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너는 생존자 나는 살인자!
2016.06.23 13:43 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메인 이미지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예로부터 ‘살인자’는 공포 영화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다. 거구의 덩치에, 기괴한 가면,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생존자를 옥죄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과 함께 묘한 카리스마까지 느끼게 만든다. 실제로 ‘13일의 금요일’이나 ‘할로윈’ 같은 영화는 강렬한 인상의 살인자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런 ‘살인자’를 소재로 한 게임이 여름 더위를 잡기 위해 나왔다. 그 주인공은 6월 14일(화) PC로 출시된 공포게임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다. 이 게임을 소개하는 이유는 뻔하지 않은 스타일에 있다. 보통의 공포게임은 대부분 싱글 플레이로 돌아가는데, 이번 작품은 멀티 대전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여러 명이 함께하는데 어떻게 공포를 느끼지?... 그게 가능한 이유는 ‘살인자’ 역시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공포게임이라면 학을 떼는 기자지만, 이런 독특한 게임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법! 과연 멀티플레이에서 얼마나 큰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 지, 그리고 ‘살인자’ 시점으로 다른 플레이어를 쫓는 재미가 얼마나 클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깜깜한 어둠이 지배하는 세계로 발걸음을 옮겼다.
▲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생존자의 법칙 1호, 최후까지 발버둥쳐라!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는 온라인 FPS에서 흔히 보던 매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살인자 역할을 맡을 유저가 방을 개설하면, 생존자 4명이 모여서 준비를 누르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맵은 무작위로 결정되는데, 그 환경과 지형만 살짝 다를 뿐 실제로 배치된 장치에는 크나큰 차이가 없다.
맵은 공포 영화 분위기를 한껏 살린 3개의 테마로 꾸며졌다. 중앙에 커다란 저택이 있는 ‘맥시밀리안 사유지’부터, 높은 옥수수밭이 많은 ‘콜드윈드 농장’, 그리고 고철과 타이어 등으로 가득찬 ‘오토헤이븐 폐차장’ 등이 있다. 여기에 짙은 안개가 맵에 깔리면서, 그야말로 한치 앞도 안 보이는 환경이 조성된다. 덕분에 살아남으려는 생존자는 한층 더 긴장해야 한다.
▲ 보기만해도 음산한 농장부터...
▲ 타이어와 고철이 많은 폐차장까지 다양한 장소가 마련됐다
생존자 목표는 간단하다. 살인자를 피하면서 맵 곳곳에 있는 발전기를 일정 개수 이상 수리하고, 마지막에는 맵 끝자락에 있는 스위치를 작동해 철문을 열고 탈출하면 된다. 물론, 맵에 생존자만 있는게 아니라 그들을 사냥하는 살인자도 함께 있기어, 그야말로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 외에도 생존자를 괴롭히는 많은 장치들이 맵에 존재한다. 맵 주위 바위에 앉아있는 까마귀는 근처에 다가가면 큰소리로 울면서 날아가고, 발전기를 수리할 때는 덜그럭거리는 소음이 계속해서 들려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더군다나 수리 중에는 ‘버튼 액션’이 발동하는데, 실패라도 하는 날에는 큰 소리로 폭발하며 살인자를 부르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 발전기를 수리하다보면 이렇게 '버튼액션'이 뜬다
▲ 실수라도 하면 그야말로 대참사!
이럴 경우 당연히 살인자가 찾아오고, 생존자의 심장 소리가 실제로 크게 들리기 시작한다. 이는 일종의 경보음으로, 살인자가 가까워질수록 소리가 커진다. 특히 추격전이라도 벌어지는 날에는 영화에서나 보던 긴박한 음악까지 깔려, 더욱 다급하게 만든다. 이렇게 쫓고 쫓기는 상황이 꼭 살인자의 승리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생존자를 괴롭히는 장치가 있듯, 살인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되어 있다. 쉽게는 맵 곳곳에 있는 장롱 같은 곳에 들어가 숨는 것이 있고, 살인자가 오는 타이밍에 장애물을 넘어뜨리거나, 창문을 넘어서 살인자의 추격을 잠시 피하는 방법 등이다. 살인자를 아주 떨쳐 버릴 수는 없어도, 떨어질 듯한 심장을 부여 잡을 수 있는 시간은 벌 수 있다.
