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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게임사전 출간의 의미는 '지식의 가치' 인정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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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은 ‘캐리’하면 누가 먼저 떠오르십니까, 헐리우드 명배우 짐 캐리? 아니면 해설가 김캐리? 그것도 아니면 팀원들 ‘버스’ 태워주는 그 캐리? 헷갈리기는 ‘파티’도 마찬가지죠. 남녀가 모여 춤추고 먹고 마시는 파티일까요, 아니면 ‘딜탱힐’ 조합 갖춰서 레이드 보스에게 진격하는 파티일까요. ‘로밍’은 또 어떻습니까. 휴대폰 통신망 잡는 걸 말하는 건지, 다른 라인으로 지원 가는 전술을 말하는 건지…
이렇듯 게이머들 사이에는 일반인들은 모르는 암호 같은 표현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다만 일괄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없다 보니 산발적으로 생성되고 또 사그라지는 ‘은어’에 불과했죠. 그러나 앞으로는 게이머 용어도 사전을 통해 정확한 뜻을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편찬하고, 한국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가 집필한 ‘게임사전’이 30일(목) 출간됐거든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게임메카 ID 아프리카타조세자님은 “룩덕까지 넣을 줄이야. 이건 제작자 중에 마비노기를 좋아하는 유저가 있는 게 틀림없다”라며 웃었고, 게임메카 ID 20등급방패병님 또한 “그동안 업계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나마 조금씩 인식을 바꿔서 어엿한 문화의 한 갈래로 자리잡길 바랍니다”며 응원했죠.
게임사전 편찬의 의미는 단순히 ‘흥미롭다’에 그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저기 퍼져 있던 지식을 한데 모아 ‘공식화’했다는 것이죠. 사전을 대표 집필한 이화여대 이인화 교수는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는 뜻의 ‘득템’이 게임사전에 실리기까지는 무려 20년이 걸렸다”며 “아무도 게이머를 ‘공식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으로 존중하지 않아서라 생각한다”고 토로했죠. 그렇기에 사전을 만든다는 것은 그 분야가 공식적인 지식이 될 가치가 있음을 뜻한다는 겁니다.
이에 게임메카 ID 운명의열쇠님은 “멋지네요. 증보도 계속 이루어져서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 살아있는 사전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고, 게임메카 ID 진서뀽님도 “지식의 체계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죠. 해외에서는 20년 전부터 루돌로지가 발전해왔는데 국내는 미진했다고 보는데, 업계와 대학이 힘을 합쳐 드디어 해냈군요”라며 환호했죠. 여기에 게임메카 ID 미나미코로세님은 “당장 산다!!! XD”고 짧고 굵게 지지를 표했습니다.
“오늘 오전, 은행을 ‘갱킹’한 강도 일당이 때마침 주변을 ‘로밍’하던 경찰과 ‘한타’를 벌였습니다. 자칫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 했지만 용기를 발휘한 한 은행원의 ‘하드캐리’로 경찰과 은행 모두 무사했습니다” …어떠십니까, 기자가 임의로 작성해본 미래의 뉴스 속보입니다. 이제 사전을 통해 게이머 용어가 공식적인 지식으로 인정을 받았으니, 일상 속에서 이런 표현들을 흔하게 접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 날을 위해 게임사전의 ‘슈퍼플레이’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