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롤·블소까지, e스포츠가 주인공이 된 ‘지스타’
2015.10.30 16:53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지스타 2014 현장
게임의 빈 자리를 e스포츠가 메웠다. ‘국내 대표 게임쇼’라는 타이틀을 가진 지스타의 현 주소다. 국내 업체 중에는 넥슨과 네시삼십삼분,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주요 게임사가 B2C 출전을 고사하며 ‘올해야말로 속 빈 강정’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여기에 국내 업체 공백을 메워주던 블리자드, 워게이밍 등 해외 업체도 참가를 고사하며 걱정은 더더욱 깊어졌다.
오히려 충실한 쪽은 지스타 현장에서 열리는 e스포츠 대회다. 넥슨이 주최하는 ‘피파 온라인 3’ 국제대회부터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단기대회 ‘KeSPA 컵’과 엔씨소프트 ‘블소’ 월드 챔피언십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지스타와 함께 리그를 본다’는 개념이었지만 올해는 앞뒤가 바뀐 형국이다.
허리가 텅 비었다, ‘넥스타’라 불리는 지스타 B2C관

▲ 지스타 2015 부스배치도 (사진제공: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B2C 공백은 지스타 2015 부스배치도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본래 지스타는 2013년부터 편리한 동선과 최대한 많은 부스를 관람객이 돌아보도록 유도하기 위해 모서리에 주요 업체를, 가운데에 중소 개발사와 게임 관련 학교가 모인 공동관이나 보드게임, 아케이드 등 취약장르를 배치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미지를 기준으로 왼쪽은 공동관이, 오른쪽은 넥슨 4인방이, 뒤에는 엔씨소프트와 SCEK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입구 쪽에는 메인 스폰서를 맡은 네시삼십삼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넥슨의 경우 네오플, 넥슨지티, 엔도어즈까지 자회사 3곳을 총동원해 오른쪽을 메우고 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업계와 기자 사이에서는 ‘넥스타(넥슨+지스타)’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뒤를 받쳐줄 ‘중견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생중계를 맡은 트위치나, 하드웨어 업체 엔비디아, ‘파이널 판타지 14’가 살짝 끼어 있는 LG전자를 ‘게임업체’라 부르기는 무리가 있다. 또한 ‘게임쇼’라는 테마에 딱 맞아떨어지는 신작 발표나 기대되는 게임에 대한 추가 정보 공개를 기대하기 어렵다. SCEK 역시 방문객을 대상으로 출시 예정 라인업을 시연해볼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갈무리해 B2C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네시삼십삼분 외에 귀가 솔깃한 소식을 전해줄 창구가 전무하다.
현장감 최고인 e스포츠, 대안은 되지만 최선은 아니다

▲ 지스타 2013 당시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롤챔스 윈터 개막전 현장
도리어 소재가 넘치는 곳은 e스포츠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피파 온라인 3’, ‘블레이드앤소울’ 등 굵직한 종목 3종이 규모 있는 대회를 열어 지스타 기간 저녁을 책임진다.
우선 아시아 7개국이 출전하는 ‘피파 온라인 3’ 아시안컵 결승전은 12일부터 14일까지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진행된다. 그 바통을 이어받는 주인공은 ‘리그 오브 레전드’다. 오는 6일부터 본선에 돌입하는 단기 토너먼트 ‘2015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 컵’ 4강과 결승전이 13일과 14일, 오후 6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진행된다. 가장 신흥 종목이라 할 수 있는 ‘블레이드앤소울’도 지스타 기간 e스포츠에 박차를 가한다. 13일부터 14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블소’ 2015 월드 챔피언십 4강과 결승전이 열린다.
온라인게임은 줄고, 모바일게임은 ‘게임쇼’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한 가운데 e스포츠는 위기의 지스타를 지원하는 ‘용병’으로서의 자질은 충분하다.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지스타 출전 고사를 언급하며 가장 먼저 하는 말은 ‘현장에서 게임을 보여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반면 e스포츠의 경우 현장에서 진행되는 대회가 주를 이루며,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진행도 용이해 ‘현장감’이 중요한 게임쇼와 궁합이 맞는다.
그러나 e스포츠는 어디까지나 ‘용병’이지 지스타를 책임질 주역이 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e스포츠로 게임 공백을 메우는 것은 상황상 선택한 차선책에 불과하다. 지스타는 ‘e스포츠 종합 행사’가 아니라 ‘게임전시회’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출품되는 게임이 많은 가운데 e스포츠를 함께 하는 것은 ‘볼거리를 풍성하게 가져간다’는 좋은 모습으로 포장될 수 있지만 ‘게임’ 대신 e스포츠를 채워 넣은 지스타는 포장은 화려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모습이 될 우려가 높다.
2013년부터 불거진 참가업체 부족, 2년 동안 답이 없다

