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개발자 ˝리치왕, 무섭도록 어렵게 만들었다˝
2017.07.11 18:49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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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출시된 ‘하스스톤’ 다섯 번째 확장팩 ‘운고로를 향한 여정’은 하향세를 보이던 게임 평가를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퀘스트’를 위시한 참신한 카드와 각양각색 덱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안정적인 밸런스가 떠나간 유저의 발길을 되돌리는데 성공했다.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이 남긴 처참한 결과를 만회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블리자드는 여세를 몰아 ‘하스스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할 작정이다. 차기 확장팩으로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인 ‘리치왕의 분노’를 선택했기 때문. 차디찬 노스랜드에서 펼쳐지는 확장팩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은 ‘리치왕’의 언데드 군단에 대항하는 모험모드가 무료 제공됨은 물론 신규 카드 135장과 유저가 직접 ‘죽음의 기사’가 되어볼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진다.
▲ '리치왕의 분노' 기반한 하스스톤 신규 확장팩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 (영상출처: 블리자드)
농담 삼아 ‘하스스톤’ 망할 때쯤 되어야 나올 거라던 히든 카드 ‘리치왕의 분노’가 생각보다 빨리 그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블리자드가 어떤 으스스하고 흥분되는 모험을 마련했을지, 11일(화) 한국을 찾은 데이브 코삭 수석 미션 디자이어와 제리 마스코 선임 콘셉트 아티스트, 맥스 마 수석 UI 디자이너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리치왕’은 무섭도록 어려울 것, 상대 직업에 따라 패턴까지 바뀐다
“’워크래프트’에는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데요. 이를 어떻게 ‘하스스톤’이 지닌 분위기와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번 확장팩에서 가장 고민한 점은 ‘리치왕’이라는 어둡고 두려운 캐릭터를 어떻게 밝고 매력적인 ‘하스스톤’으로 끌어오느냐는 것이죠. 유쾌한 면모를 삽입하면서도 여전히 이 자가 바로 ‘리치왕’이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 왼쪽부터 블리자드 데이브 코삭 수석 미션 디자이너, 제리 마스코 선임 콘셉트 아티스트,
맥스 마 수석 UI 디자이너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제까지는 카드가 추가되는 확장팩과 싱글플레이 콘텐츠 모험모드가 별도 발매됐지만 이번 확장팩부터는 하나로 전격 통합된다.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에 등장하는 여덟 적수는 모두 원작 ‘얼음왕관 성채’ 레이드 보스이며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물론 ‘리치왕’이다. 유저가 어떤 직업을 고르냐에 따라 ‘리치왕’은 다른 전략을 선보이며 총 세 차례에 걸쳐 싸움을 걸어온다고.
“과거에 모험모드를 따로 팔 때는 적을 너무 어렵게 설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구매자 입장에선 카드를 얻으려고 돈을 쓴 것이고, 우두머리를 쓰러트려야 보상이 나오니까요. 하지만 이제 모험모드가 확장팩 무료 콘텐츠로 편입되면서 난이도를 마음껏 높일 수 있게 됐죠. 특히 ‘리치왕’과 최종 결전은 진짜 무섭도록 어려워서 일부 유저는 불평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공략을 위한 덱 구성 과정이 재미있어지겠죠”
▲ '리치왕'과 우두머리들, 어차피 무료 콘텐츠이니 마음껏 어렵게 만들었다 (사진출처: 블리자드)
아홉 영웅이 패배한다면? 이번 핵심은 ‘죽음의 기사’ 교체 카드
‘리치왕’이 이끄는 언데드 군단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단연 ‘죽음의 기사’다. 한때 존경 받는 용사였던 이들은 ‘리치왕’의 사술에 의해 끔직한 괴물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만약 유저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아홉 영웅이 ‘리치왕’에게 패배해 사역 당한다면 어떨까? 이번 확장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의 기사’ 교체 카드는 이처럼 파격적인 가정에서 출발한다.
“여섯 영웅이 지닌 캐릭터성이 워낙 익숙했기에 ‘죽음의 기사’로 비틀기가 난해했어요. 교체 카드를 발동하면 기존 영웅이 ‘죽음의 기사’로 바뀌며 일정한 방어력과 색다른 능력을 얻습니다. 가령 ‘사냥꾼 렉사르’가 변화한 ‘죽음추적자 렉사르’는 야수 카드 두 장을 기워서 양쪽의 능력을 모두 지닌 끔찍한 누더기야수를 제작할 수 있죠. 다른 영웅들이 어떻게 바뀌는지는 출시 전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 교체 카드를 발동해 '죽음의 기사'로 변화한다, 당연히 영웅 능력도 바뀐다 (사진출처: 블리자드)
사실 본래부터 기존 영웅을 ‘죽음의 기사’로 바꿀 생각은 없었지만 성직자 ‘안두인 린’을 사악하게 묘사한 콘셉아트가 개발팀에게 어두운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죽음의 기사’ 교체 카드는 이전 확장팩의 ‘퀘스트’처럼 직업마다 하나씩 존재하는 고유한 전설 카드이며, 모험모드 프롤로그만 완료해도 한 장이 무료로 주어진다.
직업 추가할 계획은 없다, 영웅 교체가 아홉 배는 더 재미있어
또한 원작에서 ‘죽음의 기사’가 지닌 기술이었던 ‘생명력 흡수’가 신규 카드 효과로 구현됐다. 해당 카드로 피해를 주면 그만큼 영웅의 생명력이 회복되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효과다. ‘사냥꾼’이나 ‘도적’처럼 공세에 주력하면서 치유 카드가 부족한 직업군일수록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발자로서는 특정 직업이나 덱과만 연계하도록 만든 것이 아니며, 유저들이 어떤 조합을 보여줄지 설렌다고 전했다.
▲ 피해를 입힌 만큼 영웅을 회복시키는 '생명력 흡수' 응용 방안은? (사진출처: 블리자드)
모험모드에서 위력을 뽐낼 ‘리치왕’과 전혀 새로운 ‘죽음의 기사’ 교체 카드, 그리고 ‘생명력 흡수’ 효과는 ‘하스스톤’에서 ‘리치왕의 분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열 번째 직업으로 기대를 모은 ‘죽음의 기사’가 이러한 방식으로 소모된 데에 못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에 블리자드 개발팀은 가까운 시일 내에 직업 추가 계획이 없음을 확인해주었다.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은 매우 크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당장 직업에 필요한 능력과 카드는 물론 앞으로 나올 모든 확장팩에서 계속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고려해야 하죠. 개인적으로 ‘죽음의 기사’가 따로 나오는 것보다 기존 영웅들이 변화하는 것이 아홉 배는 더 재미있어요. 신규 직업이란 결국 영웅 능력이 추가된다는 건데 이는 교체 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디 ‘죽음의 기사’를 즐겨주시길”
▲ 아쉽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직업 추가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