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총괄 디자이너 "디바가 한국인이 된 이유는..."
2016.05.21 17:15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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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최초의 온라인 FPS이자 18년 만의 신규 IP ‘오버워치’ 출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게이머에게는 다소 생소한 스킬 기반, 팀플레이 위주 FPS임에도 매번 정보가 풀릴 때마다 비상한 관심을 모으며 “역시 블리자드”란 말이 나오게 했다. 특히 한국인 캐릭터 ‘D.Va 송하나’가 큰 반향을 알으켰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이후 한국에서 잠시 주춤한 블리자드가 '오버워치'를 발판 삼아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5일부터 일주일 간 진행된 공개 테스트에서 ‘오버워치’를 둘러싼 여러 궁금증이 다소 풀렸다. 그러나 게임을 해본 만큼 새로운 의문점도 많이 생겼다. 유저들은 이제 ‘오버워치’ 캐릭터나 게임 모드는 물론 밸런스, 수익 구조, 향후 업데이트까지 보다 심도 있는 정보를 원한다. 이에 게임메카에서 부산 벡스코 ‘오버워치 페스티벌’에 직접 참석한 총괄 디자이너 스캇 머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오버워치' 총괄 디자이너 스캇 머서가 여러 의문에 답해주었다
‘오버워치’ 출시가 코앞이다. 한국의 경우 부분유료화가 아닌 패키지 판매 방식을 선택한 것에 의구심을 품은 이들이 많다. 패키지 구매에 익숙한 유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판매 방식을 고수한 이유는?
스캇 머서: 부분유료화 게임은 대부분 영웅을 유료로 판매한다. 그러나 ‘오버워치’는 플레이어가 영웅 21명을 모두 가진 상태에서 싸워야 전황에 따라 교체하며 플레이를 이어가는 것이 가능한 게임이다. 따라서 모든 콘텐츠를 담아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오버워치’는 한번 구입하면 더는 추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나?
스캇 머서: 출시 후에도 정기적으로 영웅과 전장 등을 무료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훗날에는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그때에도 유저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니 안심해도 좋다. 다만, 전리품 상자(열면 아이콘, 스킨, 감정 표현, 스프레이 등이 확률에 따라 나오는 상자)의 경우, 상자를 얻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 한번만 구입하면 향후 업데이트되는 영웅, 전장, 모드는 무료 업데이트다
무료 업데이트에 게임 모드도 포함되나? 현재로서는 콘텐츠가 너무 부족하다.
스캇 머서: 새로운 게임 모드는 계속 테스트 중이다. 다만 ‘오버워치’가 추구하는 게임성에 잘 맞아떨어지는 모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모든 영웅이 버려지는 일 없이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하고, 누구나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충분히 준비하여 새로운 모드를 선보이겠다. 게임에 지속적으로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새로운 게임 모드로 PvE, 나아가 싱글플레이 캠페인도 고려 중인가?
스캇 머서: 캐릭터와 세계관이 매력적이라는 반응이 매우 많은 만큼, 캠페인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아직은 PvP에 집중하려 하며 캠페인 대신 단편 영상이나 만화 혹은 게임 내 상호작용 대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이 아쉽지만 싱글플레이 캠페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출시 후 랭크 게임 도입이 확정되었는데, 매치메이킹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경우 매치메이킹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많다.
스캇 머서: 당연한 얘기지만 모두가 적절한 실력의 상대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단 ‘오버워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전혀 다른 매치메이킹을 사용한다. 우선 영웅을 고른 후 게임에 진입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달리 ‘오버워치’는 수시로 영웅을 바꿀 수 있어 밸런스 조정에서도 차이가 난다. 매치메이킹은 출시 이후에도 조정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캐릭터와 전장 밸런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일례로 ‘트레이서’와 ‘위도우메이커’는 유저의 숙련도에 따라 성능 차이가 너무 벌어진다. 또한 ‘아누비스 사원’과 ‘하나무라’는 한쪽 팀이 지나치게 유리하다.