▲ 지스타 2014 당시 입장을 기다리는 일반 참가자들
사실 지스타의 ‘참가업체 기근’은 2013년부터 이야기됐다. 지스타 2013에서도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 등 주요 국내 업체가 참가를 고사하며 위기론이 불거졌다. 이러한 문제는 2014년과 2015년에도 연이어 발생했다. 2014년의 경우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액토즈소프트, 엑스엘게임즈 5곳으로 B2C 주요 참가 업체가 압축됐다. 그리고 2015년에는 5곳에서 3곳으로 규모가 줄었다. ‘
‘업체가 없다’는 말은 2년 전부터 나왔지만 지금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협회가 내놓은 대안은 ‘B2B’ 강화다. 해외 바이어에 한국 게임을 소개하거나, 반대로 한국 업체가 해외 게임을 찾는 ‘비즈니스’가 주를 이룬 B2B 확대가 협회가 지스타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실제로 2013년부터 지스타 B2B관은 부스 수와 전시관 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향후 지스타를 각국이 모인 게임 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고 싶다는 것이 협회의 목표기도 하다.


▲ 지스타 2014 B2B관 현장
그러나 B2B가 중심을 이룬 지스타는 ‘게임쇼’보다는 ‘게임 수출상담회’에 더 가깝다. B2B 강화에 집중할수록 ‘게임을 보고 즐긴다’는 ‘게임쇼’로서의 정체성은 흐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업계 관계자가 아닌 일반 참가자는 들어갈 수도, 갈 이유도 없는 B2B 중심의 지스타에 일반 게이머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어렵다.
이번에야말로 ‘지스타’ 주최 측이 행사의 ‘중심’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해야 될 타이밍이다. ‘게임쇼’라는 틀을 유지할 것인지, 사업에 집중된 B2B 행사로 노선을 선회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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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웃또2015-10-30 17:47
신고삭제ㅋㅋㅋ아니 뭐 가뜩이나 볼거리 떨어지는데 e스포츠가 땜빵이라도 해주니 다행 물론 그거 보러 내려가진 않습니다 찌찌쁑
유다희2015.10.30 17:24
신고삭제부스배치도만 봐도 한숨 나온다...저거 구경하는데 반나절도 안 걸리겠네....저게 무슨 지스타야 넥슨쇼지
유다희2015.10.30 17:25
신고삭제캐스파컵이나 보러가야지.......진에어의 역습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유다희2015.10.30 17:27
신고삭제말로만 듣던 WCG 부활인가? 이게 게임쇼인지 e스포츠판인지.....e스포츠라도 잘 되서 흥하면 좋겠지만 게임쇼라고 말하기는 부끄럽겠다
크라웃또2015.10.30 17:47
신고삭제ㅋㅋㅋ아니 뭐 가뜩이나 볼거리 떨어지는데 e스포츠가 땜빵이라도 해주니 다행 물론 그거 보러 내려가진 않습니다 찌찌쁑
어잌후2015.10.30 17:47
신고삭제2~3년 안에 망하덩가 모바일 전문 행사로 바뀌던가 하겠구만 이러다 지스타..
운명의열쇠2015.10.30 17:48
신고삭제근데 e스포츠 한마당이라기엔 솔직히 변변찮은게 롤 2부 리그랑 블소 비무제 누가봄 피파도 그~냥~저~냥~
CULTIST0012015.10.30 17:58
신고삭제진심 부산 e스포츠 한마당으로 바꿔라.
이게 무슨 게임행사냐;
모모냥2015.10.30 23:18
신고삭제게임들 쿠폰주는거때문에 가는거아닌가? 솔직히 볼건 없음
떡치기2015.10.30 23:39
신고삭제뭔 삽질들이여 한국은 게임산업하고 맞지가 않어 지스탄지 ○○스탄지 없애고 그냥 폰겜이나 다들 하자구
hst1112015.10.31 10:09
신고삭제이번에도 가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입장료도 올랐고 업체도 많이 줄었군요 게임업체들이 많이 참가안하니 이번행사도 심히 우려됩니다. 작년에도 겨우 보긴 했는데....
효도르관광2015.10.31 22:50
신고삭제여가부는 뭐하냐?!!!
저기 아주 대놓고 마약 팔고, 광고하자나!!
언능 가서 잡아들이고 깜빵 처넣어!
ㅇㅇ?
달빛로망2015.11.01 01:33
신고삭제지스타는 부스걸 구경하는 재미로 가는거지
담비빵2015.11.01 04:39
신고삭제작년에 가봤지만 죄다 모바일 게임 위주였고 내용도 부실했던 기억이남
예매 시스템도 이상해서 예매 못하고 갔더니 30분넘게 줄서서 겨우 표샀고 부산살지만 갈일 없을거 같다
무라마사2015.11.01 12:20
신고삭제작년 지스타가 진짜 역대급으로 볼게 없었는데, 올해 또 다시 역대급 볼거없는 게임쇼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