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형 '엑스컴 2'를 만나다, 확장팩 '선택받은 자의 전쟁'
2017.08.24 19:12 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엑스컴 2' 확장팩이 오는 29일 국내 발매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많은 사람들을 지구 해방의 최전선으로 이끈 파이락시스게임즈의 간판 타이틀 ‘엑스컴 2’가 오는 8월 29일(화), 새로운 확장팩 ‘선택된 자의 전쟁’을 선보인다. 사실상 1년 반만의 확장팩이다. 창작마당으로 소개된 ‘롱 워’와 같은 걸출한 유저 모드도 많이 나왔지만, 그래도 매번 같은 콘텐츠를 반복해야 하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이번 출시 소식이 반갑게 들릴 수 밖에 없다.
이번 확장팩 ‘선택된 자의 전쟁’은 이러한 유저 욕구를 만족시킬만한 콘텐츠로 완전 무장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이끄는 ‘엑스컴’과 협력하게 될 새로운 저항군 세력 추가, 그리고 강적 ‘선택된 자’와 좀비와 같은 ‘로스트’의 무리까지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으로 꽉 찼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실제 재미는 어떨까? 이번 출시에 앞서, 그 주요 콘텐츠를 직접 플레이해보고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이 리뷰는 2K에서 게임의 앞서 해보기 체험판을 제공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 '엑스컴 2: 선택된 자의 전쟁'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엑스컴' 공식 유튜브)
뉴페이스의 합류로, 진정한 전쟁이 시작되다
원작 ‘엑스컴 2’가 간단명료하게 ‘엑스컴’과 ‘외계인’의 대결을 보여준 권선징악 단막극이었다면, 이번 확장팩은 그 무대에 더 많은 배우를 집어넣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페라에 가깝다. 실제로 확장팩에서는 게임에는 잘 다뤄지지 않은 저항군 세력의 이야기를 더해, 플레이어를 둘러싼 세계를 보다 충실하게 설명했다.
이번 확장팩에는 은퇴한 특수부대 출신들이 규합한 ‘리퍼’, 외계인 군대 ‘어드벤트’ 탈주병으로 이루어진 ‘스커미셔’, 그리고 미지의 사이오닉 에너지를 다루는 ‘템플러’ 3개 저항군 세력이 등장한다. 게임 중 이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데, 단순히 우격다짐으로 보여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기존 스토리의 공백을 조금씩 메워가는 식이라 이해가 쉽고 기존 이야기를 재조명한다.
알기 쉬운 예로, 프롤로그를 들 수 있다. 기존에는 부하인 ‘브래드포드’가 정보원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토대로 구출하는 식이지만, 확장팩에서는 그 정보원이 바로 ‘리퍼’의 대원이었던 걸로 밝혀진다. 덕분에 과거에 게임을 클리어한 플레이어라도 큰 무리 없이 이런 스토리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비단 스토리만 달라지지 않았다. 세력마다 새로운 용병 캐릭터가 합류하면서, 이번 확장팩에서 보여지는 ‘엑스컴’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다. ‘리퍼’ 세력은 탁월한 잠행 능력을 보유한 저격수, ‘스커미셔’ 세력은 갈고리로 빠르게 이동해 적을 제압하는 보병, ‘템플러’ 세력은 사이오닉 에너지로 그야말로 적을 단박에 쓸어버린다.
더군다나 이런 일당백 캐릭터가 초반부터 합류하기 때문에, 원작에서 초반부에 까다롭게 느껴지는 ‘바이퍼’나, ‘코덱스’와 같은 적도 확장팩에서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게임 난이도가 확 떨어졌다고 느낄 정도다.
▲ '리퍼'는 저격수지만, 움직이고도 쏠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만,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외계인도 대항마로 확장팩의 메인 악당이라고 할 수 있는 ‘선택된 자’를 데려왔다. 이들은 암살자, 사냥꾼, 초능력자로 이루어진 무리로, 자신들이 섬기는 ‘엘더’를 위해 플레이어의 길을 막는다. 다행히 이들은 서로 사이가 안 좋아서 한 번에 나오지는 않지만, 단 한 명만 나와도 충분히 위협적이다.
