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4 특집③] 추억과 고증에 상상력을 더했다, 캐릭터
2015.04.09 10:27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소프트맥스의 잠룡 ‘창세기전 4’가 드디어 꿈틀댄다. 2015년 출시를 목표로 스퍼트를 올리는 중이다. 오랜 침묵을 깨고 등장하는 ‘창세기전 4’는 어떤 게임일까? 게임메카는 ‘창세기전 4’를 ①스토리 (다시보기) ②군진(다시보기) ③캐릭터 ④개발 과정 이렇게 4부분으로 나눠 하나씩 살펴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창세기전’에서 캐릭터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소프트맥스가 ‘창세기전 4’의 핵심을 ‘캐릭터 수집’에 맞춘 이유는 전작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 조연을 가리지 않고 500명 이상의 인물을 모두 등장시키고 싶다는 것이 소프트맥스의 목표다.
문제는 오랜 기간, 많은 시리즈를 거치며 캐릭터가 파편화되었다는 것이다. 시리즈 별로 모습이 다른 캐릭터도 있고, 참고할만한 이미지가 거의 없는 캐릭터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창세기전’의 각 캐릭터를 유저들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느냐다. ‘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는데 ‘누구지?’라는 반응이 나오면 곤란하지 않나.
게임메카는 ‘창세기전 4’ 그래픽팀 이경진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캐릭터 원화 작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개발진 안에서 각 시리즈에 등장한 여러 캐릭터를 게임 하나로 묶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 소프트맥스 이경진 팀장
계승-변화-탈피, 창세기전 4 캐릭터 콘셉은 3가지
이경진 팀장이 소개한 ‘창세기전 4’ 캐릭터 콘셉은 3가지다. 하나는 기존 시리즈에 나온 모습을 최대한 계승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본래 이미지를 참고하되,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이다. 마지막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콘셉을 붙이는 탈피다. 이경진 팀장은 “위의 3가지 방향에서 각 캐릭터를 해석하고, 그에 걸맞은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작 이미지를 그대로 계승한 대표적인 캐릭터는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에 등장했으며, ‘창세기전 4’의 프롤로그에서 만날 수 있는 ‘메디치’다. 이 팀장은 “메디치는 기존 일러스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오되, 외모를 조금 어리게 그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미지가 180도 바뀐 캐릭터도 있다. ‘창세기전 2’에 ‘비프로스트’ 발키리로 등장했던 ‘사라’가 대표적인 예다. 이 팀장은 “발키리는 본래 여성만 존재하는 군사 단체인데, 일단 전신이 나오지 않고 게임 상에서는 ‘황색’이 강조된 도트로 표시됐다. ‘창세기전 4’에서는 완전히 새롭게 변신한 ‘사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서풍의 광시곡에 나온 샤른호스트의 초기 스케치. 중세 유럽풍의 가면을 쓴 모습을 살렸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드라우푸니르의 초기 얼굴 스케치, '창세기전 2'와 나왔던 그림과 느낌이 비슷하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이루스의 초기 얼굴 스케치. '창세기전 2'보다 좀 더 무섭고, 강한 느낌이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카슈타르의 초기 얼굴 스케치, 창세기전 2와 거의 동일하게 표현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유저들에게 충격을 준 ‘이올린’ 역시 변화 쪽에 가깝다. 이경진 팀장은 “이올린의 경우, 전작과 달리 팬드래건 왕국의 왕이 되며 기존 콘셉이 상쇄됐다. 보통 유저들이 ‘이올린’을 떠올리면 어깨가 강조된 갑옷이나 중성적인 느낌을 떠올리게 된다”라며 “이번에는 ‘왕이 된 이올린’을 다루며 기존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창세기전’ 자체가 여성 캐릭터가 많지 않다 보니,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이올린’을 좀 더 대중적인 취향에 맞는 여성으로 탈바꿈을 해보자고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 전작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유저들을 놀라게 한 '이올린'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캐릭터의 사연까지 담아낸다, 스토리와 연계된 캐릭터
앞서 말한, 3가지 방향성은 일단은 ‘고증’에서 시작한다. ‘창세기전’ 시리즈에서 사용된 일러스트나 인 게임 이미지는 물론 스토리와 설정, 세계관 등 모든 것을 철저히 살펴본다. 이경진 팀장도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기 전 ‘창세기전’을 처음부터 다시 해보기도 했다. 새로운 설정을 붙일 경우에도 ‘원작에서는 이랬는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렇게 성격이 바뀌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토대로 콘셉을 잡아나간다”라고 말했다.