사실 추격전에서 붙잡히더라도 끝이 아니다. 살인자가 생존자를 바로 죽일 수는 없고, 제물로 바치기 위해 생존자를 정해진 위치로 들고 가야 한다. 어깨에 들쳐 메진 상황에서 생존자는 키보드 A와 D키를 빠르게 연타해 게이지를 채우면 살인자에게서 벗어날 수도 있다. 또한, 제물로 묶여 있다하더라도 탈출 시도를 해서 일정 확률로 도망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다른 플레이어의 구원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 장롱 안에 있는데, 옆에 장롱을 뒤적이는 살인자를 보고 있다면...
▲ "으아아아! 한번만 살려주세요!" 잡혀가는 생존자
▲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말자...
직접 해보면,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 어떤 느낌인지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농장에서는 수수밭 너머로 들려오는 살인자의 전기톱 소리에 기겁하고, 때로는 다른 생존자와 함께 발전기를 수리하다가도 살인자에게 들키면 혼비백산해서 도망치기 일쑤다. 특히나 장롱 속에서 숨어있다가 갑자기 살인자가 문을 열었을 때는 마우스를 내던지며 비명을 지르게 된다.
부지런한 살인자가 생존자를 잡는다
긴박감 넘치는 생존자의 플레이... 그렇다면, ‘술래’ 역할인 살인자는 어떨까? 생존자의 재미가 공포감이라면, 살인자는 사냥에서 오는 짜릿함이 있다. 다만 플레이 난이도는 생존자보다 훨씬 높다. 1:4 대결이니 당연할지도...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살인자는 총 3명으로, 덫을 설치하는 ‘트래퍼’, 종을 울려 은신하는 ‘레이쓰’, 그리고 전기톱을 들고 돌진해 생존자를 단번에 때려눕히는 ‘힐빌리’ 등이 있다. 이런 특수 능력 외에도, 기본 이동 속도가 생존자의 달리기보다 빠르고, 시야도 훨씬 밝은 편이라 여러모로 추격전에 유리하다.
▲ 함정을 설치하는 '트래퍼'...
▲ 종을 울려서 은신하는 '레이쓰'
▲ 그리고 전기톱을 들고 돌진하는 '힐빌리'가 있다
살인자의 목표는 간단하다. 모든 생존자를 잡아서 처치하면 된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바로 처치하는 게 아니라, 공격해서 쓰러진 생존자를 맵 곳곳에 있는 갈고리에 걸어 제물로 바쳐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갈고리에 걸린 생존자가 죽는데 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는데, 이 때문에 플레이 난이도가 크게 올라간다.
전반적인 플레이를 해봤을 때, 단순히 쫓아다니기만 해서는 생존자를 잡기 힘들다. 특히나 기본 능력은 유리하지만, 장애물을 넘는 속도가 느리고, 무기로 공격을 한 후에는 딜레이가 큰 편이라 한번 실수했다가 간신히 찾은 생존자를 종종 놓치곤 했다. 여기에 생존자를 갈고리에 걸었더라도, 끝이 아니다. 자리를 비우면 동료가 와서 구출해버리고, 그렇다고 가만히 지키면 발전기를 수리하니, 머리를 쓰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수다.
▲ 당할 때는 이런 느낌이었는데...