한 예로, 초반부에 만나는 ‘암살자’는 수비적인 플레이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적에 반응해 사격하는 ‘경계’ 무효화부터, 아예 모습이 사라지는 ‘은신’ 기술까지 가지고 있다. 거기다가 아군을 현혹 상태에 빠뜨려 자신의 연구를 위해 납치해가기도 한다. 그나마 저항군 캐릭터 덕분에 버틸만 하지, 그냥 대원으로 밀어붙였다가는 그대로 전멸하기 일쑤다.
더군다나 나중에는 전투가 아니더라도 소중한 대원을 납치하거나, 스스로 수행을 거듭해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도 한다. 그나마 초반부에는 저항군 캐릭터로 버티지만, 이마저도 나중에는 무용지물이 돼 걸핏하면 플레이어를 괴롭히러 오는 악마 같은 존재로 자리잡는다.
이처럼, 이번 확장팩은 새로운 뉴페이스를 더함으로써 게임 자체의 재미를 더하는 한편, 이들로 하여금 난이도의 완급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역할을 맡겼다. 초반부에는 강력한 아군의 등장으로 눈길을 끌고, 갈수록 진화하는 강적을 두면서 몰입감을 유지시킨다는 소리다. 덕분에 플레이하면서도 필연적으로 특정 구간에서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이나 피로감 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다양해진 임무의 종류, 다양해진 공략의 묘미
새로운 세력과는 별개로, 이번 확장팩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전투 그 자체다. 이전보다 임무와 전장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새로운 적이 등장하면서 기본 플레이가 주는 재미가 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부분은 바로 ‘임무의 변화’다. 기존에는 임무 목표가 적 전원 처치, 요인 호위, 일정 턴 내에 물품 입수 혹은 파괴에 그쳐, 나중에는 반복된다는 느낌을 줄 정도였다. 실제로 턴 제한이 없는 미션은 대부분 맵에 있는 모든 적을 처치하면 되서, 수비적으로 플레이하는게 훨씬 이득이었다.
이런 점을 개발진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이번 확장팩에서는 보다 다양한 임무를 준비했다. 게릴라답게 외계인 요인을 암살하고 탈출하기, 최대한 들키지 않고 잡혀간 아군 구출하기, 적군 본부에 있는 보급품 최대한 많이 훔치기 등 처음 보는 임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원작에서 답답하게 느껴진 일정 턴 제한 임무도 변경되었다. 단순히 시간에 끌려 다니는 대신, 턴을 늘려줄 요소를 집어넣어 플레이어가 불리한 상황을 뒤집어나가도록 만들었다. 가령, 외계인 자료를 송출하는 레이더를 파괴하는 미션의 경우 기존에는 3턴만 주어졌는데, 주위에 보이는 소형 수신기를 파괴하면 턴이 조금씩 늘어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덕분에 기본 플레이 자체가 이전보다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을 선사한다.
▲ 수신기를 파괴하면...(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확장팩에서 새롭게 추가된 좀비 형태 적 ‘로스트’ 역시 이러한 플레이 변화 일환으로 보면 된다. 떼로 몰려오는 ‘로스트’를 잡으려면 기존 엄폐를 중심으로 한 수비적인 전투 대신 공격적인 전투를 택해야 했다. 실제로 ‘로스트’는 기본적으로 적은 체력을 지니고, 쓰러뜨리면 대원이 곧바로 한 번 더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엄폐물에서 나와 빠르게 잡는 쪽이 이득이다.
덕분에 ‘로스트’와 싸울 때는 마치 좀비 서바이벌 게임처럼, 빠르게 목표 지점까지 전진하면서 다가오는 ‘로스트’를 쓰러뜨리고, 곧바로 엄폐물 없이 쭉 달리는 호쾌한 전투를 경험할 수 있었다. 기존의 수비적인 플레이가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진 입장에서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 알고보면 신나는 사격 시간을 선사해주는 친구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 외에도 새로운 적으로 나온 사제, 정화자, 스펙터도 마찬가지로, 기존의 플레이에 중요한 스킬을 무효화하는 능력을 주면서 확실한 플레이 변화를 꾀했다. 이처럼, 이번 확장팩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기존의 정형화된 전략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도록 만들었다.
