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던 ‘이야소프트’, 드디어 귀를 열다!
2010.08.24 17:46게임메카 강민우 기자
‘밖에서는 튼튼한 바가지인데 안에 들어오면 꼭 새더라’
조금 독하게 말하자면 현재까지 이야소프트의 행보가 딱 그 꼴이었다. 해외에서 빵빵 터지는 게임도 국내만 들어오면 죽을 쒔다. 처음부터 안됐던 게임은 아니었다. 초기 유입에 대한 상승지표는 뚜렷한데 늘 뒷심이 부족했다. 클로즈베타 때 반응이 좋았던 게임도 오픈베타가 시작되면 힘을 잃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야소프트 강은성 신임 대표는 그 해답을 ‘서비스’에서 찾았다. 강 대표는 지난 7월 총괄부사장에서 대표로 선임되면서 국내에서 부진하고 있는 이야소프트 게임들의 특징을 면밀히 살폈다. 그 결과 콘텐츠에서도 문제점이 많이 발견됐지만 그보다 회사와 게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상당히 뿌리깊고 노골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야소프트 게임이 해외에는 성공을 많이 거뒀는데 국내는 자체 서비스해서 성공을 거둔 게임이 거의 없었어요. 이유야 뭐 많겠지만 일단은 게임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고 유저들이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것 또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야소프트
강은성 대표
사실 강 대표가 말한 이야소프트 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은 꽤 오래 전부터 그 싹이 뿌리 깊게 심어져 있었다. 물론, 세상에 욕 안 먹는 개발사, 퍼블리셔가 어디 있겠냐마는 게임보다 현란한 마케팅이 먼저 관심을 받다 보니 게이머들 입 밖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일은 예삿일이었고 심지어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무거운 말이 오갔다. 좋게 말하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야생마였고 좀 안 좋게 표현하면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하는 김여사 같다고나 할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출시되는 게임 퀄리티 자체는 일정 수준이상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루나온라인이 대만에서 ‘와우’ 동시접속자 수를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던 사례도 이를 뒷받침 한다. 대중적으로 통할 수 있는 요소는 확실히 갖췄다는 증거다. 하지만, 참담한 국내 성적표가 보여주듯 게임 자체의 콘텐츠를 모두 꺼내기도 전에 서비스에 만족을 못 느낀 유저들이 먼저 떠나버리는 사태가 발생해버렸다. 이처럼 강 대표가 전면에 나서 칼을 꺼내든 것도 그 심각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야소프트가 겪고 있는 문제가 단기간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빨리 처리하려고 하면 부작용만 더 생길거라 생각하고 있고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조금 늦어라도 하나씩 꼼꼼하게 처리하고 싶습니다. 이번 게임개선 공모전도 그런 관점에서 출발했죠. 일단 유저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욕을 먹더라도 그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제1회 엔팡 게임 개선 공모전`
지난 7일부터 시행했던 ‘제1회 엔팡 게임개선공모전’은 이야소프트가 가고자 하는 길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일단 의도는 자사에서 개발 중인 ‘에다전설’, ‘루나 플러스’ ‘아이리스 온라인’에 대한 유저들의 진솔한 피드백을 받고 이를 수정, 개선하면서 유저들과 같이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받아들여진 피드백은 해당 사이트 게시판에 등록되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의 의견이 게임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공개적으로 피드백을 받겠다고 선언해버리면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는 기존 업무의 곱절은 힘들어진다. QA파트에서 넘어온 일도 산더미 같은데 유저 피드백 하나하나 검토해가며 반영해 나가는 게 절대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역 개발자 출신인 강 대표도 이를 모를 일 없다. 그는 이야소프트 창립멤버로 ‘무협대전 쟁’, ‘루나온라인’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현재의 이야소프트를 있게 주인공 중 한 명이다. 또, 총괄부사장을 역임하면서 자체개발 게임의 모든 분야에 관여해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게임이 없다. 공개적으로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은 작심하고 이 일에 올인하지 않으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진행하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다. “소통이라는 게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예전에도 저희가 유저들의 의견을 안 들었던 건 아니었거든요. 분명 의견도 받고 일부는 게임에 반영도 했었죠. 하지만, 그건 그냥 듣는 거지 소통은 아니잖아요. 개발자들도 꼭 특정 채널이나 모임을 통해서만 말하는 게 아니라 게시판에서 편하게 말도 하고 유저들의 말도 직접 들어 보고요. 또, 유저분들에게 자신의 피드백이 어떤 식으로 게임에 반영됐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하자 이거죠. 그게 소통이고 앞으로 이야소프트가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목표라고 생각해요.”
요즘 강 대표는 본인의 업무뿐만 아니라 게임 게시판에서도 활동이 분주하다. 각 사이트 게시판에 돌아다니면서 ‘앤디’라는 닉네임으로 유저 글에 직접 답변도 달아주고 진행사항도 꼼꼼히 체크하며 분위기 전환에 힘쓰고 있다. “다행이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이 왔어요. ‘이미 늦은 거 아니냐’, ‘그러길래 진작 신경쓰지’라는 의견도 많이 받았는데 긍정적인 면을 먼저 봐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게임개선 공모전 역시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노하우를 살려 계속 진행할 예정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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