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야만족이 숨쉬는 ‘코난’에 효녀심청이 왜?
2010.05.20 14:30게임메카 강민우 기자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 말하는 ‘한국화’라는 것이 꼭 한국 콘텐츠를 넣는 것만은 아닙니다. 진정한 한국화는 ‘한국 유저’들을 위해 게임을 변경하고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네오위즈게임즈 ‘에이지오브코난’ 사업팀 김인권 PM이 입을 열었다. 네오위즈는 08년 11월 ‘에이지오브코난’ 퍼블리싱 계약 체결 이후 무려 1년 6개월 동안 로컬라이징 작업에 전력을 다했다. 웬만한 게임 하나 만드는 기간 동안 ‘한국화’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숭례문, 한국인 캐릭터 추가 등 코난의 고유한 세계관을 거스르지 않은 선에서 한국 유저들에게는 친숙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타국 유저들에게는 동양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은 네오위즈의 서비스 역량을 다시 돌아보게 했던 계기가 된 건 분명하다.
김인권 PM은 게임메카와 인터뷰를 통해 서비스의 중요성을 분명히 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유저분들은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서비스사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어떻게든 더 즐겁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핵심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한국화’에 절대 소홀할 수 없었던 것이죠..” 에이지오브코난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네오위즈게임즈의 진짜 목표. 김인권 PM이 말하는 한국화 작업의 핵심. 게임메카가 더 알아보았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에이지 오브 코난 사업팀 김인권 PM
에이지 오브 코난을 네오위즈게임즈에서 로컬라이징하면서 ‘현지화’나 ‘한글화’라는 표현대신 ‘한국화’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셨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 표현입니까?
김인권 PM: ‘한국화’라는 표현은 ‘한글화’와는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한글화’는 용어 그대로 글자를 한글로 바꾸는 작업을 뜻 하는 것이고, ‘한국화’는 게임 자체를 한국 유저들의 성향과 입맛에 맞도록 변경하거나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이 에이지 오브 코난을 편안하게 즐길 뿐 아니라 매우 좋아하는 우수한 게임으로 만들고자 집중했죠.
저희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한글화’와 ‘한국화’ 두 가지 모두를 심도 있게 진행했습니다. 특히 ‘한국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현재까지 한국 유저들을 위한 게임 콘텐츠의 추가 및 변경을 위한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 작업은 단순히 흉내를 내는 수준이 아닌 큰 공을 들여야 하는 하나의 큰 범주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이용자를 위한 게임성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며, 앞으로도 이를 잘 하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고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이지오브코난’ 한국화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 드리자면 기대 이상이었고 전체적으로 노력한 티가 확실하게 풍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작 MMORPG를 처음 서비스하는 네오위즈 입장에서는 완벽한 ‘한글화’을 목표로 삼는 것도 충분할 것 같았는데 굳이 ‘한국화’에 치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인권 PM: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유저들의 입장에서 필요하고 원하는 부분을 추가, 변경하는 것이 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 느꼈던 부분이고, 특히 ‘에이지오브코난’ 프로젝트에 참여해 로컬라이징 업무를 담당해 진행하며 정말로 해야 할 작업들이 많다고 수없이 느꼈습니다. 또한 네오위즈게임즈가 대작 MMORPG를 처음 서비스 한다는 사실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는 크게 상관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유저분들은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서비스사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어떻게든 더 즐겁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기에 ‘한국화’에 소홀할 수 없었던 것이죠.
▲애들은
가라. 오직 성인들에게만 허락된 액션
앞 질문에 이어 이런 ‘한국화’ 작업은 개발사(펀컴)과 긴밀한 협조가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는데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예를 들어 코난 세계관에 한국인을 추가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요
김인권 PM: 초반에 많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오슬로와 서울을 오고 가는 장거리 출장과 진심 어린 논의와 고민들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비전을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됐고, 그래서 좋은 성과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 후에는 큰 무리 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 캐릭터 같은 경우도 많은 설명과 제안을 한 네오위즈게임즈의 노력에 앞서 우리를 잘 이해해 준 펀컴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후 업데이트에서도 이런 한국적인 콘텐츠를 계속 추가해 나갈 예정입니까?
