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보건복지부 게임 테러에 '필리버스터' 해야 할 판
2016.02.26 18:09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메카만평
마치 연례행사마냥 보건복지부가 다시금 게임중독 문제를 걸고 넘어졌습니다. 지난 25일(목), 제78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게임중독 관련 사항이 포함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확정했죠. 이에 따르면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게임 및 스마트폰 중독 조기 선별 검사를 하고, 중독 위험이 높다고 판별된 청소년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연계한답니다. ‘게임은 곧 질병’이라는 편향된 시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군요.
보건복지부의 ‘게임 때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에만 두 차례나 게임에 대한 왜곡된 공익 광고를 집행했다가 빗발치는 항의에 결국 조기 중단한 바 있죠. 지난 2014년에는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즉 ‘게임중독법’을 적극 지원한다고 나서서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게임 산업이 입은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당장 폐기된 광고 제작에 허비된 세금만 해도 한숨만 나오죠.
아무리 게임의 순기능을 설명해줘도 여전히 도돌이표인 보건복지부에게, 이제는 누리꾼들도 질린 기색이 역력합니다. 게임메카 ID 우오오님은 “’중독 규제’ 중독의 심각성’이라며 짧고 굵게 현 상황을 비판했고, 게임메카 ID 어이없네 진짜님은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게임개발자는 그럼 질병개발자네. 게임회사는 질병회사고. 나라 꼴 잘 돌아간다”고 분통을 터트렸죠. 게임메카 ID 지카바이러스님 또한 “메르스도 못 막는 것들이 지카바이러스나 올해 여름 똑바로 막아라”라며 보건복지부의 무능을 지적했습니다.
정부 부처간 손발이 안 맞고, 진흥과 규제가 엇박자를 이루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 19일(금),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의기투합하고, VR을 비롯한 신사업 선도 프로젝트에 약 2,000억 원 지원하겠다고 밝혔죠. 그런데 불과 일주일도 안되어 보건복지부가 게임을 질병으로 폄훼한 겁니다. 이에 게임메카 ID PuTa님은 “2,000억짜리 가상현실 질병 캬..”로 헛웃음을 지었고, 게임메카 ID 한숨만 나온다님 또한 “이래놓고 또 대한민국 게임은 왜 이렇게 밖에 안돼냐, 우리나라 기술자들은 왜 해외로 빠져나가냐라는 말을 하겠지”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현재 국회에선 정의화 의장이 직권 상정한 ‘테러방지법’을 놓고 통과를 주장하는 여당과 이에 맞선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하필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국에, 또 다시 게임중독법을 되새김질하는 보건복지부에게 업계와 뭇 게이머 모두 실망과 피로가 가득하죠. 정말 게임인들도 한데 모여 보건복지부 앞에서 필리버스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각자 ‘인생게임’ 하나씩만 소개해도 수백 시간은 거뜬할 것 같은데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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