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폴 2, 실력있는 한국 아티스트가 많이 참여했다
2016.09.16 22:13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FPS(First Person Shooter)는 서구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장르로 매년 출시되는 신작만 수십 종에 이른다. 이들은 언제나 보다 현란한 그래픽과 파괴적인 무기를 내세우지만, 정작 그 내용물은 ‘콜 오브 듀티’나 ‘헤일로’ 등 앞선 흥행작을 답습하는데 그치곤 한다. 그런 면에서 2014년작 ‘타이탄폴’은 진정으로 차세대 FPS라 부를만한 몇 안 되는 작품이다.
병사가 벽을 타고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며, 하늘로부터 7미터짜리 강철 로봇을 소환해 전장을 휩쓴다. ‘타이탄폴’은 뭇 게이머의 로망을 실제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쿨’하고 독창적이다. 문제는 이만치 뛰어난 게임성을 받쳐줄 콘텐츠가 없었다는 것이다. 싱글 캠페인은 아예 빠져버렸고 멀티플레이조차 타이탄과 전장, 무기 등 핵심 요소가 지나치게 빈약했다.
‘타이탄폴’은 분명 견고한 골격을 지니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여기에 충분한 살을 붙여주는 것이다. 과연 오는 10월 28일 출시될 ‘타이탄폴 2’는 전작의 장점을 충실히 계승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 넣었을까? 거대 로봇의 본고장 일본에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치프 오피서 더스틴 웰치, 그리고 아트 디렉터 조엘 엠슬리와 자리을 가졌다.
▲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치프 오피서 더스틴(좌)과 아트 디렉터 조엘(우)
‘타이탄폴 2’ 출시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게임 소개를 부탁한다
조엘: ‘타이탄폴 2’는 기민하게 움직이는 파일럿과 거대한 ‘타이탄’이 함께 펼치는 액션, 그리고 그들 사이에 유대감에 집중했다. 전작에서 호평 받은 멀티플레이를 더욱 개선하는 한편 어떤 게임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한 싱글 캠페인을 추가했다. 기술적으로도 신기술이 대거 투입되어 유려한 그래픽과 안정적인 플레이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에서도 배경설정이 있긴 했지만 그다지 부각되진 않았다. ‘타이탄폴 2’ 싱글 캠페인은 어떤 내용인가?
조엘: ‘타이탄폴’은 지구로부터 아주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의 변방 ‘프론티어’를 무대로 한다. 이곳에는 다양한 행성이 존재하며 수많은 정착민이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평화를 구가했지만 천연자원을 노리는 IMC(성간 제조기업)이 무력으로 세력을 확장하며 결국 전쟁이 터지고야 만다. 전작의 멀티플레이가 바로 이 IMC와 저항군 사이의 전투를 다룬 것이다.
여기서 이어지는 2편은 치열한 접전 끝에 IMC가 패배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수세에 몰린 IMC는 ‘타이푼’이라는 비밀 행성으로 후퇴하고, 이에 저항군은 끝장을 보기 위해 공습을 감행한다. 이 와중에 공격선 하나가 불시착하게 되는데 여기서 살아남은 것이 바로 주인공 ‘잭 쿠퍼’다. 플레이어는 ‘잭’을 조종하여 어떻게든 적의 행성을 탈출해야만 한다.
▲ 싱글 캠페인은 '잭'과 ‘BT7274’이 적지를 탈출하는 내용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잭 쿠퍼’가 본래 타이탄 파일럿이 아니라 일반 소총수, 즉 멀티플레이에 나오는 졸병이라는 것이 특이하다
조엘: 공격선이 추락하는 과정에서 ‘잭’의 멘토 역할을 하던 타이탄 파일럿이 큰 부상을 입게 된다. 그는 ‘잭’에게 자신의 타이탄 ‘BT7274’를 조종할 수 있는 헬멧을 넘기고 숨을 거두게 된다. ‘BT7274’는 저항군이 최초로 자체 생산한 타이탄으로, 여느 기체와는 다른 독특한 능력과 자아를 지니고 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자연스레 ‘BT7274’와 유대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싱글 캠페인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
조엘: 은폐 상태로 다가가 적을 처형하는 암살 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고, 반대로 중화기를 들고 모든 것을 쓸어버리며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서 타이탄을 활용하거나 내려서 퍼즐을 푸는 등 다양한 기믹이 존재한다. 이런 점은 벨브의 ‘하프라이프’와도 닮았다. 스토리 역시 플레이어의 가슴에 여운을 남길 만한 얘기이다. ‘잭’과 ‘BT7274’가 어떤 관계를 형성해나가는지 지켜보기 바란다.
