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신비한 분위기에 빠져든다, '애프터 디 엔드' 체험기
2016.11.19 15:00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애프터 디 엔드' 소개영상 (영상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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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부분유료화가 당연시되는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자사의 첫 유료 게임 ‘애프터 디 엔드’를 내놓은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장르까지 특이하다. 시장의 대세 RPG가 아니라 퍼즐 어드벤처이기 때문이다. 개발을 맡은 네오플은 “대중성보다는 코어 게이머를 노렸다”고 말했고, 넥슨 정상원 부사장은 “이 게임에 대해서는 수익을 바라고 있지 않다”고 호기롭게 선언했다. 지금까지의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처럼 공개 당시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애프터 디 엔드’를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6’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확실히 요즘 국내 트렌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화려한 록이 아닌 잔잔한 클래식 음악 같은 게임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의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대중성보다 코어 게이머를 노렸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셈이다. 과연 '애프터 디 엔드'가 깐깐한 게이머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신비로운 세계, 자유롭게 둘러 보자
‘애프터 디 엔드’는 마법의 힘과 미지의 기계문명이 어우러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이 곳에서 살고 있는 ‘이타케(Etaceh)’ 부족은 만악의 근원 ‘악령’을 처단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매번 부족민 1명이 선발돼 거친 여정에 오르지만, 도중에 모두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다. 플레이어는 새로운 선출 부족민이 된 ‘아들’로서,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흔적을 쫓으며 '악령'을 찾아 나선다. 현장에서는 하나의 스테이지만 시연해볼 수 있었다.
▲ 독특한 디자인의 주인공 캐릭터 (사진제공: 넥슨)
‘애프터 디 엔드’ 첫 인상은 미려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예술작품 같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저니’를 연상케 했다. 몽환적인 그래픽과 감성적인 음악, 글씨가 아닌 분위기로 전달하는 스토리텔링 등, '저니'하면 떠오르는 요소를 '애프터 디 엔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보이는 것에 공을 들인 티가 난다. 개발을 맡았던 네오플 박재은 디렉터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게임 속에는 황량한 사막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생물, 신비한 장치가 가득하다. 이를 통해 연출되는 신비한 분위기가 '애프터 디 엔드'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또한 ‘모뉴먼트 밸리’ 등 비슷한 콘셉의 퍼즐게임과 비교하면 맵이 크다. 여기에 시점을 자유롭게 돌려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동을 담당하는 가상패드, 물체를 움직이는 상호작용 버튼까지 최대한 간소하게 표현돼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 개성적으로 구성된 맵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 ‘감상하는 재미’를 부각시킨다.
▲ 한 스테이지가 비교적 넓은 편 (사진제공: 넥슨)
퍼즐게임에 담아낸 '모험'의 재미
‘애프터 디 엔드’는 여타 3D 퍼즐게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각 스테이지는 특정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길은 각종 퍼즐로 숨겨져 있고, 여기에 가시함정이나 몬스터 등이 앞길을 막는 장애물도 가득하다. ‘애프터 디 엔드’는 이러한 퍼즐게임 기본 문법을 착실히 지키고 있다.
▲ 가시함정부터 몬스터까지... 갈 길이 멀다 (사진제공: 넥슨)
여기에 더해 다른 퍼즐게임에 비하면 맵이 크다는 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기본적인 길 찾기부터 새로운 길을 만드는 지형조작 등 익숙한 요소가 등장한다. 여기에 들리는 소리대로 버튼을 눌러야 하는 리듬퍼즐 등 색다른 퍼즐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다양한 수집품이 기상천외한 장소에 숨겨져 있다. 시연 버전에서는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를 통해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좀 더 깊숙하게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애프터 디 엔드’는 퍼즐게임치고는 맵을 ‘모험’하는 재미의 비중이 높다.
▲ 저기에는 또 뭐가 숨겨져 있을까 (사진제공: 넥슨)
게임 시스템도 이러한 재미를 느끼도록 돕는다. 자유롭게 시야를 돌려볼 수 있으니 어디에 뭐가 숨어있는지 찾기 쉽다. 여기에 발판을 회전시키는 등, 지형을 조작하는 레버나 스위치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맵이 거대한 만큼 변수가 많아, 처음에는 좀처럼 길을 찾기가 어렵다. 빠른 진행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애프터 디 엔드’ 진행 속도가 다소 느리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하다 보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감춰진 이야기를 고민하거나, 감성적인 배경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 황량한 사막으로의 여정, 기대된다! (사진제공: 넥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