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온라인 `현금거래? 모두가 하고 있잖아요?`
2010.07.15 17:17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황제 온라인’이 입을 열었다. 지난 7월 초, ‘황제 온라인’을 퍼블리싱하는 IMI는 게임 내 현금거래를 전면 인정하고 자동사냥까지 100% 지원하겠다는 자극적인 문구로 마케팅을 펼쳤다. 기름을 끼얹고 불구덩이에 뛰어든 셈이다. 관련 기사가 게재된 이후 게임메카 이용자들도 “정신 나가지 않고서 이런 마케팅을 펼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게임이기에 이미지 훼손까지 감수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마케팅을 추진한 IMI의 의도까지 말이다. 이에 게임메카는 지난 13일, IMI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김성일 부장을 만나 이와 관련해 상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IMI 신사업TFT 김성일 부장
황제 온라인은 어떤 게임인가?
중국에서 ‘제후 온라인’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정통 무협 2D MMORPG다. 지난 09년 중국 최우수 온라인 게임상에서 금상을 수상했을 만큼 그 완성도와 게임성을 입증 받은 바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방대한 콘텐츠다. 1일 24시간 플레이 타임 기준으로 1년 6개월 이상 플레이해야 모든 콘텐츠를 다 소진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된 것이 많다.
국내 게임이 아닌 중국 게임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그리고 현지화 작업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이 있다면?
탄탄하게 완성된 2D 게임이 어설픈 3D 게임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한 대로 ‘황제 온라인’은 방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 중 하나이며, 한국 게이머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까지 잘 갖추고 있다. 현지화 작업을 통해 게임 진행 속도나 레벨 업 속도를 더 빠르게 바꾸었고, 아이템 강화 등의 시스템도 추가 구현했다. 이는 중국 개발사에서 직접 소스를 이전받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인플레이션 방지 시스템도 도입했기 때문에 사회경제 시스템의 안정성도 확보될 것이라 생각한다.
IMI에서 서비스를 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나?
현재 IMI의 회원 인프라가 가장 큰 장점이 될 것 같다. 물론 IMI에서 서비스 한다고 하면 외부적 인식이 그리 좋지만은 않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단점도 분명 있다. 때문에 이번 마케팅은 우리의 장점을 완전히 살려 시너지를 낸다는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중국 골드쿨이 개발하고 IMI가 서비스하는 `황제온라인`의 스크린샷
게임의 가장 큰 재미요소는 어디에 있는가?
아이템 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게임은 그만큼 게임 내 사회경제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탄탄한 사회경제시스템은 유저들을 불러 모으고, 상호간 이루어지는 여러 사회적 작용으로 인해 MMORPG 본질적 재미를 보다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디지털 오픈마켓(아이템 거래 사이트)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게임은 MMORPG 장르가 그 비중이 가장 높은데, ‘황제 온라인’은 정교하게 디자인된 사회경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더 다양한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재미요소는 ‘황제 온라인’ 그 자체다. 앞서 설명했듯 높은 완성도와 방대한 콘텐츠가 구비돼 있어 게임 플레이를 통한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다. 게임 자체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런 도전도 가능한 것이다.
현금거래와 자동사냥을 키워드로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유가 어찌됐든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굳이 이런 마케팅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
노린 것은 선점효과와 패러다임 선포다. 모든 게임은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또, 이제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고의적으로 현금거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우리 게임은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IMI가 아이템 거래중개 사이트를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이런 마케팅이 가능했다고 본다. 만약 엔씨소프트 같은 회사에서 이런 마케팅을 했다고 생각해보라. 어떤 반응일지는 뻔하다. 이것은 현실이며, 모두가 쉬쉬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양지로 끌어내고자 한다. 그렇다면 업계와 유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자극적인 황제 마케팅이다.
어떻게 보면 모두를 적으로 돌리겠다는 말로 들리는데
막장 드라마가 ‘막장 막장’이라고 하지만 시청률은 높지 않나.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게임 자체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강렬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끌어 게임으로 유도하기만 한다면, 유저들은 우리를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다.
▲ 김성일 부장은 인터뷰 진행 동안 `황제 온라인`의 게임성을 특히 강조했다
‘자동사냥 100% 지원’이라는 의미가 궁금하다. 게임 내에 어떻게 표현되는가?