김인권 PM: 물론입니다. 하지만 ‘에이지오브코난’에서 말하는 ‘한국화’라는 것이 꼭 한국 콘텐츠를 넣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한국화는 ‘한국 유저’들을 위해 게임을 변경하고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하는 것이겠죠. 때문에, 향후에도 한국 퀘스트나 관련된 여러 컨텐츠 새롭게 추가되겠지만, 그보다는 한국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통해 직업 밸런스나 피트 변경, 컨텐츠 추가 등에 더 주의를 기울일 예정입니다.
펀컴에서 한국을 직접 방문해 한국문화에 대해 여러 가지 조사를 했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김인권 PM: 숭례문을 추가하기 위해 관련 업무를 진행하던 중이었는데요. 숭례문을 추가하게 된 과정도 간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추가하기로 협의가 된 후에 정작 펀컴의 디자이너는 숭례문을 볼 수가 없어 매우 슬펐습니다. 펀컴의 디자이너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제공한 자료와 스스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디자이너가 자신이 디자인한 숭례문을 보여주면 설명을 해 주었는데요, 숭례문 통로 천장의 디자인이 정말 인상적이고 멋지다며 칭찬을아끼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이 때 반성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숭례문의 통로 천장에 어떤 무늬가 있는지 그 때까지 정확하게 몰랐기 때문입니다. 무너진 숭례문 때문에 다시 마음이 아프고, 소중하다고 말만했지 외국인보다도 숭례문의 아름다움을 몰랐던 것이 반성이 되고, 이런 아름다움을 칭찬해 주고 실제 게임상에서 멋지게 구현을 해준 부분이 고맙고…… 참 여러 가지 감정들이 교차했던 순간이었습니다.
한국화 작업을 통해 국내 유저들이 보다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무리한 한국화 설정으로 게임(코난 세계관)의 오리지널리티를 잃어버린 게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김인권 PM: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펀컴 및 네오위즈게임즈 기획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희 또한 그러한 부분을 사전에 인지하고 에이지 오브 코난의 세계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기에,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해보시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공양미
삼백석을 바치지 않아도 심청은 효녀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무리수
인듯.. 싶었으나 -_- 나름 개그 코드가 숨겨져있다
로컬 과정에서 물론 회사의 목표는 완벽한 한국화 작업이었을 텐데요. 팀이나 개인적인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김인권 PM: 지난 1년 6개월의 시간 동안 많은 작업을 했지만, 아직도 할 것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한글화나 한국화 작업에 있어서 완벽함은 없고, 꾸준히 완성도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되도록 많은 이용자분들께 수고했다는 말을 듣는 것 정도가 우리의 목표일 것 같습니다. ^^
오픈베타를 앞두고 있는데 2년 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 기분이 어떻습니까
김인권 PM: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에이지 오브 코난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과, 저도 같이 함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너무나 기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조금 더 잘했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은 감출 수는 없습니다.
확장팩이 북미와 한국에서 동시 업데이트 됩니다. 이는 개발 초기부터 로컬화 작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상당히 힘든 작업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동시업데이트를 할 계획이 있습니까?
김인권 PM: 확장팩 신을 죽이는 자의 등장은 5월 11일에 북미&유럽에서 런칭되었고, 한국에서는 20일에 선보였습니다. 물론 거의 동일한 시기에 업데이트 되었지만, 의미상 ‘동시’라는 것은 아직까지는 목표에 가깝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서 정확히 ‘같은 날, 같은 시간’이 힘들 수는 있지만, 가급적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양사가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픈베타를 기대하는 유저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김인권 PM: 즐겁게! 에이지 오브 코난을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도 아끼지 말고 말씀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구요. 귀담아 더 좋은 게임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거친 하이보리아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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