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캐시 전부 반환, ‘데스티니 차일드’ 확률 논란에 진화 나서
2016.11.09 13:06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데스티니 차일드' 로고 (사진제공: 넥스트플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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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양대마켓 최고매출 1위를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스티니 차일드 for Kakao(이하 데스티니 차일드)’가 연이은 논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메갈리아’ 사태가 가라앉기도 전에 ‘잘못된 확률 표기’로 논란의 불씨가 더해졌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귀여운 미소녀 캐릭터 ‘차일드’가 핵심이다. 특히 특유의 화풍으로 확고한 지지를 받은 김형태가 진두지휘하며 미려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겼다. 실제로 ‘데스티니 차일드’는 출시 나흘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게임부문 최고매출 1위를 달성했다. 현재 게임의 주 매출은 확률형 아이템인 ‘소환’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그 ‘소환’에 조작이 있다는 주장이다.
게임에서 새로운 차일드를 얻기 위해서는 확률형 아이템인 ‘소환’을 이용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쓸만한 성능을 지닌 ‘3~5성 차일드’는 ‘프리미엄 소환’에서 얻게 되는데, 이 ‘프리미엄 소환’은 현금을 지불해서 충전하는 캐시를 소모한다. 여기에 소환되는 ‘차일드’역시 무작위로 결정된다. 넥스트플로어는 최고등급인 ‘5성 차일드’는 1.44%의 확률로 등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넥스트플로어가 공개한 '소환' 확률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유저들이 저마다 소환 결과를 공유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토대로 유저들은 ‘5성 차일드’ 소환 확률은 0.7% 정도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여기에 5성 등급이 하나의 확률로 공개된 것과는 달리, 종류에 따라 확률이 다르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같은 ‘5성 차일드’라고 해도, 몇몇 캐릭터는 나올 확률이 훨씬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스티니 차일드’ 테스트 버전에는 같은 등급에도 세부 항목이 있었다. 별 갯수로 표기되는 등급에, ‘R, S’라는 ‘등급 내 등급’을 삽입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정식 서비스에서는 삭제하기로 되었으나 사실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확률이 조작되었다는 유저의 의견 (사진출처: 데스티니 차일드 공식 카페)
▲ 유저가 '등급 내 등급'이 여전하다고 내세운 근거자료 (사진출처: 데스티니 차일드 공식 카페)
이처럼 확률 관련 논란이 커지자 넥스트플로어 김민규 대표가 나섰다. 김민규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처음에 공개한 확률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했다. 넥스트플로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5성 차일드’는 0.9% 확률로 등장했다. 기존에 공개된 1.44%라는 확률은 ‘마일리지’를 통해 ‘5성 차일드’를 획득하는 것도 포함한 수치라는 것이다.
▲ '차일드' 등급별 소환 확률 (사진제공: 넥스트플로어)
마일리지는 ‘프리미엄 소환’에서 최저등급인 ‘3성 차일드’가 나올 때 쌓인다. 이를 모아 ‘5성 확정 소환권’ 등 높은 등급 ‘차일드’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교환하게 된다. 소환에서 ‘꽝’에 해당하는 ‘3성 차일드’를 얻은 유저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그런데 이 마일리지가 확률에 포함되어 있었다. 즉, 실제 ‘5성 차일드’ 소환 확률은 공지보다 더욱 낮았던 셈이다. 김민규 대표는 “마일리지를 포함한 확률을 공지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희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 '3성 차일드'를 모아서 얻는 마일리지
또한 ‘10회 연속 소환’ 시. ‘4성 차일드’ 1개를 확정 제공하는 것도 문제가 됐다. 이는 1회 소환보다 많은 재화를 한번에 소모하는 ‘10회 연속 소환’에서 최소의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 따라서 1번의 소환에서는 무조건 ‘4성 차일드’가 나오게 된다. 다시 말해 ‘5성 차일드’는 나머지 9번의 소환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자연히 등장 확률은 더욱 떨어진다.
▲ 3단계로 나뉜 소환 확률 (사진제공: 넥스트플로어)
같은 등급 내 ‘차일드’ 소환 확률도 3종류로 분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등급의 ‘차일드’라도 상위, 중위, 하위 3가지 그룹으로 나뉘어 확률이 다르게 설정됐다. 상위일수록 비교적 확률이 낮게 설정되어 획득하기 어렵다. 김민규 대표는 “정식 오픈 시기에 개별 확률을 없애고 등급 내 3개의 확률 그룹으로 변경했다”며 “이를 정확히 안내드리지 못하는 누를 범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에 넥스트플로어는 2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먼저 지금까지 ‘프리미엄 소환’에 사용된 캐시 재화를 모두 돌려준다. 이미 보유한 ‘차일드’는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에 ‘10회 연속 소환’ 시 추가로 1회 소환을 더 하도록 변경했다. 기존과 달리 11연 소환을 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4성 차일드 확정 소환’이 ‘5성 차일드’ 소환 확률을 저하시키지 않게 된다.
▲ 10회 연속 소환은 11회로 변경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꽤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015년부터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이 발의 되었고,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자율 규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율 규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20대 국회로 넘어온 올해만 3개의 규제 법안이 발의 되었다. 이 와중에 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결국 정부 규제에 힘을 실어준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