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곤 이사, 아틀란티카 `트로이`로 다시 배수진을 치다
2010.04.16 20:53게임메카 강민우 기자
‘게임을 만드는 것은 배수진을 치고 산다는 것’
2년 전 ‘아틀란티카’ 오픈베타테스트 첫날 김태곤 이사가 게임메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당시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게임은 없냐’며 다소 짓궂은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개발자가 차기작을 염두해두고 아이디어를 아껴선 안 된다’며 ‘이번 작품이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로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고 주먹을 꽉 쥐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후 ‘아틀란티카’가 게임계에 남긴 족적은 쏟아 부은 열정만큼이나 값진 것이었습니다.
문화관광부 선정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08년 2월), 중국 최고의 해외 온라인게임대상(08년 11월),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게임상(08년 12월), 우수개발자상(김태곤 개발이사), KGC AWARDS Game Design 대상(09년 10월), 태국 게임쇼 (TGS) 최고 온라인 게임상 수상(2010년 1월).
남들은 하나 받기도 어렵다는 상을 무더기로 받은 아틀란티카와 김태곤 이사는 이제는 조금 쉬었다갈 법도 한데 다시 도전을 한다고 합니다. 전투시스템을 뜯어고치는 바람에 거의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비교하자면 ‘아틀란티카’판 대격변인 셈입니다. 무엇이 김태곤 이사를 다시 움직이게 했을까요. 그가 ‘트로이’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게임메카는 이를 밝히기 위해 다시 엔도어즈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엔도어즈
개발1본부 김태곤 이사
김태곤에게 ‘아틀란티카’란 어떤 게임입니까?
남들과 다른 길을 걷기 위해 만든 게임입니다. 아시겠지만 아틀란티카는 턴제 방식의 게임입니다. 초기 개발단계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미 시장에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나왔고 큰 시장을 형성을 했는데 적어도 ‘우리만큼은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요. 그래서 보편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보다는 조금 다른 방식에서 접근했고 지금의 아틀란티카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비록 주류는 아니지만 유저분들에게 조금은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아틀란티카 서비스를 시작한지 벌서 2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아틀란티카를 통해 느꼈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서 듣고 싶은데요.
가능성이라고 한다면 일단은 턴제방식의 온라인 게임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먹혔다는 것입니다. 현재 온라인 게임을 보면 액션이 주요 이슈고 화려한 타격감과 호쾌한 액션을 추구하고 나오는데 물론 이런 액션을 통해 얻는 재미가 크긴 하지만 꼭 액션 RPG만 이런 재미를 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왜 TV를 통해 웃음을 얻을 때 코미디 프로만 보고 웃진 않잖아요. 사극, 드라마, 버라이어티 등 다양한 장르에서 웃음을 주고 있죠. 그래서 저희는 새로운 장르를 발굴하자는 의미에서 게임을 만들었고 다행이 그런 부분들이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계도 있었습니다. 우선 턴방식 장르가 전체온라인게임의 비중에 비해 차지하는 영역이 너무 작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변 확대의 필요성이 절실하죠. 하나의 장르의 게임의 크게 성공하고 주류로 올라서게 되면 이 장르를 즐겼던 유저들은 게임을 접하기 더 쉬워집니다. 왜 국내 FPS시장의 대중화를 스페셜포스가 연 것 저럼 말이죠. 근래 들어 턴방식 온라인 게임들이 속속 보이고 있는데 ‘아틀란티카’ 조금이나마 시장의 저변을 넓힌 것 같아 기분 좋긴 합니다.
▲액션은
`재미`를 주기위한 하나의 수단일뿐
TBS 전투로 새롭게 변한 아틀란티카
이번에 개발하는 ‘트로이’는 기존 턴제방식을 업그레이드해서 ‘TBS’라는 새로운 전투시스템을 들고 나왔습니다. 특별히 이런 시스템을 채택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트로이는 사실 기존 아틀란티카 시스템의 반성에서 시작했습니다 서비스를 2년째 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이 크게 2가지가 있었죠. 첫 번째는 온라인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코옵(협력)플레이가 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저간 커뮤니케이션도 문제가 있었고 많은 유저들과 협동해서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동기도 부족했고 시스템도 뒷받침되지 않았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콘텐츠가 없데이트 될수록 쓰는 스킬의 가짓수도 같이 늘고 조작방식도 다양해지는데 앞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될수록 더 심해지기 때문이죠.
두 번째는 같은 선상의 문제로 이 때문에 기존유저들과 신규유저들이 게임에 대해 더 많이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럼 안 되죠. 이번 ‘트로이’는 접근성을 높이고 게임을 하지 않은 유저들이 봐도 전략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그래서 기존 MMORPG의 특징인 힐러나 탱커 딜러에 대한 일반적인 특징을 기본적인 룰로 채택했습니다.
