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여도 매력은 그대로, 국내 최초 ‘킹오파 14’ 체험기
2016.03.20 15:50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어린 시절, 문방구 앞에 있는 아케이드 게임기에 삼삼오오 몰려서 했던 게임이 있다. 바로 2D 대전격투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다. 특유의 미친(?) 카리스마를 뽐내던 ‘야가미 이오리’, 일본어를 모르던 아이들에게 다양한 외계어를 외치게 했던 ‘쿠사나기 쿄’, 그리고 도트 그래픽으로도 소년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시라누이 마이’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가 펼치는 액션은 등 뒤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격투게임의 패러다임은 2D에서 3D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경쟁작인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더 킹 오브 파이터즈’는 개발사 도산 등 악재를 겪었다. 다행히 2010년 출시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3’이 전세계 60만 장 정도의 판매고를 올리고, 격투게임 대회 EVO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예전의 명성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 '장인정신' 느껴지는 도트그래픽으로 호평을 받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3'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올해 발매될 예정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바로 정식 넘버링 타이틀 최초로 3D 그래픽을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공개 직후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혹자는 시리즈 대표 캐릭터 ‘쿠사나기 쿄’ 외모를 사이버 가수 ‘아담’에 비교할 정도로 그래픽은 좋지 않았다. 개선을 거치고 있다고는 하나 불안감을 거두기는 아직 부족하다. 이런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를 20일(일)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PS 아레나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짧게나마 체험해볼 수 있었다.
▲ 3D로는 어떤 모습일까?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총 50명으로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시연버전에서는 ‘쿠사나기 쿄’, ‘야가미 이오리’, ‘쿨라 다이아몬드’ 등 대표 캐릭터 9명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많은 캐릭터를 해볼 수는 없었지만, 캐릭터 매력은 여전했다. ‘로버트 가르시아’는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등장해 ‘중년 간지’를 선보였고, 미모의 군인 ‘레오나’는 남심을 설레게 만드는 훌륭한 흔들림을 보여주었다. 기껏 3D로 바뀐 만큼, 이후 코스튬이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치장 아이템이 추가된다면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도 생길 것 같다.
▲ 많은 캐릭터가 공개되지는 않았다
▲ '쿨라'쨩의 귀여움은 그대로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게임은 이전처럼 3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대전을 치르는 3대3 대전을 즐겨볼 수 있었다. 서로 캐릭터를 고르고 나면 대전이 진행될 맵을 고르는데, 공개된 맵은 거대한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슈퍼 아레나’, 거대한 수족관을 배경으로 하는 ‘호텔 마린 파라다이스’, 팬이라면 익숙한 ‘네오 에사카’가 공개되어 있었다. 다만 격투 중 오브젝트 파괴 등 배경과 상호작용하는 기능은 없어서 각각의 맵 인상은 밋밋했다.
▲ 맵 개성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다
▲ 3대3 배틀 시스템은 여전하다
전작은 쟁쟁한 3D 그래픽을 자랑하는 다른 게임에게 밀리지 않는 고품질 2D 도트 그래픽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만큼 갑작스런 3D 소식에 시리즈 팬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실제 게임 내 그래픽은 ‘철권 7’, ‘스트리트 파이터 5’은 물론 '데드 오어 얼라이브 5' 등 PS4로 발매된 다른 3D 격투게임에 비해 뛰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광원효과나 불꽃이 퍼지는 연출 등 시각효과가 좀 더 화려해져 타격감이 생생했다. 또, 격투 중 프레임이 끊기지 않아 조작이 매끄러웠다. 이러한 개선의 결과, 격투를 하는 감각 자체는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좋았다.
▲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그래픽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또, 격투게임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해소하는 신규 시스템도 탑재됐다. ‘러시모드’는 복잡한 커맨드 입력 없이 버튼 연타만으로 발동되는 콤보다. 독특한 콤보공격에 이어 ‘기 게이지’가 1단계 이상 채워져 있으면 ‘초필살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기술을 잘 쓰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기자도 ‘러시콤보’를 활용하니 함께 대전했던 선배에게 강력한 초필살기를 날려볼 수 있었다. 다만 커맨드를 정확히 입력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격투게임의 재미인데 ‘러시모드’ 일변도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다.
▲ 커맨드 입력이 힘들었던 사람에겐 희소식이 될 것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는 확실히 많이 변했다. 시리즈 팬이라면 2D라는 정체성을 버린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킹 오브 파이터즈’는 여전하다. 시리즈 인기요소였던 개성만점 캐릭터는 3D로도 충분히 멋있다. 격투의 재미는 그대로인데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만약 ‘더 킹 오브 파이터즈’는 끝이라고 생각했다면, 조금 더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 '레오나'의 섹시뒷태로 마무리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