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업G] 팡야·프야매의 김준영 대표가 전략으로 돌아왔다
2019.09.18 18:51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 본 기사는 한국게임미디어협회와 게임기자클럽이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캠페인 `점프 업, 게임 코리아'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팡야'와 '프로야구매니저'로 유명한 김준영 대표가 전략게임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클래시 로얄'로 대표되는 모바일 전략게임으로 말이다. '클래시 로얄'은 모바일 전략게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래시 로얄' 이전까지 모바일에서 전략게임이라고 하면 디펜스류 게임이 전부였으나 이 게임이 등장하면서 모바일에서도 RTS가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래시 로얄'은 일종의 장르화가 되어, 이후 비슷한 유형의 다양한 게임들이 여럿 출시되기도 했다.
김준영 대표가 지난 2015년 새롭게 설립한 투핸즈게임즈는 지난 2일, 모바일 전략게임 '챔피온 스트라이크'를 출시했다. '챔피언 스트라이크'는 겉으로 봤을 때는 '클래시 로얄'과 매우 비슷해 보이지만, 유저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영웅 유닛을 추가해 '클래시 로얄'에서 한 단계 더 전략성을 높였다. 게임메카가 투핸즈게임즈를 만나 '챔피언 스트라이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
영웅 유닛을 통한 새로운 전투경험
'챔피언 스트라이크'는 실시간 전략게임이다. 여러 성능과 상성을 지닌 유닛 카드로 덱을 구성하고 자원을 소모해 유닛을 생산, 적의 타워를 점령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배경이나 캐릭터 디자인은 중세풍과 SF가 섞여 있어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맵 중앙을 가로지르는 강과 두 개의 다리 등 전반적인 오브젝트의 배치와 게임 방식은 확실히 '클래시 로얄'이 연상된다.
하지만, 본 작에는 승패를 좌우하는 영웅 유닛이 별도로 등장해 새로운 차별점을 제공한다. 모바일 전략게임의 세 가지 핵심적인 요소는 유닛간 상성, 내려놓는 위치, 내려놓는 순서가 있다. 여기에 유저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영웅 유닛을 추가해 남다른 전략성을 추구한 것이다. 제작에 참여한 노우영 디자이너는 "'클래시 로얄'이 출시 직후 전략게임 분야를 과점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엄청난 성공을 거뒀기에 어떤 차별점을 제시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며 "전반적인 방식은 비슷하지만 전투에서 얻는 경험이 다르면 좋겠다고 생각해 챔피언 콘트롤 시스템을 넣었다"고 말했다.
영웅 유닛은 게임 운영의 핵심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영웅은 원거리 공격과 동시에 무빙샷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유닛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미지 딜링이 가능하다. 더불어 아군 유닛들이 영웅이 공격하는 적을 선택해 같이 일점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유닛 운용 자체가 영웅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된다. 심지어는 아군 챔피언 주변으로 카드 소환 범위가 증가되기 때문에 영웅을 적 타워 근처로 '다이브' 시켜 적진 바로 앞에 방어타워나 다수의 유닛을 소환해 한 방에 전황을 역전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노우영 디자이너는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다른 작품에는 없는 새로운 전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투 시스템을 구상하는데 걸린 시간, 20개월
'챔피언 스트라이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변화가 필요했다. '팡야'와 '앨리샤', '프로야구매니저'로 유명한 엔트리브소프트를 창업했던 김준영 대표는 2015년 투핸즈게임즈를 창업함과 동시에 '챔피언 스트라이크'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2015년 만 해도 모바일에 실시간 PvP 전략게임 영역이 비어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기에 이걸 선점하기 위한 도전을 해보자고 생각해 게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6년 3월에 '클래시 로얄'이 출시되고 그야말로 대박이 터지면서 노선을 다소 바꿔야 했다.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게임을 무시하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내자니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비슷하게 만들자니 이미 많은 유사 게임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클래시 로얄'의 기본적인 문법은 따라가되 새로운 전투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차별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김준영 대표는 "전투시스템을 잡는 데만 20개월이 걸렸다"며 "탑뷰를 벗어나 체스룰의 유닛 전투나 3방향 쿼터뷰 로얄도 구상했지만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전투시스템을 기획하는 동안에만 기획자가 두 명이 이탈했을 정도로 과정은 험난했다.
결과적으로 영웅 유닛의 추가는 성공적이었다. 글로벌 원빌드로 전 세계 150개 국에 게임을 출시한 이후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게임 자체가 입소문을 타고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레벨 디자인 자체가 '클래시 로얄'과 유사해 유저들의 접근이 쉬웠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 유닛이 전해주는 손맛에 외국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 김준영 대표는 "직접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모두 로얄과는 다른 손맛이 느껴지는 게임이라고 이야기 하더라"며 "10월 초에 매칭 시스템을 수정해서 더욱 큰 폭의 트래픽을 확보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략과 골프로 글로벌 탑티어 노린다
본래 김준영 대표는 엔트리브소프트에서 골프게임인 '팡야'를 성공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투핸즈게임즈 또한 당시 '팡야'와 '앨리샤' 등을 만들었던 개발 멤버들이 같이 설립한 회사다. 구성 인원을 생각하면 '팡야'같은 캐주얼한 골프게임을 만드는 것이 더 쉬웠겠지만, 이들은 그러기보다는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를 찾았다. 김준영 대표는 "아무래도 골프게임을 계속 제작했던 인물들이 다른 골프게임을 만들자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더 힘들었다"며 "아예 새로운 걸 찾아보자고 생각해 디펜스류에 정착되어 있던 전략게임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비전은 이번 '챔피언 스트라이크'를 통해 얻은 글로벌 원빌드 운영 노하우를 새로운 게임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더불어 투핸즈게임즈의 두 번째 게임은 단연 그들이 제일 잘 만들 수 있는 골프 게임이 될 것이라고.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탑티어에 위치할 수 있는 분야가 뭘까 생각해보니 역시 골프 밖에 없더라"고 말한 김준영 대표는 "온라인에서는 나름 정상에 위치해 봤으니 모바일에서도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투핸즈게임즈는 작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골프게임을 제 작중이며 내년 가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준영 대표는 앞으로도 전략과 골프게임 위주로 회사를 이끌어갈 생각이다. 그는 "수익이 탄탄해질때까지 두 장르에만 몰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그래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물론 '챔피언 스트라이크'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은 이 게임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노우영 디렉터 또한 "게임이 겉보기엔 다른 게임과 비슷할 수 있지만, 차별성이 확실하다"며 "손맛이 있는 게임이니 꼭 경험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