게임 내에서 지원하는 ‘오토마우스’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정확한 이름은 ‘비서 시스템’이다. 이는 비정상적인 게임머니를 취득할 목적으로 개발된 불법 ‘오토마우스’와는 확연히 다르다. ‘비서 시스템’은 게임 내에 불필요한 ‘노가다’를 완화시킨다는 목적으로 개발됐을 뿐이다. 몬스터를 수백, 수천 마리 잡아야 상황에서 플레이를 직접 하라고 하면 유저들이 얼마나 괴롭겠는가. 바로 이러한 ‘노가다’를 줄여주는 것이 목적인 셈이다. 만약 타 게임이 이런 상황에서 ‘오토마우스’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비서 시스템’은 소위 말하는 ‘작업장’ 형성에 절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거다. ‘황제 온라인’의 화폐는 크게 금, 은, 동으로 나누어지는데, 은만 거래가 가능하고 나머지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금은 캐시를 의미하며, 은은 퀘스트나 레이드 등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비서 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화폐는 동뿐이다. 동은 유저간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업장 형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론 불법 오토마우스 사용 및 관련된 작업장도 철저하게 배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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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사냥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불법 ‘오토마우스’와 이를 통한 작업장 때문에 인식이 그렇게 박힌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비서 시스템’을 지원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노가다’를 줄여주는 것이다. 이를 켜두고 잠깐 다른 걸 한다든지, 지인과 이야기를 나눈다든지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생계형 RPG’ 문구는 너무한 거 같다. 의도한 목적이 있나?
돈을 번다는 의미보다 유저의 재화를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보통 유저는 A라는 게임에서 B라는 게임으로 넘어가려고 고민할 때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재화가 아까워서라도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 우리는 이 재화의 가치를 인정해 주겠다는 거다. 쉽게 말해 버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자극적인 문구에 너무 집중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유저들과 소통을 원한다.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한 정확한 상황을 알고 있는 유저들은 드물다. 그들은 애초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개를 돌리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런 강수를 두어 이쪽을 바라보게 한 뒤 사실을 설명해주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그런 의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잘못하면 사행성으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질 수 있을 거 같은데
작년 한 해, 국회를 통해 한차례 게임업계에 ‘사행성’이라는 거센 광풍이 불었다. 이는 고스톱 및 포커류 등의 보드게임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것으로, 어느새 그 여파는 MMORPG 등의 여타 게임들에게까지 미치게 됐다. 그러나 MMORPG의 게임머니가 사행성을 띠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법원을 통해 명확히 판결(대법원 판결 2009도7237)이 내려졌다.
‘황제온라인’은 MMORPG로써 사행성과 관계가 없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1인당 월평균 현금거래 액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현금거래의 실상을 잘 모르면서 무조건 부정적 이미지를 품고 있는 거 같아 아쉽다.
노리고 있는 타겟층이 있다면?
30대 남성이다. 몇 년 동안 시장에 ‘리니지’류를 대체할 만한 괜찮은 2D MMORPG가 없었는데 ‘황제 온라인’이 이를 해소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에서 ‘재미’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온라인게임은 소통이다. ‘온라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게임에 접속해서 즐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 소통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바로 온라인 게임의 재미가 아닐까? 물론 게임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1인이 플레이하는 콘솔게임이나 PC게임과는 달리, 온라인게임만의 매력이 있다. ‘커뮤니티’나 ‘SNS’가 바로 그런 온라인의 매력을 증명하고 있다. 사용자들 간에 일어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사회경제활동 등이 바로 온라인게임이 가지고 있는 재미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위의 심의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됐나?
게임위의 심의 과정에서 총 2번의 심의 연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자동사냥이 원인이었다. 이에 대한 게임위의 의견서 요청이 있었고 의견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에 대한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하지만, ‘위드(C.C시스템)’, ‘무림외전(청신부)’, ‘주선(천지신명)’, ‘엔젤러브(자동학습)’, ‘열혈강호(묵혼의 상자)’, ‘그라나도 에스파다(킵모드)’, ‘아틀란티카(캐시 아이템)’ 등 이미 여러 게임에서 게임 내 자동사냥에 대한 심의를 득한 사례가 있고, 오히려 ‘황제온라인’이 타 게임에 비해 자동 사냥 시스템의 기능이 제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근거로 심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아쉬운 부분이었다.
두 번째는 게임 내 금(캐시) 거래 수수료가 원인이었다. 캐시 성격의 금 거래 시 수수료가 발생하는 부분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기에, 거래가 아예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삭제하여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심의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자정 안으로 게임 내 배팅 시스템인 용병 결투장을 삭제하는 등 게임위의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에 소통을 요구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어떤 의미의 소통을 말하는 것인지 자세히 듣고 싶다.
지금까지 아이템 거래중개 업체는 입장을 대변할 명확한 창구가 없었기에, 약육강식의 업계 논리 안에서 약자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템 거래중개는 게임이 활성화되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유저 대 유저의, 즉 C2C 거래다. 이에 대한 정당성은 이미 지난 1월 10일의 대법원 판례가 증명해준 바 있다. 오히려 게임사가 제공해주지 못하는 안전거래에 대한 플랫폼을 거래중개사가 대신 비난의 돌을 맞으며 지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게임사들은 현금거래에 대한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챙기며, 게임 그 자체에 대한 부작용은 거래중개 업체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자사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양지로 끌어올려 진정한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물론, 게임사가 응해주어야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늘 이 부분이 아쉬웠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외면하더라도 늘 손을 내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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