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총폭탄 정신이 뭐길래? 게임 속 북한군 TOP5
2017.09.07 09:42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최근 북한의 도발이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연이은 핵실험과 ICBM 발사 위협에 온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하는 실정이죠. 기자 개인적으로는 아직 예비군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더더욱 위기감을 느낍니다. 모쪼록 아무일 없다면야 좋겠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니… ‘지피지기 백전불태’란 마음가짐으로 게임 속 북한군을 잠시 살펴보도록 하죠.
5위. 로그 워리어
▲ 민주주의를 맛보고 감격해서 말이 안 나오는 모양이군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2009년작 ‘로그 워리어’는 미군 최정예라 불리는 네이비 씰 출신 소설가 리처드 마친코(Richard Marcinko)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FPS입니다. 주된 내용은 미 특수부대원이 되어 북한 핵시설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죠. 북한 본토가 무대로 나오는데다 출시 즈음 2차 북핵 실험으로 뒤숭숭하던 시절이라 특히나 국내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소재와 달리 게임 자체는 망작 그 자체. PC 메타크리틱 점수가 29점이니 말 다 했죠. 북한군 AI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라 바로 뒤에서 춤 춰도 모를 지경입니다. 3D 모델링은 어디서 소련군을 가져다 재활용했는지 복장도 이상하고 이목구비가 서양인이 따로 없어요. 물론 김정은이 외국인 용병을 고용했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4위. 워게임: 레드 드래곤
▲ 영화 '고지전' 속 김옥빈을 닮았다는 소문의 북한군 정찰대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실제 역사에 기반한 2014년작 실시간 전략게임 ‘워게임: 레드 드래곤’에도 북한군이 나옵니다. 부제 ‘레드 드래곤’부터가 중국과 북한의 연합전선을 가리키죠. 우리나라도 함께 참전하긴 했는데 작중 연도가 80년대 전후라 뭐 별 볼일 없기는 마찬가지네요. 여기에는 세력별 밸런스 문제로 북한이 엄청난 상향을 받은 탓도 있습니다.
덕분에 러시아 주력전차 T-90의 프로토타입이 북한군 진영에서 튀어나오는 고증 오류가 대놓고 나옵니다. 열악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간 기갑부대에 기름도 못 넣을 판이니 ‘소련의 선물’이라고 대충 둘러댔죠. 그럼에도 굳이 북한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분명 있습니다. 정찰대가 영화 ‘고지전’ 속 김옥빈을 참고한 덕분에 매우 예쁘거든요.
3위.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
▲ 테러리스트 앞잡이 노릇이나 하지만 나름 장비는 준수합니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게임에서 북한 전력이 뻥튀기될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아닌 우리나라입니다. 미군이 출동할만한 위기를 만들려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 남한 침공이니까요. 2014년작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 초반부는 미 해병대가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든 북한군을 몰아내는 내용입니다. 아쉽지만 국군은 전멸했는지 한 명도 안 보여요.
그도 그럴 것이 여기 북한군은 흔히 보던 오합지졸이 아닙니다. 국제 테러리스트에게 첨단 장비를 지원받아 최신예 화기부터 무인 드론까지 총동원했죠. 천하의 주인공도 서울 탈환 작전에서 그만 전우를 잃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상대에요. “아꾸니 다춌따!”라는 어눌한 우리말도 귀에 쏙쏙 박히는 터라 도입부에만 잠깐 나오는 악역임에도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2위. 크라이시스
▲ 외계 기술에 힘입어 미군과 호각으로 겨루는 북한군 장군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소싯적 최강 그래픽을 논할 때 빠지지 않던 2007년작 FPS ‘크라이시스’. 이 작품은 필리핀 어느 섬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어쩌다 이들 사이에 낀 외계인의 삼파전을 그립니다. 북한이 왜 필리핀까지 가서 미국과 싸우나 싶은데, 당초 기획에서는 중국이었으나 아무래도 거대한 게임시장의 심기를 건드리기 부담스러워 수정했다고 하네요.
대략적인 전개는 미지의 힘을 쫓아 섬에 모인 양국이 어쩌다 수 천년 전 불시착한 외계인을 깨우는 바람에 사이 좋게 망한다는 얘기. 중반까지 숱하게 나오는 북한군은 외계 기술을 습득한 덕분에 미군에도 극소수인 나노슈트를 몇 명씩 입고 나옵니다. 다만 우리말 솜씨는 실소를 금치 못할 정도라 누리꾼들이 합성 요소로 쓰곤 했죠. “야이 양키새퀴드롸!”
1위. 홈프론트
▲ 붉은 복면에 어깨뽕까지 아주 악역 디자인에 충실합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게임 역사상 가장 성공한 북한군은 ‘홈프론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군과 막상막하 대결을 펼치는 정도를 넘어서 아주 그냥 본토까지 쳐들어가 점령해버렸거든요. 그것도 자기네 전매특허인 핵미사일은 쓰지도 않고 해군과 지상 병력만으로 말입니다. 게임 속 김정은이 완전 삼국지 제갈공명급 정치가라 남한, 일본, 중국까지 다 합병해 이렇게 강대해졌답니다.
차라리 김정은이 드래곤볼을 모았다는 게 설득력이 있겠네요. 여하간 설정상 세계를 쥐락펴락 한다는 북한군이 게임에서는 지나치게 허술하게 나옵니다. 장비는 일개 레지스탕스인 주인공보다 나을 게 없고 AI까지 수준 이하죠. 대놓고 악역이라고 광고하는 붉은 복면과 사이어인마냥 각진 어깨뽕은 또 어떻고요. 이걸 보니 해외에서 북한을 어떻게 보는지 대강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