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살고 싶으면 투표해! 게임 속 최강 대통령 TOP5
2017.04.27 11:47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어느덧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십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두들 어떤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지 결정하셨나요? 최근에는 대선토론회도 계속돼 각 후보의 저력을 확인하기가 한결 수월해졌죠. 모쪼록 민심을 살뜰히 챙기며 국내외 중대사를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인물이 들어서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원수이자 행정수반이며 전시 최고지휘관으로 활약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현대나 미래를 배경으로 여러 게임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하죠. 주로 플레이어에게 이거 해라 저거 도와줘라 명령하기 바쁘지만, 가끔은 본인이 직접 일선에 나서기도 합니다. 투표 안하곤 못 배길 ‘게임 속 최강의 대통령’을 만나보시죠.
5위 하워드 T 엑커맨(C&C: 레드얼럿 3)
▲ 오바마 대선 포스터 패러디, 선전 문구는 "다 X까라 그래!" (사진출처: EA)
지난해, 미국 대통령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며 일대 파란이 일었죠. 강경한 국수주의 정책을 내걸고 수 차례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그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하지만 그런 트럼프도 ‘커맨드 앤 컨커: 레드얼럿 3’에 ‘하워드 T 엑커맨’과 비교하면 순한 양에 불과해요. 실사 영상에선 중견 배우 J.K.시몬스가 열연했습니다.
‘하워드 T 엑커맨’은 입만 열면 “빨갱이 쓸어버리자”고 언성을 높이는 극도의 반공주의자입니다. ‘레드얼럿’ 세계관에선 소련이 건재한 까닭에 이러한 유세가 굉장히 효과적이었죠. 선거 슬로건부터가 ‘살고 싶으면 나를 찍어’이니 말 다했네요. 막말이 워낙 최강이라 같은 연합군도 곤란해할 지경입니다. “저 빨갱이 X신들 엉덩이를 걷어차 엄마에게 보내버려!”라나…
4위 존 헨리 이든(폴아웃 3)
▲ 컴퓨터가 대통령, 블루스크린 뜨면 정부 마비되나요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본래 대통령이란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선정된 국민의 대리인을 뜻합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핵전쟁으로 세계가 대충 망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폴아웃 3’에도 미합중국 대통령이 존재해요.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권력자들과 휘하 병력이 비밀 방공호로 숨어들었다가 나중에야 뻔뻔스레 등장한 것이죠. 그것도 모자라 황무지 주민을 열등하다며 마구잡이로 사냥합니다.
이러한 만행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존 헨리 이든’이죠. 게임에서 라디오를 틀어놓으면 이 작자의 연설을 들을 수 있는데 자신 외에 모든 세력을 폄훼하기 바쁩니다. 스스로는 선출된 대통령이라지만 당연히 선거 따윈 하지도 않았고, 실은 인간조차 아닙니다. 그 정체는 과거 정부의 중요 정보를 관리하던 고성능 AI가 살짝 돌아버린 것. 망상 하나는 최강이네요.
3위 솔리더스 스네이크(메탈기어 솔리드 2)
▲ 역시 초강대국 원수라 어깨뽕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진출처: 코나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직 KGB 요원으로 유명하죠. ‘메탈기어 솔리드 2’의 미국 대통령 ‘솔리더스 스네이크’는 한술 더 떠서 10대 시절부터 CIA 첩보원으로 활약했습니다. 이후 아프리카로 건너가 거대한 군벌을 조직했다가 훗날 귀환해 ‘조지 시어스’라는 가명으로 대선에 출마했죠. 역시 미국 대통령쯤 하려면 웬만한 이력으론 어림도 없나 봅니다.
당연히 평범한 사람이 이런 삶을 살리는 없죠. ‘솔리더스 스네이크’는 주인공 ‘솔리드’와 마찬가지로 전설의 군인 ‘빅 보스’를 복제한 초인입니다. 덕분에 정치가로서의 수완과 카리스마는 물론이고 일반인을 압도하는 완력까지 갖췄죠. 하이테크 강화복을 입고 이도류를 펼치는 대통령이라니 과연 미국입니다. 투표 안 했다가는 베어버릴 기세네요.
2위 3번가 세인츠 보스(세인츠 로우 4)
▲ 백악관에 앉아서도 갱단 두목스러운 불량함이 풀풀~ (사진출처: 딥실버)
흔히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데 실제로는 대통령 후보로 나설 정도면 이미 남부럽잖은 위치이기 마련입니다. 허나 ‘세인츠 로우’의 주인공은 일개 갱단 두목에서 미합중국 대통령까지 오른 진정으로 입지전적 인물이죠. 동네 깡패 수준이던 ‘3번가 세인츠’를 이끌고 갱단 전쟁을 종식시킨 뒤, 세계적인 패션 기업의 사장이 되었다가 끝내 대통령까지 되어버립니다.
도대체 갱단 두목이 뭐가 잘나서 대통령까지 하나 싶지만, 그에게는 모두를 감화시키는 지도력과 관할 지역을 진정으로 아끼는 의리가 있답니다. 이거 좀 깡패 미화가 심한듯한데… 애초에 ‘세인츠 로우’가 진지한 게임은 아니니까요. 어차피 대통령이 되어서도 갑자기 외계인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총을 메고 고군분투하긴 갱단시절과 똑같습니다.
1위 마이클 윌슨 주니어 (메탈 울프 카오스)
▲ 최종병기 대통령, 애초에 쿠데타 안나게 잘하지… (사진출처: 프롬 소프트웨어)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는 공군 출신 대통령이 직접 전투기를 몰아 외계인과 싸운다는 황당한 내용으로 뭇 관객의 실소를 자아냈죠. 국가원수가 굳이 최전선으로 나선다니 확실히 어이가 없지만, 동시에 꽤나 가슴 벅차는 전개이긴 해요. ‘다크소울’로 대성한 프롬 소프트웨어의 소싯적 괴작 ‘메탈 울프 카오스’는 바로 여기에 주목했습니다.
21세기 미국은 각지에서 일어난 대규모 쿠데타로 크나큰 위기에 처합니다. 정규군도 와해돼버린 와중에 마지막 희망은 다름아닌 대통령 ‘마이클 윌슨’. 왕년 전쟁영웅인 그는 로봇 ‘메탈 울프’에 탑승해 홀로 반란분자들과 일대 격전을 벌입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이것이 대통령혼이닷!”이라 일갈하며 포화를 퍼붓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정신이 아득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