▲ 막상 해보니 생존자들이 정말 '잘' 도망친다
실제로 능력을 활용한 추격전은 플레이를 조금이나마 더 수월하게 만들었다. 가령, ‘레이쓰’로 은신을 한 상태에서 생존자 무리를 뒤에서 바로 덮치거나, ‘힐빌리’로는 개활지가 많은 수수밭에서 전기톱을 작동해 곧바로 멀리 있는 생존자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특히 ‘트래퍼’는 갈고리에 잡아둔 생존자를 미끼로 근처에 덫을 설치해두면 구하러 왔다가 역으로 잡아버리는 플레이까지 가능했다.
▲ 특수 능력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관건이다
성장할수록, 매번 새로워지는 플레이
사실 이런 ‘술래잡기’ 방식의 게임은 반복하다보면 아무래도 질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는 활약상에 따라 주어지는 ‘블러드 포인트’라는 경험치를 주어 이를 통해 플레이 패턴을 바꿀 수 있게 했다. 포인트로 '특성'과 '아이템'을 개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전략과 전투를 계획 할 수 있다.
‘블러드 포인트’는 기본적으로 특정한 행동이나 활약을 펼칠 때마다 제공된다. 가령, 위협을 무릅쓰고 생존자를 구하거나, 쫓기는 와중에 적절한 타이밍에 장애물을 쓰러뜨려도 포인트가 주어진다. 이런 부분은 살인자도 마찬가지로, 특수 능력으로 생존자 잡기, 장애물 파괴 등에 따라 추가 포인트가 매겨진다. 그래서 그런지, 일부러 놓아주고는 함정으로 유인하는 살인자부터, 상자에서 꺼낸 손전등으로 살인자의 주의를 끄는 등 대담한 플레이가 많이 볼 수 있다.
▲ 수리를 열심히 하거나...
▲ 아군을 구하면, 활약에 따라 '블러드 포인트'가 지급된다
이렇게 모은 ‘블러드 포인트’는 육성 트리의 일종인 ‘블러드 웹’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한 포인트에 따라 아이템이나 특성이 개방되는데, 생존자에게 '자가 치유' 능력, 일정 범위 내에 있는 아이템 상자를 '감지'하는 능력 등을 부여하고, 반대로 살인마에게는 움직임을 향상시키거나, 휘두르는 반작용을 줄여주는 등 기존 능력을 더욱 강화된다. 특히 투자를 계속할수록 더 강력한 상위 특성을 열 수 있다.
▲ '블러드 웹'을 통해, 새로운 능력과 아이템을 개방할 수 있다
▲ 얻은 아이템과 특성으로 보다 대담한 플레이를 즐겨보자!
다 좋은데, 대화가 없어서 조금은 답답하다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가 보여준 재미는 단순한 술래잡기를 넘어, 마치 플레이어가 영화 속 추격전을 즐기는 감각을 선사했다. 실제로 살인자에게 쫓길 때는 절로 어깨가 움츠러드는 공포를, 반대로 살인자가 되어서는 치밀한 추격전의 재미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었다. 여기에 활약상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블러드 포인트’를 통해, 반복하더라도 매번 색다른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멀티플레이가 주는 기본 재미가 출중한데 반해, 게임에서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점은 살짝 답답하게 느껴졌다. 게임 내에서, 생존자든 살인자이든 채팅, 음성 대화와 같은 요소를 전혀 지원하지 않았다. 이런 의사소통을 제외한 이유가 과한 협동을 통한 공포심 감소를 막기 위해서라지만,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생존자와 만나더라도 함께 뭔가 한다는 느낌을 받기는 힘들었다.
물론, 아직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는 게이머들에게 모든 걸 보여준 상태가 아니다. 멀티플레이 게임답게 점차 새로운 콘텐츠도 추가될 예정이고, 게임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런 면에서, 기본 재미만을 봤을 때는 이번 여름, 한번쯤 가볍게 즐기기 좋은 공포게임이 아닐까 싶다.
▲ 뭔가 반가움을 표현하고 싶은데...
▲ 올여름에는 이런 공포게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