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왕국이야기, 모바일서 콘솔급 그래픽 보여주려 ‘별 짓 다 했다’
2017.07.18 18:45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바야흐로 수집형 RPG 전성시대다. 한 달에만 10개 이상의 수집형 RPG가 쏟아진다. 비슷비슷한 게임이 계속해서 나오는 와중, 게임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유명 IP를 도입하던지, 독특한 소재를 쓰던지, 기발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등이다.
이런 수집형 RPG 시장에서 ‘퀄리티’로 승부를 보려는 게임이 있다. 너울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에서 27일 출시하는 ‘다섯왕국이야기’다. 퀄리티로 승부를 보겠다는 말은 게임성, 그래픽, 최적화, 스토리텔링 등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말은 쉽지만 실행이 어려워 쉽게 시도하기 어렵다.
과연 ‘다섯왕국이야기’가 선보일 차별화 요소는 어떤 것일까? 게임메카는 너울엔터테인먼트 ‘다섯왕국이야기’ 개발 총괄 송성빈 개발이사와 이범재 아트디렉터를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27일 출시 예정인 '다섯왕국이야기' 포스터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왕좌의 게임’ 같은 반전이 있는 스토리
‘다섯왕국이야기’는 게임 제목부터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게임 내에는 중세 판타지(기사도)를 상징하는 ‘아카인 왕국’, 사막 등 척박한 환경에 위치한 ‘우르크 왕국’,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풍 느낌을 담은 ‘젠 왕국’, 엘프와 마법의 얼음왕국 ‘헤스티아’, 수인들의 왕국 ‘타나토스’까지 5개 왕국이 등장한다. 유저는 아카인 왕국의 기사 ‘토미’의 시점에서 절대적인 힘을 가진 ‘악마의 보석’을 둘러싼 비밀을 풀어나가게 되며, 각 나라를 무대로 다양한 동료와 만나고 적과 싸우게 된다.
송성빈 이사는 “‘다섯왕국이야기’는 게임업계에 퍼져 있는 식상한 스토리를 지양하고, ‘왕좌의 게임’같은 드라마와 반전, 깊이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게임 세계관 설정에 특히 공을 들였으며, 스토리 모드에는 고품질 리얼타임 동영상을 넣었다. 여기에 모든 스토리 대사를 풀 보이스 더빙을 해 스토리텔링에도 신경 썼다.
▲ 성우 풀 더빙으로 구현된 알찬 스토리 모드(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이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모험’이다. 보통 수집형 RPG에서 ‘모험’ 콘텐츠는 도전 과제 혹은 게임을 배우는 튜토리얼로 쓰인다. 그러나 ‘다섯왕국이야기’의 ‘모험’은 챕터별로 각각 짤막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으며, 같은 시나리오라도 쉬움-보통-에픽 난이도에 따라 세부 스토리가 달라진다. 즉, 모험 콘텐츠를 차례대로 클리어하면 다양한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독특한 점은 출시 버전에는 스토리 모드가 포함되지 않고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공개된다는 것이다. 개발이 덜 된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송성빈 이사는 이에 대해 ‘유저 편의를 위한 선택’이라는 답변을 했다.
“처음 게임을 다운받은 유저들에게 방대한 설정과 시나리오를 구구절절 설명하면 자칫 지루해 할 수 있어요. 애써 만든 시나리오를 스킵하고 전투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처음에는 모험 모드를 통해 짧고 단편적인 스토리만 보여주며 게임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전체적인 스토리가 궁금해질 쯤 스토리 모드를 개방해 유저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킨다는 전략입니다.”
