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PNC' 러시아 우승, 한국을 위한 치킨은 없었다
2019.08.11 22:40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한국은 강했지만, 러시아는 더욱 강했다. 막판 세 라운드에서 무서운 속도로 점수차를 좁힌 러시아가 결국 에란겔에서 더욱 멋진 운영을 보여주며 결국 '2019 펍지 네이션스 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 펍지 네이션스 컵'은 러시아의 승리로 돌아갔다. 3일차 15라운드 경기에서 독일 팀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종합 2위였던 러시아 팀이 보다 공격적이고 과감한 운영으로 킬 포인트를 다수 획득하며 한국을 꺾는데 성공한 것이다.
2일차까지 한국은 아주 매끄럽게 우승 가도를 달려왔다. 라운드 우승은 한 번도 없었지만 높은 공격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킬을 올리며 매 세트 고득점을 획득, 누구에게도 종합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한국 팀 에이스인 '피오' 또한 단 한 번도 킬 포인트 순위 1위에서 내려온 적 없었다.
하지만 3일차는 사뭇 달랐다. 미라마에서 치러진 11라운드와 12라운드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약점으로 지목되는 에란겔에서 이전만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이다. 특히 13라운드와 14라운드에서는 다소 약한 모습으로 순위나 킬 수 면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다.
미라마에선 이전처럼 강한 모습을 보였다. 11라운드에선 피오가 팀원이 모두 전사한 상태에서 홀로 남아 4킬을 연이어 올리고 생존 순위 2위까지 달성하며 고득점을 획득, 2위와 3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과감한 위치선정으로 태국, 브라질 선수를 한 명씩 잡아내는 피오의 슈퍼플레이가 빛났다.
12라운드는 한국의 운영이 빛났다. 한국은 종반부까지 전면전을 피하는 대신 좋은 위치를 선점하면서 외곽에서 적을 공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매우 유효했다. '피오'와 '이노닉스'가 좋은 에임을 통해 적을 잘 경제했고, 베트남을 전멸시키거나 러시아와 독일을 상대로도 높은 킬 수를 올렸다. 해당 라운드의 생존 점수 1위는 일본이 차지했으나 킬 포인트가 높았던 한국이 라운드 종합 1위를 차지하며 2위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하지만 13라운드부터 한국팀의 악몽이 시작됐다. 전날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밀리터리베이스로 자기장이 좁혀지면서 한국이 아무것도 못하고 전멸당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보트를 타고 멀리 돌아오다보니 차량을 마련하지 못한게 패착이었다. 결국 해당 라운드에서 러시아가 높은 킬 수와 함께 라운드 우승을 확보하며 단숨에 2위로 떠올랐다.
14라운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물론 13라운드 보다는 좋은 자기장 상황에 힘입어 4킬을 획득하긴 했지만, 순위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이와 달리 러시아는 위기에서도 우바가 혼자서 10킬을 달성하며 순식간에 엄청난 스코어를 획득하는데 성공하면서 결국 2점 차이로 한국의 뒤를 바짝 쫓아왔다.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전략은 사뭇 달랐다. 한국은 이전처럼 외곽을 돌며 유리한 고지를 섭렵하는 전략을 썼지만, 러시아는 위기를 과감하게 뚫어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과감한 운영이 통해 많은 킬 수를 올린 반면, 한국은 안정만을 추구하다가 변변찮은 킬포인트를 올리지 못한채 베트남의 기습 플레이에 당해 경기를 마무리 했다.
한국의 플레이는 미라마에는 어울렸지만 에란겔에선 통하지 않았다. 여러 집이 운집해 있는 에란겔 특성 상, 4명이 흩어져서 한 명식 요격하는 플레이는 적에게 역습을 당하기 좋았다. 실제로 피오는 11라운드와 12라운드와 달리 홀로 정찰을 하다가 적에게 기습당해 죽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결국, 3일차 초반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킬 포인트를 자랑하던 피오는 막판에 러시아 우바에게 킬포인트 순위까지 내주고 말았다.
우승은 러시아 차지로 돌아갔으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1위를 기록해 오는 11월에 열리는 '2019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본선 진출 시드권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