직업적으로 세분화가 된다면 서로 협력해야하는 부분도 극명하게 들어나죠. 예를 들어 상대방 탱커가 죽었으면 제가 가진 힐러로 부활시키면 되니까요. 또, 비가오면 강이 불어나겠구나 숲에 불이 붙으면 곧 큰 화재가 나겠구나 하는 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투시스템을 만들 생각입니다. 강이 불어나고 숲에 불이 나면 당장 피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웃음) 요컨대 학습을 통해 이해가 되는 전략이 아니라 누구나 보더라도 전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투를 트로이를 통해 보여줄 생각입니다.
▲지형과
환경을 이용한 전략이 특화된다
‘아틀란티카: 트로이’는 최대 100명이 모여 전투가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트로이는 크게 두 가지 스펙트럼으로 작동합니다. 첫 번째는 TBS를 통한 전투, 즉 도전과제와 일반적인 전투가 있습니다. 도전과제는 말 그대로 도전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매우 높으며 하루에 플레이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보통 1~3인이 협동플레이하며 최대 15인까지 구상 중에 있습니다. 어렵긴 하지만 대신 보상이 좋죠. 두 번째는 PVP인데 이때 100:100 전투가 구현됩니다.
우문일수도 있는데 아틀란티카는 턴제 게임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도합 200명이 모여 전투를 한다면 자신의 턴이 돌아올 때까지 꽤 오래 걸릴 것 같은데요. 또, 랙으로 인한 문제는 없나요?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서버간 전투이며 두 그룹으로 나눠서 전투가 진행된다고 했을 때 턴은 개인이 아닌 그룹에 해당됩니다. 그룹당 일정시간이 주어지며 팀의 전략에 따라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랙 문제 역시 현재 여러가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까진 특별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았습니다. 차후 테스트를 통해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지 꼼꼼하게 확인해볼 계획입니다.
아틀란티카는 유저의견을 잘 수용한다고 들었습니다.
업데이트 방향에 있어서는 유저반응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편입니다. 일반전투에도 물론 던전 업데이트도 역시 그런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유저 니즈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좋은데 만약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과 개발사에서 원하는 바가 충돌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기본적으로는 유저 의견을 많이 수렴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큰 틀을 벗어난 의견이면 안되겠죠.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바로 두통약을 처방하는 것보다 먼저 왜 머리가 아팠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당장은 고통스러울지 모르지만 면밀한 검토 없이 무작정 의견만 수렴하다 보면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아틀란티카: 트로이’에 대해 몇 차례 테스트를 진행하셨는데 유저에게 어떤 피드백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재미있다라는 의견을 많이 보여주셨고 협동플레이로 인한 재미와 조작성 부분은 약간 지적을 받았습니다. 직관적인 재미를 주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많고요. 현재는 몇몇 소소한 버그를 수정하고 있고 테스트 진행방향에 따라 오픈시기가 확정될 것 같습니다.
아틀란티카의 하우징시스템 ‘마이홈’
TBS외에 트로이만의 특징있는 콘텐츠는 없나요?
일종의 하우징시스템 개념인 ‘마이홈’이 들어가 있습니다. TBS와 거의 같은 개발기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트로이에서는 상당히 비중있는 콘텐츠입니다. 마이홈은 현재 전투에만 몰입해 있는 유저분들에게 비전투 시간에도 긴장감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만들기 위해 국내외 하우징이 도입된 게임을 많이 살펴보고 연구해봤는데 근래 도입된 게임중에는 하우징이 성공한 게임의 거의 없더군요.
왜 실패했을까요?
어떤 게임이든 하우징에 다양한 콘텐츠를 넣으려는 시도를 많이 했었습니다. 생산, 채집, 펫 성장 등 다양한 콘텐츠가 들어가있었죠. 헌데 결정적으로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고 폐쇄적이었습니다. 자기집도 마찬가지지만 누구가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냥터에서 이탈해 산 넘고 물 건너 집으로 이동해야 했죠. 한번은 갈만하지만 단지 남의 집을 구경하기 위해 다시 온다는 것은 무리죠. 그래서 마이홈 시스템은 이러한 기존 하우징 시스템의 폐쇄성을 없애고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그런 집을 만들었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타 유저들이 저의 집에 어떻게 들어가는 것이죠.
그냥 상대방 캐릭터를 우클릭해서 입장을 하면 됩니다(웃음).
아무나 제 방을 들락날락한다는 것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는데요.
마이홈은 일종의 작은 홈페이지 개념입니다. 직접 글을 쓸 수 있는 블로그도 있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고도 볼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들의 비교는 대표적으로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으로 설명할 수 있죠. 싸이월드는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페이스북은 그 반대로 완전히 정보를 오픈해 크게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누군가 남의 집에 들어와 서납을 열어본다거나 창고를 훔쳐보는 것은 안되겠죠.
다음 업데이트 일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다음주 정도에 3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빨리 공개하는 쪽으로 퍼블리셔(한게임)와 협의를 해봐야죠. 아직까진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니 곧 좋은 소식 들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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