▲ 너울엔터테인먼트 이범재 AD(좌), 송성빈 개발총괄 이사(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거 모바일게임 맞아? 콘솔 게임 보는 듯한 비주얼
수집형 RPG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캐릭터에 대한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아무리 게임성이 좋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구현했더라도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이 부분에서 ‘다섯왕국이야기’의 차별화 전략은 정공법이다. 자극적인 일러스트나 화려한 이펙트가 아닌 고품질 그래픽으로 승부한 것이다. 대부분 캐릭터는 8등신으로 세세하게 묘사가 돼 있다. 여기에 2D 감성을 살릴 수 있게 다양한 실시간 광원, 음영 효과 등 고급 기술을 동원했다. 특히 하이라이트인 ‘캐릭터 궁극기’ 연출은 콘솔 게임급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러한 퀄리티를 모바일에서 선보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은 최적화다. 그래픽이 좋아질수록 스마트폰에서 구동하기엔 무거워진다. 퀄리티가 높아질수록 구동 가능한 스마트폰 기종도 제한되거니와, 배터리 사용량과 발열, 로딩 시간도 높아진다. 보기에는 좋아도 모바일로 오래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게임이 된다는 것이다. 너울엔터테인먼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적화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이범재 아트디렉터는 “(최적화를 위해) 정말 별 짓 다 했다” 라며 “캐릭터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텍스터 절약을 위해 노력했고, R&D에 있어서도 많은 고생을 했다”고 밝혔다. 송 이사 역시 “그래픽 옵션을 낮출 경우 근래 나온 모바일게임보다 발열이 적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다섯왕국이야기’의 최적화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고품질 그래픽으로 구현된 '다섯왕국이야기' 캐릭터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 콘솔 게임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연출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실시간 전투와 전략의 전투 모두 담았다
‘다섯왕국이야기’를 개발한 송 이사는, AOS 게임과 ‘발더스 게이트’의 재미를 하나로 합쳐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간에 관여받지 않으면서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발더스 게이트’의 재미에 AOS의 ‘한타’와 같은 전투 요소를 결합해 보고 싶었다는 것.
전투가 시작되면 캐릭터 다섯 명이 달려와 적군과 전투를 벌인다.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데, 기본적인 공격과 이동은 자동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전투 중간중간에 전략 모드를 켤 수 있다. 전략 모드를 켜면 전투가 일시 중지되는데, 이 때 캐릭터 이동이나 스킬 사용, 공격 등을 지정할 수 있다.
이런 전략 지정은 ‘다섯왕국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 110여 종 중 몬스터를 제외한 60여 종 캐릭터가 제각기 다른 궁극기와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자동전투를 중점에 둔 일반적인 수집형 RPG는 공격력이나 방어력과 같은 '스펙'이 높은 캐릭터가 안정적인 성과를 낸다. 그러나 ‘다섯왕국이야기’는 다르다. AOS에 자주 나오는 다양한 CC기를 비롯해, 적의 공격을 반사하거나, 전염성 독 대미지를 입히거나, 장애물이나 함정을 설치하는 등 사용하기에 따라 전투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다수 존재한다.
▲ 전투의 효율을 극대화해주는 '전략 모드'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실제로 막강한 공격력을 지닌 원거리 딜러 만으로 팀을 구성하면 물리공격 반사 스킬을 가진 서포터를 만났을 때 그대로 전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여기에 강력한 장비로 능력치를 높인 파티는 장비를 파괴하는 스킬을 가진 적을 만나면 전투력이 대폭 감소한다. CC기나 독 스킬에 면역력이 없는 파티는 총 전투력이 낮은 적에게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즉, 단순한 ‘스펙’ 늘이기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황에 맞춰 덱을 짜고 상황에 맞는 전략을 짜는 과정이 그 어떤 수집형 RPG보다 중요하다.
송 이사는 “우리 게임에는 이른바 ‘국민 덱’이 없어요. 대신 자신만의 덱 조합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임기응변이 승부를 가르죠. 비공개 테스트에서도 작은 화면 안에서 실시간 전투와 턴제 전략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라며 ‘다섯왕국이야기’의 전략성을 강조했다.
전략성은 보스 몬스터 레이드와 PvP 콘텐츠인 결투장, 그리고 침략에서 특히 중요하다. 일반 파밍에서는 자동전투로 돌려도 크게 상관이 없지만, 위 모드에서는 플레이어 개입이 필수다. 예를 들어 거대 거미 보스는 결정적인 순간에 거미줄을 치고 땅 속으로 숨어버리는데, 이 경우 모든 캐릭터를 거미줄 밖으로 벗어나게 하지 않으면 적을 공격할 기회를 놓치기 십상이다. 향후 업데이트 예정인 RvR 길드전에서도 전략의 유무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 '다섯왕국이야기' 전투 시스템 설명에 한창인 송성빈 이사(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섯왕국이야기’는 오는 27일(목) iOS와 안드로이드로 출시되며, 출시로부터 한 달 내 다양한 영웅 및 몬스터가 포함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