▲ '알시온'의 재해석 과정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카슈미르의 유쾌한 용병 대장, 알시온 블랙소드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다시 말해, 캐릭터 원화 하나를 그릴 때에도 이 인물의 성격과 사연, 삶을 고스란히 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창세기전 4’ 개발총괄, 소프트맥스 최연규 이사가 이러한 부분을 매우 세밀하게 잡아냈다. 이 팀장은 “트리시스의 왕, ‘카심’의 경우 본래 ‘고생 끝에 왕이 되었다’는 설정이 있었다. 그런데 이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왠지 어렸을 때는 굉장히 잘 사는 귀족이었을 것 같다’는 배경이 설정되면 이러한 사연을 원화에 반영하는 과정을 거쳤다”라고 말했다.
스토리를 파고드는 과정은 매우 깊이 있게 진행됐다. 이경진 팀장은 “창세기전 2에서 ‘GS’, 즉 ‘흑태자’는 검은 가면을 쓰고 나오는데, ‘얘는 왜 가면을 쓰게 됐을까’ 그리고 ‘다른 암흑기사들도 많은데 왜 흑태자만 공포스런 존재가 됐을까’라는 수많은 생각이 따라붙었다”라고 전했다.
여러 시리즈로 조각조각, 파편화된 캐릭터 어떻게 하나로 모았나?
이경진 팀장은 실제 ‘창세기전 4’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을 예로 들어 파편화된 캐릭터를 어떻게 하나로 합쳤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첫 사례는 ‘베라딘’이다. 이경진 팀장은 “창세기전 1, 2에서 ‘베라딘’은 신분이 재상이라 연령을 높게 잡았는데, ‘창세기전 3 파트 2’의 ‘베라딘(베라모드)’은 중성적인 소년으로 그려졌다. 같은 인물임에도 시리즈에 따라 연령대가 크게 벌어지는 케이스다”라며 “그래서 ‘창세기전 4’의 ‘베라딘’은 중년과 소년, 2가지 이미지를 합쳐 ‘어린 소년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냉철한 재상이 된다’는 식으로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 '창세기전 2' 베라딘(좌)와 '창세기전 3 파트 2' 베라모드(우)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창세기전 2'보다는 젊고, '창세기전 3 파트 2'보다는 어른스러운 느낌으로 표현된 '베라딘'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창세기전 4’ 메인 이미지를 장식하고 있는 ‘크로우’는 좀 더 변화가 다양하다. ‘창세기전’ 1편과 2편은 물론, 모바일게임에서도 등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경진 팀장은 “일단 ‘은발’이라는 콘셉을 가져왔다. 여기에 최근에 출시된 것이 모바일게임이라 여기에 영향을 받는 유저들도 많으리라 생각했다”라며 “크로우의 경우 은발에 검은 망토를 둘러쓰고, 과거의 죄를 상징하는 쇠사슬을 목에 걸고 다니는 음울한 이미지가 붙었다. 여기에 최연규 이사가 ‘크로우’를 ‘달’과 연관시키고 싶다는 의견을 주어 달을 배경으로 한 원화가 완성됐다”라고 말했다.
▲ '창세기전 4' 크로우의 작업 과정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크로우의 복식 설정 그림, 모델링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크로우의 최종 포스터, 달빛 속에서 ‘설화난영참’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창세기전 4’ 프롤로그에서 만날 수 있는 ‘듀란 램브란트’는 본래 ‘이올린’을 보호하는 성기사 대장이었다. 이경진 팀장은 “기존 ‘창세기전’ 시리즈의 경우 ‘듀란’은 강하기도, 약하기도 한 인물로 인식된다. 그러나 결국 왕녀를 끝까지 지키는 장군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줬기에 이번에는 ‘강한’ 쪽에 무게를 뒀다. 여기에 일련의 사건 후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다가 상처도 생기고, 갑옷도 허름해졌다는 느낌을 넣었다”라고 말했다.