스캇 머서: 시작은 쉽고, 마스터는 어려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블리자드의 기조다. ‘트레이서’와 ‘위도우메이커’는 본래 손을 많이 타는 영웅으로 디자인됐다. 다만 ‘아누비스 사원’과 ‘하나무라’의 문제는 인지하고 있으며 곧 수정을 가할 것이다.
▲ '트레이서'가 손을 많이 타는 것은 개발진에서 의도한 사항이다
한국 팬을 위한 깜짝 선물이 있다고 해서 내심 신규 전장을 기대했다. 혹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전장은 안 나오나? 아울러 호주와 일본은 영웅 2명인데 한국도 추가 영웅이 나올까?
스캇 머서: 부산은 정말 멋진 도시다. 이번에 사진을 많이 찍어서 돌아가 전장 개발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또한 한국 영웅의 경우 향후 스토리 진행과 개발 의도에 맞는다면 또 나올 수 있다. 일본의 ‘겐지’와 ‘한조’의 경우 본래 하나의 영웅이었으나 개발 의도에 따라 나눠진 것이며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다.
영웅을 만들 때 국적을 먼저 정하고 문화에 맞는 디자인을 하나, 아니면 영웅 디자인을 끝내고 국적을 정하나? ‘한조’나 ‘겐지’는 일본 문화가 많이 녹아있는 반면, 어떤 영웅은 국적과 전혀 무관한 생김새다. ‘송하나’도 ‘메카닉 미소녀’라는 콘셉은 한국보다는 일본에 더 어울린다는 의견이 있다.
스캇 머서: 경우에 따라 다르다. 가령 ‘파라’는 ‘하늘을 날며 로켓을 쏘는’ 캐릭터를 넣자는 기획이 먼저 나온 후 디자인이 이루어진 것이다. 반면에 너무 멋진 원화가 나와서 이에 맞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송하나’는 본래 ‘로봇에 탑승해 싸우다가 파괴되도 다시 로봇에 탈 수 있는’ 컨셉에서 출발했다. 이후 ‘로봇’을 잘 조종하는 직업을 생각하다가 프로게이머가 떠올랐고, 프로게이머하면 한국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로는 한국인 설정에 맞게 외모와 설정을 짜넣었다.
‘송하나’가 나오는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너무 보고 싶다. 곧 ‘솔져: 76’ 영상이 공개될 예정인데, 출시 후에도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계속 나오나? 아니면 그저 프로모션의 일환이었나?
스캇 머서: 시네마틱 트레일러에 대한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긴 하지만 출시 후에 더 고민해보아야 할 부분이다.
▲ '조종 실력 = 프로게이머, 프로게이머 = 한국인' 공식으로 탄생한 '송하나'
최근 인터넷 상에서 유저들이 ‘오버워치’의 설정을 파헤쳐 ‘파라’의 어머니 ‘솜브라’가 차기 영웅으로 등장하리라 예측했다. 지원형 저격수라는 꽤 구체적인 추론까지 나왔는데 이게 사실인가?
스캇 머서: 신규 영웅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다. 팬들이 작은 단서를 파고들고 조합하는 모습은 언제나 흥미롭다. 이따금씩 매우 완벽한 결론에 도달하기도 하지만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기도 한다. 자, 어떻게 되는지 보도록 하자.
마지막 질문이다. 18년 만에 출시되는 신규 IP ‘오버워치’가 어떤 게임이 되길 바라나?
스캇 머서: 개인적으로 회사 차원에서도 너무나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한국의 블리자드 팬 여러분이 ‘오버워치’를 재미있게 즐기고, 보고, 다양한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 나아가 전세계 유저들에게 특별한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 게임 출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오버워치’에 많은 기대 바란다.
▲ 결국 '솜브라'에 대해선 시원스러운 답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