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재미와 감동 모두 잡은 인디명작 '인생게임'
2017.12.04 16:29 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11월 14일에 출시된 인디게임 'Life is a game: 인생게임'은 언뜻 보기에는 조금 단순하고 구식인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투박한 도트 그래픽에, 게임 조작 방식은 횡스크롤 달리기 진행이 전부다. 오죽하면 사무실에서 이 게임을 할 때 옆에서 '이건 80년대 게임이냐'는 말이 나왔었을 정도다. 하지만 사실, 겉보기와 달리 '인생게임'은 놀라운 재미와 감동을 남기는 게임이다.
'인생게임'은 한 사람이 아기 때부터 노인이 돼 관에 들어갈 때까지를 달리기로 묘사했다. 달리는 중 플레이어는 어쩔 수 없이, 혹은 자기 선택에 따라 '코인'을 먹게 된다. '코인'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어떤 '코인'을 몇 개나 먹었는지에 따라 게임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끊임 없이 달리던 중 내린 작은 선택이 쌓이고 쌓이다 결국 인생이 바뀌는, 우리의 삶과 같다.
▲ 게임 방식 자체는 단순한 횡스크롤 달리기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게임이 시작하면 캐릭터는 자동으로 화면 우측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움직이는 방향에는 때때로 여러 종류의 코인이 나오며, 플레이어는 점프로 코인을 먹거나 피할 수 있다. 특정 코인을 먹을 때마다 캐릭터는 조금씩 미래가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학창 시절에 음악 코인을 많이 먹으면 졸업 후 직업이 음악가가 된다. 반면에 공부 코인을 먹으면 사무원이 되고, 청진기 코인을 먹으면 의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원하는 코인만 먹으며 계획된 인생을 살 수는 없다. 특정 코인들은 먹을 때마다 건강과 행복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전 코인을 먹으면 돈을 벌고, 이를 소모해 결혼 선물, 자동차, 집 등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동전 코인은 먹을 때마다 행복도가 크게 감소된다. 행복이 완전히 바닥난 캐릭터는 우울증으로 강물에 투신해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 따라서 자살 엔딩으로 게임 오버 당하고 싶지 않다면, 행복이 너무 낮아지지 않게 관리해줘야 한다.
행복은 음식이나 담배 등의 코인을 먹거나, 스킬을 사용해 올릴 수 있다. 다만 음식과 담배에는 위험이 따른다. 치킨, 햄버거, 피자 코인은 행복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지만, 너무 먹으면 건강이 악화되고 캐릭터가 복부비만으로 변한다. 복부비만이 된 캐릭터는 점프 시 짧은 대기시간이 필요하므로, 제때 원하는 코인을 먹기가 힘들어진다. 또한 건강이 바닥나도 캐릭터는 사망한다. 특히 담배 코인은 일정 개수를 먹는 즉시 사망한다.
▲ 삶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 캐릭터는 대교 위에 올랐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담배에서 행복을 찾던 캐릭터는 병실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스킬은 안정적으로 행복을 관리해줄 수 있는 수단이다. 스킬은 '취미', '친구', '가족'이 있는데, 어떤 스킬을 쓰든 행복도 증가 효과는 똑같다. 다만 스킬은 쓸 때마다 카운트가 되며, 이는 향후 게임 진행과 엔딩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친구' 스킬을 자주 쓴 캐릭터는 이후 학창 시절 만난 첫사랑과 연인이 될 수 있는 등 선택지가 열리는 식이다. 다만, 모든 스킬은 쿨타임을 공유하므로, 엔딩까지 모든 스킬을 최대 카운트까지 쌓기는 불가능하다.
그 외에도 게임 중 특정 분기가 올 때마다 플레이어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 어떤 동아리에 들어갈지, 혹은 어떤 사람을 배우자로 맞을지, 직업생활을 할지 가정주부가 될지 등이다. 이러한 선택은 분기점마다 활성화되는 '선택' 버튼을 통해서 결정 가능하다. 단, 캐릭터가 끊임없이 움직이므로,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주지 않으면 선택 없이 분기점을 통과해버릴 수 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부분이다.
▲ 동아리 선택부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배우자 선택에 이르기까지, 여러 선택지가 존재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어떤 코인을 모았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서 인생의 여러 단계들을 지며, 후반으로 갈수록 지금까지 택해온 선택은 시각적으로 극명히 반영된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돈과 관계된 코인과 선택을 누적했다면, 노인이 된 캐릭터는 호화로운 저택에서 노후를 보내며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돈이 없다면 판잣집에서 비참한 죽음을 기다리는 캐릭터를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인생게임'은 지금까지 어떻게 달려왔는지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캐릭터의 달리기는 인생의 마지막, 관 앞에 가서야 멈춘다. 관에 들어가면 엔딩이 흘러나오는데, 사실 이 게임의 진정한 묘미는 엔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딩에서는 지금껏 캐릭터가 뛰어온 삶의 행보를 되감기로 보여주며, 중요한 분기점마다 내린 선택에 대한 코멘트가 나온다. 가족에 대한 회고, 친구에 대한 감상, 직장생활에 대한 울분이나 만족 등이다.
▲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따라 회고가 달라진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렇게 지금까지 뛰어온 인생을 되감기로 보고 나면 플레이어는 저도 모르게 다시 한 판을 하게 된다. 매 순간 코인 습득과 선택이 정신 없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인생 결과에 조금씩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기에 전과는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고, 그 결과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 중 얻는 희귀한 코인인 '보석'을 모으면 상점에서 새로운 이벤트와 배경을 해금할 수 있어, 하면 할수록 선택지가 다양해진다는 점도 반복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렇듯 '인생게임'은 단순한 그래픽과 조작성으로도 놀라운 자유도와 다양성을 보여준다. 또 내가 내린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보여주는 '상호작용적 서사성'도 대단히 높다. 여기에 반복 플레이 동기도 분명하며, 한 판에 5분 남짓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간단함 또한 장점이다. 게다가 플레이는 전적으로 무료이며, 아예 과금 창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 '보석'을 모으면 새로운 직업 및 이벤트를 해금할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인생게임'은 처음 볼 때는 무척 간단하고 짧은 게임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번 플레이 해보면 그 이면에는 모바일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스토리텔링의 깊이와 우수한 게임성이 숨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인생게임'은 정말로 누군가의 인생 모바일게임이 되기에 아쉬움이 없는 작품이다.
▲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엔딩 후 되감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