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과 게임업계 첫 만남, 어떤 대화 오고 갔나?
2017.06.27 17:45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문화체육관광부 새 수장, 도종환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내 게임사를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도 장관은 취임 전에도 국회의원 시절에 3회에 걸쳐 '게임포럼'을 열며 게임업계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업계에서도 새 장관에 대한 기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종환 장관과 게임업계가 만난 첫 간담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그리고 도 장관이 게임 정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도 장관은 6월 27일, 경기도 판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게임산업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현장에는 국내 주요 게임사 및 관련 협, 단체장 20여 명이 참석했다. 우선 게임업계에서는 넥슨 박지원 대표, 넷마블게임즈 권영식 대표, NHN엔터테인먼트 정우진 대표, 네오위즈 이기원 대표, 스마일게이트 양동기 대표 등이 자리했다. 아우러 정종률 대표, 푸토 엔터테인먼트 홍철운 대표, 애니펜 전재웅 대표, 이디오크러시 김성기 대표, 마상소프트 강삼석 대표, 몬스터스마일 조한규 사업총괄이사 등 중소기업 관계자도 자리했다.
여기에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협회장,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회장 등 게임 협단체장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강만석 원장 직무대행, 게임물관리위원회 여명숙 위원장 등 관련 기관장도 참여했다.
대기업은 규제 개선, 중소기업은 투자 활성화
▲ 이야기를 듣는 중인 도종환 장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면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 현장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 큰 주제는 ‘규제 개선’과 ‘투자 활성화’로 나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대기업은 ‘규제 개선’에, 중소기업은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이 점이 드러난 부분은 협회장의 발언이다. 대기업이 중심을 이룬 한국게임산업협회장과 중소기업이 많은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이 말한 주제가 나뉜 것이다.
우선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협회장은 “게임 규제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한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결제한도 개선과 자체등급분류제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요청 드린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은 “게임산업의 부정적인 인식 해소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펀드 등 게임산업 양극화 극복을 위한 정책 추진을 부탁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게임사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강조한 부분이 나뉘었다. 우선 대기업은 규제 개선이 주를 이뤘다. 네오위즈 이기원 대표는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재검토시 업계, 이용자, 정부 등이 함께 하는 합리적 영향 평가를 요청한다. 자율규제로 정책 전환은 적극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 정우진 대표는 “게임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행정처분으로 게임 창작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한다”라고 언급했다. 스마일게이트 양동기 대표는 “게임산업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균형 잡힌 논의를 위해서는 게임산업 특성이 고려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투자 활성화와 차세대 콘텐츠 육성에 힘을 실었다. 마상소프트 강삼석 대표는 “한국 게임산업은 포화 상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글로벌 진출 지원 및 금융지원 사업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디어크러시 김성기 대표도 “VR, AR 등 차세대 콘텐츠 뿐 아니라 현재 주력 콘텐츠인 모바일게임에 대한 지원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중소 게임업체의 입주 공간 지원도 확대 요청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 게임산업 현장 간담회 현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해소해달라
규모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이야기된 부분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 권영식 대표는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게임이 놀이문화가 될 수 있도록 업계는 노력하고 정부에서는 지속 지원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회장도 “게임산업은 첨단융합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신규 인력이 유입되지 않고 투자와 개발자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종환 장관은 “많은 분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언급해주셨다. 게임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함께 힘을 합쳐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했다. 이어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는 민관 합동 규제 개선 협의체를 통해 해결방향을 찾아가도록 하겠다. 게임산업은 전체 콘텐츠 수출의 57%를 차지하는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여가, 문화적 가치 모두 중요하다.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라 생각하며 게임업계 여러분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풍성한 여가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역들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도종환 장관은 문체부의 ‘게임 정책 방향’을 밝혔다. 핵심은 세 가지다. 창업 활성화, 자율규제, 게임문화 진흥이다. 우선 창업 활성화는 게임산업 성장 사다리 펀드 조성과 해와 마케팅 지원 강화, 게임사 창업과 중소기업 종합 지원을 목적으로 한 ‘게임부스트센터(내년 상반기, 판교)’를 여는 것이다. 이어서 자율규제는 앞서 이야기된 민관 협의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협의체에는 업계, 학계, 소비자, 정부가 들어간다.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자율규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게임문화 진흥에 대해서도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