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배분 50:50, 유니티 개발자라면 中 '샤오미'에 주목하라
2016.12.20 18:29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관련기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중국은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중국 게임시장 매출은 약 30조 원으로, 무려 전세계 1위다. 그 중에서도 모바일게임의 매출은 약 10조 원 규모로, 한국 전체 게임 시장보다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중국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가 중국시장에 접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안드로이드의 경우, 구글 플레이 대신 300여 개의 독자적인 앱 마켓이 범람하고 있다. 주요 마켓이 구글 플레이 하나로 통합된 국내 시장과 비교하면 훨씬 더 복잡한 셈이다. 여기에 어떤 퍼블리셔와 협력할 것인지, 무단 복제는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 등 골치 아픈 문제가 산더미다.
이에 게임엔진 회사 유니티와 중국 스마트폰 전문사 샤오미가 손을 잡았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만든 모바일게임을 유니티·샤오미 통합 플랫폼으로 출시할 경우, 개발자에게 원활한 출시를 돕는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유니티 개발자의 중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보조하는 셈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샤오미 징얀 류 E&M 부사장, 유니티 앤드류 탕 중화권 지사장이 직접 한국을 찾았다. 게임메카는 두 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징얀 류 부사장과 앤드류 탕 지사장을 만나 직접 확인해봤다.
▲ 왼쪽부터 유니티 앤드류 탕 중화권 지사장, 샤오미 징얀 류 E&M 부사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샤오미가 지닌 장점에 대해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징얀 류 부사장: 샤오미의 장점은 텐센트, 바이두와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전부 제공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함께 보급한다. 소비자들은 샤오미 플랫폼 내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구입하게 된다.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공하며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다.
현재 전세계에서 약 2억 명이 샤오미에서 제작한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2016년 10월 기준, 샤오미 사용자들이 게임을 다운로드한 횟수는 약 22억 4,000만 건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얻은 수익은 22억 위안(한화 약 3,793억 원)이다.
유니티와의 제휴를 통해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징얀 류 부사장: 유니티 엔진에 샤오미를 위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탑재한다. 따라서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샤오미 플랫폼에 적합하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완성된 게임을 샤오미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2억 명에 달하는 샤오미 유저들이 간편하게 게임을 접하게 된다.
샤오미를 이용하는 대다수 유저의 성향은 어떤가?
징얀 류 부사장: 샤오미 유저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현재는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사회 초년생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게임을 자주 즐기는 편이다. 좋은 게임,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상당히 강하다. 또한 샤오미 유저들은 어느 정도 수입이 있는 사람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무료 게임보다는 어느 정도 돈을 지불하더라도 양질의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점이 중국의 다른 앱 마켓과는 다르다.
일일 방문자 수나 MAU(Monthly Active Users)와 같은 자세한 데이터가 궁금하다.
징얀 류 부사장: 대외비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 높다는 것만 알아달라.
앤드류 탕 지사장: 사실 그런 수치는 개발자의 수익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개발자에게 얼마나 수익을 나눠줄 수 있느냐다. 다른 앱 마켓의 경우, 여러 업체와 수익을 분배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때 사용하는 통신사부터 제 3의 퍼블리셔 등이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기 때문에, 실제 개발자가 얻는 이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렇다면 샤오미 플랫폼으로 게임을 낼 경우, 수익 분배는 어떻게 되나?
징얀 류 부사장: 샤오미는 우수한 게임 개발사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플랫폼에 힘을 더할 생각이다. 따라서 게임 개발사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최대한으로 높일 계획이다. 유니티·샤오미 통합 플랫폼의 경우, 별도의 현지 퍼블리셔나 에이전시 없이도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현지 게임 서비스를 위한 광고 등을 유니티와 샤오미가 맡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발사는 게임을 통해 발생하는 총 매출의 50%를 받게 되며, 유니티 애즈를 통해 광고 수익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광고 수익은 전체의 40%를 개발사가 가져가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앱 마켓에 비해 개발사에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려 한다.
▲ 개발사의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샤오미 징얀 류 E&M 부사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법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에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나?
징얀 류 부사장: 먼저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판호’라고 하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해외 개발사 입장에서는 직접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유니티·샤오미 통합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게임은 ‘판호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샤오미가 개발사를 대신해 판호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고 시간과 돈도 절약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있어서 또 다른 걸림돌은 불법복제 게임이다. 한국 게임을 무단으로 도용해 출시해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징얀 류 부사장: 사실 중국은 불법복제 게임이 습관적으로 나오는 국가로, 최대한 이를 방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유니티·샤오미 통합 플랫폼 독점으로 나오는 게임이 다른 경로로 유통될 경우 직접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 여기에 샤오미는 중국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기업이기에 자생적으로 불법복제 근절에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앤드류 탕 지사장: 이번 제휴는 중국 유저들의 인식을 바꾸려는 의도도 있다. 샤오미의 많은 유저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에 좋은 게임을 출시하고, 정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정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퍼트리려고 한다. MS와 오라클도 전부터 불법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전부 실패했다. 막대한 돈을 쓰면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단속하겠다고 나선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단속과 함께 정품을 쓰도록 유저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 유저 인식을 바꾸는 것을 강조한 유니티 앤드류 탕 중화권 지사장 (사진제공: 유니티)
마지막으로 중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 개발자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징얀 류 부사장: 중국에서는 MMORPG 시장이 크다. 그만큼 개발하는 회사도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도 좋은 MMORPG를 제작하지만, 중국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대신 한국에는 훌륭한 문화자원이 있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연예 프로그램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문화 자원을 게임과 연결시키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기 있는 영화가 개봉할 때, 동명의 게임을 함께 론칭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중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마케팅이다.
또한 샤오미 같은 경우, 사용자의 남녀 비율이 5 대 5에 가깝다. 하지만 의외로 여성을 겨냥한 게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 여성도 게임에 돈을 내고, 게임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느꼈다. 특히 ‘라인 프렌즈’ 같은 경우, 캐릭터가 매우 귀엽다. 이를 잘 활용하면 여성은 물론, 아동까지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MMORPG도 좋지만, 이러한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