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필드 온라인,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2010.03.30 09:51게임메카 강민우 기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기원전 49년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면서 한 말이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당시의 시대상황을 대변해주는 하나의 진리였지만 카이사르는 따르지 않았다. 돌이키기엔 너무 먼 길을 왔기 때문이었고 전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눈앞에 있는 까닭이었다. 네오위즈 이장철 제작본부장을 인터뷰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본부장은 인터뷰 말미에 "FPS게임에 편견이 있는 분이든 없는 분이든 `배틀필드 온라인`을 한번 해보시고 냉정하게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다소 과감한 속내를 밝혔다.
배틀필드 온라인은 지난 1차 CBT에서 혹독하리만큼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2차 테스트는 조심스러웠고 3차 테스트는 새로운 시도보다 기존 콘텐츠의 완성도에 신경 쓸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평가는 점진적으로 좋아졌고 금일(30일) 대망의 오픈베타테스트가 진행된다. 말 그대로 정말 주사위가 던져진 것이다. 결과는 하늘이 아닌 유저에게 달렸지만 말투 하나 하나에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이장철 본부장. 게임메카는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오위즈 본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좀더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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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30일) 정식 OBT가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어떤 심정입니까. 꽤 우여곡절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여러가지 의미로 말이 많았던 프로젝트였죠. 사실 실제로 개발에 착수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워낙 오래 전에 ‘배틀필드 온라인’을 만든다라는 기사가 많이 보도됐었고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기 때문에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이 느껴집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뭐 시원섭섭한 기분이 드네요(웃음). |
현재 개발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모두 촉각이 곤두선 상태죠. ‘배틀필드 온라인’은 지금도 그렇지만 개발초기부터 사용자 니즈가 상당히 많았던 게임이었습니다. 워낙 원작이 잘나갔었던 점도 있었고 국내 FPS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교과서로 통하던 게임이었으니까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는 것은 저희에게는 고마운 일이지만 그만큼 부담이 되기도 했죠.
현재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반응을 보면 시스템적이나 콘텐츠적인 요소는 호의적인 반면 그래픽적으로 꾸준히 불만은 제시하는 유저들이 많더군요.
아시겠지만 배틀필드 온라인은 ‘배틀필드2’ 기반으로 만든 게임입니다. 그래픽에 대한 이슈가 아직도 많은 편인데 사실 객관적(전작의 소스)으로 비교해봐도 오리지널판에 비해 퀄리티가 많이 상승했습니다. 헌데 유저분들이 느끼기엔 워낙 당시 이슈가 되었던 게임이고 그래픽적으로도 당시엔 월등 했기 때문에 원작에 비해 다운그레이드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더군요. 왜 파이널판타지7이 3D로 구현되서 나왔을 때 당시 엄청난 이슈였고 파격적인 그래픽이었잖아요. 제가 몇 일전에 파판 13편을 플레이 하면서 그래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지금 파판7을 돌려보면 그 때의 비주얼적인 감동을 다시 받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많은 분들이 그 때 느꼈던 감동을 기억하고 계셔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공식홈에
공개된 배틀필드2(원작) 스크린샷, 판단은 유저 몫으로
개발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이 있나요?
배틀필드는 워낙 원작을 좋아했던 유저분들이 많아서 매니아분들이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유저를 상대로 실력의 우위를 월등하게 점하는 상황을 우려했었습니다. 이 부분은 원작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기존 FPS게임에서 소위 말하는 신컨 유저에게 적용되는 건데요. 배틀필드 온라인은 게임의 특성상 학습해야하는 요소들이 많은데 원작유저들과 FPS게임 매니아들은 이런 요소들을 부담 없이 받아드리지만 대다수의 일반 유저들은 시작하자마자 튜토리얼을 건너뛰고 일단 게임에 들어가 총부터 쏴보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웃음). 그래서 그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개발팀의 최대 과제였습니다.
말씀하신 과제는 이번 프리 OBT에서 해결되었나요?
100% 완벽하게 해결했다곤 볼 수 없죠. 아직도 올드 유저들은 게임이 너무 쉬워진 게 아니냐는 반응이고 신규유저들은 이 게임 왜 이렇게 어렵냐는 반응이거든요(웃음). 하지만 1,2,3차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계속 좋아졌다는 평가를 얻고 있고, 이번 프리 OBT를 진행하면서도 그 간극을 계속 좁히고 있어 이제 곧 적절한 합의점을 찾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튜토리얼은 꽤 신경 쓴 티가 엿보이긴 했습니다.
