해 점점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경험이 쌓인다. 게임이 시작되는 ‘아남 시가지’에는 다양한 적들이 곳곳에서 주인공의 목숨을 노린다. 갑자기 구석에서 튀어나와 유저를 깜짝 놀라게 하는 괴물이 있는가 하면, 엄청난 덩치로 시선을 압도하는 종류도 있다. 총으로 멀리서 견제를 하는 몬스터도 존재한다. 여기에 치명적인 함정까지 배치되어 있다.
▲ 깊은 모멸감을 느끼게 해주었던 첫 보스
▲ 나중에는 건물 꼭대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한다
▲ 온갖 함정이 기다리는 던전, 깰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초반에는 얻어맞기 일쑤지만, 플레이를 하다 보면 적들의 패턴과 함정의 위치가 보인다. 즉, 죽음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략법을 하나씩 터득해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며 돌파구가 보이는 순간, 조금만 더 해보자는 도전정신이 불타오른다.
플레이에 익숙해질수록 공략법이 보이기 때문에 자꾸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조금만 점프하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간당간당한 난이도가 ‘블러드본’의 묘미다. 두 번째 보스인 ‘신부’는 플레이어와 동일하게 총과 도끼를 사용한다. 또한 체력이 30% 정도 남으면 변신까지 한다. 이러한 패턴을 파악하고 각 상황에 대비책을 만들어가며 말 그대로 보스를 잡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 ‘블러드본’의 핵심이다.
하다 보면 요령도 쌓인다. ‘보스전’을 대비해 HP를 회복시켜주는 ‘수혈액’을 모으거나, ‘피의 유지’를 모아서 아이템을 잔뜩 사둔 다음에 중요한 전투에 임하는 등 컨트롤은 물론 진행에 있어서도 요령이 생긴다. 여기에 필드 디자인도 유기적이다. 곳곳에 배치된 ‘체크포인트’는 다른 장소와 연결되어 있다. 즉, 새로운 체크포인트를 찾을 때마다 다음 진행으로 가는 지름길을 열게 되는 셈이다.
▲ 이 화면을 보기위해 게임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체력을 채우는 수혈액은 꽤 많이 나온, 다만 쓸 시간을 주지 않을뿐
공격 위주의 스피디한 전투
‘다크소울’과 가장 다른 부분은 전투다. ‘다크소울’은 방패를 사용해 공격을 막는 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반면 ‘블러드본’은 적의 공격을 피하면서 싸우는 속도감 있는 액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시원시원한 모션과 강렬한 혈흔효과가 생동감을 높인다. 특히 기를 모아서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릴 때의 쾌감은 극한 난이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만큼 시원하다.
▲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시원한 액션
▲ 기를 모아서 적을 한번에 쓸어버리자!
‘블러드본’은 양손에 무기를 들고 싸운다. 우선 근접무기는 2가지 타입으로 변환할 수 있다. 속도가 빠른 것과 공격범위가 넓은 쪽이다. 따라서 2가지 타입을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돌진해오는 적은 속도가 빠른 무기로, 떼로 몰려오는 몬스터는 사정거리가 넓은 무기로 타입을 바꿔 무찌르는 전술이 요구된다.
원거리 무기인 ‘총’의 존재감은 보스전에서 빛난다. 총은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총알도 20개로 제한되어 있고, 대미지도 약해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스전에서는 강한 공격을 적중시킬 기회를 만들어준다. 총으로 보스의 등 뒤나 약점 등을 명중시키면 스턴에 걸리기 때문에 그 동안 치명적인 공격을 날릴 수 있다. 주 공격인 근접무기와 이를 보조하는 원거리 무기, 두 종류의 장비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 적절한 타이밍에 총으로 공격하면 스턴에 빠진다
장비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다, 육성 요소
‘블러드본’에는 육성 요소가 있다. 적을 해치울 때마다 얻을 수 있는 ‘피의 유지’를 모아 마을에 있는 ‘사냥꾼의 밤’이라는 장소에 가면 필요한 장비나 무기를 사거나, 캐릭터의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직업군은 하나이며 장비와 능력치에 따라 성장 방향이 달라진다. 특히 장비의 특성에 따라 능력치 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원하는 아이템을 착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스탯을 찍어야 한다. 이처럼 장비를 하나씩 맞춰가는 맛이 꽤 쏠쏠하다.
다만 ‘사냥꾼의 밤’으로 가면 이전에 진행하던 플레이가 모두 초기화된다. 즉, 어렵게 잡은 적들이 다시 소환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할한 진행을 원한다면 ‘사냥꾼의 밤’으로 이동하는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 '피의 유지'로 캐릭터 레벨업이 가능하다
▲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세세하지는 않지만 꾸미는 재미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