▲ ‘잭’과 ‘BT7274’는 단순한 병사와 병기를 넘어선 유대를 맺는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더스틴: 나는 예전부터 ‘둠’, ‘솔져 오브 포츈’ 등 여러 FPS를 즐겨온 베테랑 유저인데, ‘타이탄폴 2’를 70% 정도 클리어하는데 7시간이 걸렸다. 사람마다 체험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실력자라도 상당히 오래 즐길 수 있는 분량이다. 게임을 무조건 빨리 깨려고 애쓰기보단 잠시 타이탄에서 내려 경치도 즐기며 여유롭게 플레이하기 바란다.
‘BT7274’가 지닌 독특한 능력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조엘: 쉽게 말해서 쓰러트린 타이탄의 능력을 배울 수 있다. 가령 ‘스코치’를 처치하면 화염 병기를 다루게 되고 ‘로닌’을 이긴 후에는 검술 익히는 식이다. 일본 고전게임 ‘록맨’과 ‘메트로이드’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타이탄이 칼을 휘두르는 모습은 쉬이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추가했다. 왜냐하면 그게 멋있으니까.
▲ 격파한 타이탄의 능력을 배울 수 있는 ‘BT7274’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새로운 행성이 전작의 무대와 많이 달라 보이는데, 어떤 콘셉트로 디자인했나?
조엘: 폐허가 된 도심이나 사막처럼 흔한 배경보다는 강렬한 색감을 가진 이국적인 자연 환경으로 비슷한 시기에 발매되는 경쟁작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왕이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싸우는 게 좋지 않겠나. 또한 ‘타이푼’의 환경은 매우 다이나믹해서 부스터 점프나 슬라이딩 등 다양한 동작을 활용해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어떤 곳은 지형이 실시적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아, 물론 싱글 캠페인과 달리 멀티플레이 전장은 ‘타이푼’ 외에 여러 가지가 있다.
‘타이푼’에서 새로운 적들을 만나게 되나?
조엘: ‘타이푼’에는 일반적인 IMC 병사들 외에도 위협적인 야생 동물이나 ‘스토커’라 불리는 로봇 군대가 ‘잭’을 기다리고 있다. ‘스토커’들은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뭉쳐 다니며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돌진해오는 무서운 상대다. 이외에도 보스 파일럿인 안드로이드 ‘애쉬’가 인상적인데, 매번 싸울 때마다 플레이어의 전투 방식을 분석하여 점점 더 강력해진다.
▲ 플레이어의 앞을 막아서는 보스 파일럿 '애쉬', 타이탄을 모는 안드로이드다
전작의 '아틀라스'와 '오거' 외에 새로운 타이탄도 등장하는가?
조엘: 멀티플레이에서 고를 수 있는 6종의 ‘타이탄’이 싱글플레이에서는 적으로 나오게 된다. 6종의 타이탄은 ‘스트리트 파이터’처럼 저마다 특징적인 기술과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을 지녔다. 개인적으로는 거대한 칼을 지닌 ‘로닌’을 좋아한다.
트레일러를 보면 ‘조태훈’이나 ‘시완’ 등 한글 이름이 적인 총기가 보이는데, 관련 아티스트가 한국인인가?
조엘: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에는 여러 실력 있는 한인 아티스트가 일하고 있다. 한글은 디자인적으로 멋질뿐더러 총기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실제로도 흔한 일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스터에그를 흔쾌히 허락했다.
▲ 총기에 적힌 한글 이름은 한인 개발자가 넣은 이스터에그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전작은 멀티플레이에서 실력차가 극명한 플레이어들이 매칭되는 경우가 많았다. 매치메이킹 시스템은 달라졌나?
조엘: ‘타이탄폴’은 ‘익히기는 쉽지만 숙련되기는 어려운’ 게임을 추구하기 때문에 플레이 시간에 따라 실력차가 날 수밖에 없다. 이번 작에서는 실력이 비슷한 플레이어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으며, 전장 내에서 부활 지점 등 공정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여러 요소를 계속 수정 중이다.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비교적 소규모 개발사라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더 가까이서 듣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언제나 여러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수정할 용의가 있다.
끝으로 정식 발매 후 추가 패치 및 업데이트 계획을 알려달라
더스틴: 내부적으로 DLC 계획을 세워두고 있긴 하다. 전작과 달리 추가 모드나 전장 등 멀티플레이 콘텐츠는 계속해서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