훈련소(튜토리얼)를 넣을 때 내부적으로 말이 많았습니다. 게임을 너무 쉽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과 그 정도 가이드는 만들어야 하지 않나 라는 의견으로 갈렸죠. 결국 튜토리얼을 만들긴 했는데 저는 이 부분을 개발사가 최소한 제시해야 할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에 달린 네이게이션이라고나 할까요? 어차피 길을 아는 유저들은 네비보다 더 좋을 길을 선택해서 가잖아요. 하지만 처음 이 길을 접한 유저들에게는 아주 유요한 가이드가 될 수 있겠죠.
▲훈련소만
거치면 실전에서 헤맬 이유가 없다
저도 프리 OBT를 진행했지만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왜 전투기나 탱크 등 주요 탈것에 대한 라이센스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가라는 점입니다. 조종법도 모르는 유저들이 타고 다니다가 자폭하는 모습을 종종 보거든요. 잘만 이용하면 전세를 한방에 역전할 수 있는 주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 부분도 개발팀에서 논의하고 있는 부분인데 탈것에 대해 라이센스를 도입하는 것은 너무 강제적으로 자유도를 해치는 부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스템적으로 훈련소에서 탈것에 대해 훈련하면 일정 포인트를 리워드 해주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어 저희가 최대한 유도는 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강제적으로 만들면 오히려 반감을 줄 수 있거든요.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겪는 실수를 통해 좀더 운전을 잘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 일으키게 만들고 그 가이드 라인으로 훈련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주 베스트겠죠. 저희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탈것에 최대한 익숙해질 수 있도록 탈것 별 밸런싱을 조율하는 작업입니다.
▲머리
위에 뭔가 떠있으면 항상 불안하다
현재 많은 FPS게임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배틀필드 온라인의 경쟁작으로 어떤 게임을 보고 계시나요.
아마도 드래곤플라이의 `퀘이크워즈 온라인`이겠죠. `배틀필드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소규모 분대 전부보다 협업 플레이를 중시하는 대규모 `전쟁`게임이고요. 현재 여러 FPS게임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큰 틀은 서든어택이나 스페셜포스에 속해있잖아요. 배틀필드나 퀘이크워즈는 일반 유저들이 익숙히 알고 있는 FPS의 기본적인 틀을 깼기 때문에 처음 하시는 유저분들에게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고 신선하게 받아드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대규모 전쟁을 지향하는 게임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퀘이크워즈의 성공을 바라고 있습니다(웃음). 정말 이런 게임도 하나의 FPS게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대중적으로 많이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너도
잘돼야 나도 사는거다(위는 퀘이크워즈 온라인)
말씀하신 경쟁작이라고 할 수 있는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초반부터 e-스포츠에 염두해두고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배틀필드 온라인’도 이 부분을 고려 중인가요?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쪽은 사실 마케팅쪽 담당이라 제가 자세하게 이야기해드릴 순 없는데 어떤 면에서든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왜 스타크래프트에서 임요환 선수에 환호하는 팬들 보면 게임은 물론 그 선수 자체의 매력에 빠지고 게임을 즐기게 되잖아요. 저희 입장에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고 그 파급효과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시 게임 이야기로 넘어가죠. 현재 7개 병과가 있는데요. 위에 말씀하신 것처럼 ‘배틀필드 온라인’은 협업플레이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의 미션을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병과가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진행되어야 하죠. 하지만, 일반 유저들은 가장 효율적은 병과만 골라 집중적으로 하기 마련인데 ‘배틀필드 온라인’에서는 이런 부작용이 없었나요?
네, 그런 부분들이 확실히 있습니다. 2차 CBT에서는 대체로 위생병들이 인기가 높았습니다. 죽은 유저들을 살리면 기여도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그밖에 전체적으로 맵이 크고 넓다 보니 저격수가 항상 인기가 좋았죠. 말씀하신 특정 병과의 편중현상은 계속 밸런싱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시는 것처럼 심하진 않고 매 상황 상황마다 필요한 병과가 있고 유저들이 그런 부분들을 선택해서 잘 사용하고 있는 편입니다.
▲기갑이
뜨면 스나이퍼 50명이 있어도 대전차병 하나만 못하죠
현재까지 반응을 보면 바로 상용화로 넘어가더라도 괜찮겠다라는 의견도 많이 보이는데요. 내부적으로 계획이 잡혀 있습니까?
일단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고 사실 콘텐츠는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입니다. 상용화 콘텐츠도 모두 대기 중에 있죠.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현재 마련한 콘텐츠르 유저들이 얼마나 흡입력있게 플레이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만족을 못한다면 상용화가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이번 OBT도 그렇고 일단 안정성을 우선으로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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