‘엑스컴’ 관리의 직무에 변칙적인 재미를 더하다
이번에는 기지 관리와 경영을 살펴보자. 이번 확장팩에서는 새롭게 저항군 세력이 추가되면서 이들과의 우호도를 관리해야 했으며, 때로는 대원을 파견 보내 비밀임무도 펼쳐야 한다. 또한, 수시로 활동하는 ‘선택된 자’ 때문에 예전처럼 일이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우선 저항군 세력 관리부터 살펴보자. 이전의 임무가 모두 ‘엑스컴’ 기준으로 돌아갔다면, 이제는 일부 임무가 저항군 우호도에 영향을 주는 식으로 바뀌었다. 우호도가 높으면 플레이어가 받을 수 있는 부가 효과도 많아지고, 나아가 그 세력의 용병 캐릭터도 고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물론,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임무만 수행하면 빨리 우호도를 쌓기란 불가능하다. 때로는 이들과 함께 행동하는 ‘비밀 임무’도 해야만 한다. '비밀임무'는 대원을 파견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완수되는 식으로 진행된다. 마침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대원 ‘피로도’ 시스템으로 더 많은 대원이 필요한 마당에, 이와 같은 임무는 초보 대원을 훈련시키는 데도 좋은 역할을 했다.
새로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분도 많아졌지만, 그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바로 연구의 변화다. 기존에는 연구가 끝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는데, 이번 확장팩에서는 무작위 확률로 영감을 얻어 좀 더 빠르게 특정 연구를 완수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전보다 좀 더 다양한 연구에도 손대볼 여지가 생겼다.
전반적으로 관리에 다양한 신규 요소가 더해지면서, 신경 쓸 부분은 많아졌지만 이전처럼 시간을 무의미하게 버리는 경우는 줄어들었다. 실제로 연구의 영감 덕분에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여지가 생겼고, 반대로 ‘선택된 자’의 갑작스러운 납치는 때때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끔 만들었다.
▲ 내가 알던 '타이건' 박사가 맞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놓치지 않은 부가적인 재미, 보다 완성된 재미를 선사하다
이처럼, 이번 ‘엑스컴 2: 선택된 자의 전쟁’은 그야말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넣어줄 부분은 또 더하는 완벽한 면모를 보여준다. 마치 이전에 공개된 DLC의 아쉬움을 이번 확장팩에서 만회하려는 느낌이다.
실제로, 이번에 추가된 콘텐츠 대부분 짜임새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신규 캐릭터를 더하면서 전력을 보강하는 한편, 반대급부를 더해 보다 전략적으로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전투에서는 임무는 더욱 다양화시키고, 플레이도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도록 다방면에서 변화를 주었다. 마지막으로, 관리에서는 ‘영감’과 ‘선택된 자’라는 변칙적인 요소를 더해, 시간적 여유와 긴장감을 동시에 더했다.
▲ 난이도를 높이기보다는 제대로 된 짜임새를 더한 격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더군다나, 이는 모드를 감안하지 않을 때를 평가한 것이다. 만약 모드가 더해진다면, 더욱 다채로운 재미를 더해줄 요소도 충분히 많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프로파간다’ 포스터 제작에 보다 다양한 글씨체와 문양을 더하고, 저항군 용병 복장을 다른 대원들도 입을 수 입게 바꾸는 등 그야말로 출시된 이후가 절로 기대될 정도다.
만약 앞서 말한 DLC로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이라면, 혹은 45,0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부담된다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이번 확장팩은 꼭 해보기를 바란다. 사실상 이번 확장팩으로 ‘엑스컴 2’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 다시 한번 '엑스컴'에 합류하실 시간입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