▲ '듀란 램브란트'의 재해석 과정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듀란의 최종 그림, 팬드래건의 성기사 장군 복장을 입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마지막으로 ‘칼스’는 기존 ‘창세기전’ 시리즈에서 도트와 일러스트가 다른 인물이다. 도트는 검은 올백머리로 등장하지만, 일러스트는 금발의 미남으로 나오는 것이다. 이경진 팀장은 “칼스의 경우, 유저들이 도트와 일러스트 둘 중 어떤 모습으로 더 많이 기억하고 있을까를 생각했다. 고민 끝에 그래도 대화창에서 많이 보는 ‘금발’ 쪽이 더 인지도가 있다고 생각해 이쪽으로 결정했다”라며 “칼스의 경우 ‘창세기전’ 안에서 ‘신과 용을 모두 잡은’ 최강자로 통한다. 이러한 강렬한 이미지를 ‘창세기전 4’에서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 '창세기전 2'의 '칼스'(좌)와 최종 스케치(우)
'칼스'는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는 등장하지 않아 실루엣으로 표현됐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그렇다면 작업하며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는 누구일까? 이경진 팀장은 ‘창세기전 4’의 파트너 캐릭터로 등장하는 ‘이안’을 꼽았다. 이 팀장은 “이안의 경우 기억이 없는 상태로 등장하는데 강한 면과 약한 면 2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이 원화에 그대로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강했다. 여기에 나중에 성우 녹음을 끝내고 보니 목소리랑 얼굴이 안 맞는다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했다. 지금 PC에 있는 ‘이안 최종 작업 파일’만 60개 정도 있는 것 같고, 얼굴은 한 100번 정도 고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이경진 팀장이 가장 어려웠던 캐릭터로 꼽은 이안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이안의 최종 그림, 좀 더 넉살좋은 청년의 느낌이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또 다른 파트너 캐릭터, 노엘의 상세 설정, 모델링을 고려한 다양한 설명들이 담겨 있다
(사진설명: 소프트맥스)
▲ 노엘의 최종 그림, 조금은 자기 중심적인 성격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시간여행을 콘셉으로 내세운 창세기전 4, 일러스트에도 보여줄 것
‘창세기전 4’는 기본적으로 ‘시간여행’을 콘셉으로 한다. 따라서 어떤 세계, 어느 시간대냐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다. 이경진 팀장은 “개인적으로도 같은 사람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또한 ‘창세기전 4’ 역시 서비스를 이어가며 한 캐릭터에 대한 여러 가지 버전이 나올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굉장히 크게 난다면 일러스트 자체를 변경해 각기 다른 이미지를 제공할 계획이 있다”라고 말했다.
시간여행이라는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미래인 ‘크로노너츠’의 설정에 대해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기존 ‘창세기전’ 시리즈와 달리 SF 느낌이 강한 ‘크로노너츠’에 대해 개발진이 초점을 맞춘 부분은 ‘색다른 기술’이다.
이경진 팀장은 “시간여행이라는 방향이 확정된 이후부터 ‘뭘로 이동을 하느냐’가 화제로 떠올랐다. 초기에는 거대한 검이 있고, 검을 쫙 뽑으면 시계 모양의 장치가 생기며 이를 조작한다는 콘셉이었는데, 표현이 애매하고 호쾌하지 않았다. 그래서 장치를 총으로 바꿨다. 연도별로 만들어 둔 ‘탄환’이 있고, ‘타임건’으로 이를 쏘아서 포탈을 연다는 식이다. 프롤로그가 끝날 때쯤에 이 ‘타임건’을 쓰는 영상이 나올 텐데, 전혀 총 같이 생기지 않은 기계장치를 꺼내고 여기에 탄환을 넣어 활성화시키면 ‘총 모양’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에스카토스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크로노너츠는 각각 다양한 목적으로 시공을 여행한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크로노너츠 초기 설정, 기존의 창세기전 세계관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에 대해 컨셉화한 것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단검을 이용하여 시간을 이동하는 장치를 불러낸다는 컨셉도 있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총알에 과거로 이동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다음
총을 쏴서 과거로 갈 수 있는 포탈을 만들어 낸다는 컨셉이 붙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타임건이 발동되면 주변에 부품이 생기며 총의 형태가 완성된다는 식으로 표현됐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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