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워라밸 태워 질주하는 ‘레드 데드 리뎀션 2’
2018.10.19 16:36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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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국내 게임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근로환경 개선이었습니다. ‘크런치 모드’로 대표되는 야근과 철야 반복은 직원 개인시간을 송두리째 빼앗을 뿐더러, 때로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주범이었습니다. 그나마 요즘 들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노조 설립 등 변화가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런데, 해외 게임업체라고 해도 과도한 근무 시간 문제에서 마냥 자유로울 순 없나 봅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 출시를 앞두고 있는 락스타게임즈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14일, 락스타 공동 창립자 댄 하우저는 해외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레드 데드 리뎀션 2’에 들어간 스토리 대본을 쌓으면 8피트(약 2.5미터)며, 모션 캡쳐에만 2,200일이 걸린다는 것 등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그는 “주간 100시간 근무를 여러 번 했다”라고 자랑스레 말했는데, 이것을 두고 락스타의 직원 혹사 논란에 불이 붙었습니다. 일부 락스타 퇴사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락스타에서 과거 과도한 근무에 시달렸다고 증언하면서 일이 더욱 커졌습니다.
락스타는 해명에 들어갔습니다. 댄 하우저는 자신을 포함한 몇 명의 시니어 라이팅 팀만이 그런 근무를 했고, 다른 누구에게도 이런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사측과 몇몇 현 개발자들이 최근에는 노동 환경이 많이 개선되었음을 알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비판 여론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일부였다고 할 지라도, 주 100시간 열정노동을 더 이상 자랑으로 여기지 말아달라는 저항이자 경고로 보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은 바다 건너 일임에도 대신해서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게임메카 ID ekphoto 님은 "아무리 전체 직원들 일이 아니더라도 위에서 저렇게 일하는걸 당연시 여기고 자랑처럼 말하는데 회사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안 미칠 수가 없음" 이라며 문제를 지적했고, ID kanna 님은 “레데리2는 놓치기 어려운 게임이지만, 이대로라면 불매운동도 나올 듯” 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SNS 상에서는 불매운동 얘기가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페이스북 ID 서인석 님은 "그래도 외국에서는 잔업비 다 챙겨주잖아. 한국은 잔업 50시간 넘으면 그 외 시간은 무급인 변태임금체계다" 라며 국내 환경과 비교하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많은 게임회사들이 포괄임금제를 채택해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이를 지킨다는 대기업에서도 얼마 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듯 주 52시간 이상 잔업 입력을 강제로 막아놓는 '눈 가리고 아웅'식 정책을 펴기도 했죠.
이제는 게임업계도 많이 성숙해졌습니다. 옛날엔 단순히 ‘게임만 재밌으면 그만!’ 이었지만, 이제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노동환경까지 고려해 게임을 선택하는 일명 ‘착한 소비’ 게이머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아직 개발자들의 땀과 피로 게임을 만드는 곳이 있다면, 하루빨리 시대적 흐름에 동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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