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도 못 넘은 롤, 엔씨소프트 MXM은 과연?
2016.02.25 19:37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온라인게임을 꼽으라면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빼놓을 수 없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순위에서 187주 째 1위를 지키고 있다. 2011년 12월에 한국에 출시된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년이 지난 현재도 기세가 등등하다.
이처럼 ‘리그 오브 레전드’가 잘 나가다 보니 AOS는 한 순간에 ‘핫한 장르’로 떠올랐다. 실제로 수많은 신작이 ‘AOS 최강자’ 자리를 빼앗기 위한 각축전에 나섰다. ‘도타’ 정식 후속작 ‘도타 2’와 블리자드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그 대표주자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대등한 싸움을 펼치기는커녕 일방적으로 밀리고 만 것이다.
첫 주자는 ‘도타 2’였다. 넥슨이 ‘리그 오브 레전드 타도’를 걸고 적극적으로 푸쉬한 ‘도타 2’ 한국 성적은 초라했다. 1년이나 먼저 서비스된 ‘리그 오브 레전드’ 선점효과에 상대적으로 흐름이 느리고, 규칙이 까다로워 유저 유입에 난항을 겪은 것이다. 여기에 캐릭터 디자인 역시 서구 취향이라 한국 게이머에 맞지 않았다. 결국 넥슨은 2년 만에 ‘도타 2’ 한국 서비스를 접었다.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저 수가 적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 '도타 2'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도타 2’의 패배를 지켜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다른 노선을 탔다. ‘더 쉽고, 더 간단하게’를 앞세운 것이다. 특히 경험치를 개인이 아닌 팀 단위로 묶어 ‘캐리(게임에 결정적인 승기를 가져다 주는 것) 부담’을 줄였다. 그러나 블리자드의 ‘노 스트레스’ 전략은 ‘노잼’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AOS에서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내가 돋보이는 것’이다. 내 손으로 게임을 캐리해내는 짜릿함을 바란다. 하지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팀 단위로 경험치가 묶이는데다가 전투 효율을 높여줄 ‘아이템’도 없다. 즉, 개인이 돋보일 수 없는 구조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해오며 ‘캐리’ 맛을 본 유저들이 ‘캐리’가 불가능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가진 강점은 캐릭터에 있었다. 일리단, 아서스, 짐 레이너, 티리엘 등 블리자드 대표 캐릭터가 한 자리에 모여 격돌한다는 콘셉 자체는 흥미로웠다. 문제는 캐릭터 수급이다. ‘캐릭터 조합’이 중요한 전략 요소로 손꼽히는 AOS에서 많은 캐릭터를 갖추는 것은 필수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출시 초기에 ‘캐릭터 추가’에 속도를 내지 못했고, 부족한 캐릭터 수는 ‘시공의 폭풍’을 찾아온 유저들이 빠르게 발길을 돌리게 했다. 여기에 밸런스 패치가 빠르지 않고, 피드백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잇따르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어느새 ‘리그 오브 레전드 대항마’에서 아는 사람만 하는 ‘고급 레스토랑’이 되어버렸다.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흥행 책임져 줄 유명 캐릭터 없다, ‘MXM’
정통성을 앞세운 ‘도타 2’와 쉬움을 앞세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두 게임은 모두 참패를 면치 못했다. 출격을 준비 중이던 ‘MXM’ 입장에서는 더더욱 ‘리그 오브 레전드’를 상대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현재까지 ‘MXM’은 비공개 테스트 2번을 거쳤는데, 뒤로 갈수록 본래 내세웠던 개성이 무뎌지는 무난한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우선 ‘MXM’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은 눈길을 확 사로잡을만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경우 블리자드 유명 캐릭터들이 총출동한다는 콘셉으로 공개와 함께 유저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반면 ‘엔씨 올스타즈’라는 이름을 내세웠던 ‘MXM’에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할 캐릭터가 없다. 여기에 블리자드처럼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인지도를 가진 캐릭터도 적다.
AOS를 고름에 있어 캐릭터는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블리자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출시 전까지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이유 중 하나는 블리자드 팬들이 언제나 바라던 ‘꿈의 대전’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MXM’은 앞세울 얼굴마담이 부족하다. 기껏해야 ‘블레이드앤소울’ 진서연이나 포화란정도만 알려졌으며, 나머지는 인상이 흐릿하다.
▲ 'MXM'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여기에 실제 플레이마저 무난해지고 있다. 1차 테스트에서 ‘MXM’이 강조한 부분은 ‘무게 있는 전투’였다. 특히 ‘스테미너’나 ‘오버 히트’는 다른 AOS에서는 볼 수 없는 요소였다. 총이 너무 과열되면 잠시 공격이 불가능하거나 스테미너가 부족해 점프를 할 수 없는 행동 제약은 기존 AOS와는 다른 ‘신중한 움직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2차 테스트에서 ‘MXM’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됐다. 전투에 개성을 더했던 ‘오버 히트’의 존재감은 희미해지며 평범한 캐주얼게임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는 2015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에 지쳐 있던 유저를 ‘MXM’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윤 CFO가 그렇게 자신했던 ‘차별화’는 2차 테스트를 거치며 각이 많이 죽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크게 다른 부분이 없는 AOS라면 더 친숙하고, 친구도 많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떠날 이유가 없다.
‘MXM’은 곧 3번째 시험 무대에 오른다. 오는 3월 9일부터 글로벌 테스트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2차 테스트에서 보여줬던 무난한 인상을 이번에 확 갈아엎지 않으면 ‘MXM’ 역시 ‘도타 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에게 패배한 AOS 게임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MXM’은 한국, 중국, 일본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무엇을 앞세워 유저를 모을 것인가가 최대 과제다. 과연 ‘MXM’이 글로벌 테스트에서 그 답을 찾아낼지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